<2012-07-01 월간 제745호>
[4-H 지도 현장] 사람의 향기를 맡고 사는 나날들
<안 델 리 지도사>
내가 지도업무에 뛰어 든 지도 벌써 7년이 되어간다. 그만큼 4-H에 대한 나의 사랑도 커져가고 있다.
발령장을 받고 센터 문턱에 들어서자 나에게 주어진 첫 업무가 4-H였다.
 ‘4-H? , 4-H가 뭐지?’
그 때 네잎클로버 문양의‘4-H’라는 단어를 처음 들어본 나는 일단 생소한 이 ‘단어’를 몇 번이고 되풀이 하며 읽어 본 기억이 난다.
처음으로 주어진 업무인데다가 지침에 맞춰 일을 하는 일반적인 공직의 일과는 달리 4-H 업무는 손에 딱 잡히지 않고, 감이 안와서 일을 어떻게 추진해야 할지 얼마나 막막했던지!
하지만 나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내가 4-H를 맡은 해는 4-H지도교사들의 열정적인 활동과 담당 계장님의 적극적인 지원이 맞물려 크게 활성화 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 맡은 해엔 어떤 부담을 가지고 4-H업무를 바라보지 않고, 일단 회원들 및 지도교사들과 함께 부대끼면서 4-H를 마음으로 느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도록 노력했다.
지도교사들과 함께 진심으로 4-H를 사랑하고, 농업·농촌의 중요성을 보다 효율적으로 학생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면서 나눈 시간들. 그리고 함께 치룬 행사들이 하나, 둘 늘어갈 때 내 안에 4-H의 색깔이 시나브로 짙게 채워질 수 있었다.
그래서 4-H실습포 운영, 전통문화진흥단 운영, 농업농촌지킴이활동, 취미교양교육 등 많은 활동의 결과로 그 해 전라북도4-H경진대회 우승이라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 성과는 지도교사와 4-H회원 및 담당공무원이 하나가 되어 이루어낸 결과이니 4-H담당자로서, 그리고 처음 공직에 발을 들인 나 개인적으로도 무척이나 기쁘고 의미가 큰 일대의 사건이었다.
그렇게도 낯설던 ‘4-H’란 단어가 어느새 익숙하고 친근해져 있었다.
즐겁고 보람되게 보낸 9개월 동안의 4-H업무를 뒤로 하고, 다른 업무를 맡게 되었다.
비록 다른 업무를 맡게 되어서도 그 짧았던 기간에 만난 4-H회원들과 지도교사들과의 끈끈한 인연이 계속 유지되었다.
4-H업무가 단순히 행정적으로 하는 일이 아닌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인간관계로 맺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3년이 지난 후 4-H육성업무를 다시 맡게 된 나.
여러 가지 업무를 맡다보니 시간에 쫓겨 기존에 했던 업무를 반복하게 되고 그만큼 관심을 덜 쏟으며 1년을 보내게 됐다.
그런 담당자였지만 청년4-H회원들은 항상 웃으며 인사하고 또한 자발적으로 움직이려는 모습을 보면서 나를 반성하게 했다.
4-H업무를 처음 맡았을 때 열정적으로 4-H를 사랑하고 활동했던 4-H교사들과 함께 4-H를 활성화하기 위해 애쓰던 시간도 떠올리게 됐다.
내가 소극적인 자세로 1년을 보내는 사이 학생4-H회원과 청년회원들은 자발적으로 모여 감자밭도 일구고,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일일찻집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 또한 마음을 다잡게 됐다.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영농4-H회원은 20명 남짓하지만, 이들은 학연과 지연으로 연결되어 있고 거의 비슷한 영농 일에 몸을 담고 있어 모이면 이야기가 끝이 없어진다.
4-H회원 누가 중요한게 아니라 실질적인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낮에 힘들게 일했던 피로를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이 모여 4-H라는 이름으로 만나 서로의 노고를 위로하고 보다 좋은 정보를 교환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농촌에 사람 냄새가 있는 한 우리 4-H는 영원하리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장수군농업기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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