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농촌 발전 없이 선진국 진입 불가
농업 연구·개발로 선진농업 이뤄내야
조경호 강원도농업기술원장
농업분야 R&D 투자 필요
한국농업의 생산기반과 생산기술은 전반적으로 선진국의 70~80%수준에 이르며, 또한 상위 농가는 기술이나 경영·마케팅 분야에서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고 한다. 하지만 국가간 농업시장 개방이 점차 확대되어 가는 이 시점에 정부의 농업 보호정책 없이 이러한 선진국 수준이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까?
정부보조금이나 관세로 경쟁하던 시대는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며, 농가·농업법인·농업기관 스스로의 경쟁력을 높임으써서 무한경쟁의 세계시장에 대응해야만 한다.
그러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강원농업이 국내·외 경쟁력을 높이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지속가능한 강원농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 농업분야의 과감한 R&D 투자가 필요하다.
국가연구개발 최고 성과 ‘통일벼’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국가연구개발 반세기의 10대 성과 사례’의 첫 번째로 통일벼가 꼽혔다. 아리랑 2호 발사, 한국형 고속열차 개발, CDMA 기술 등을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오른 것은 통일벼였다.
7여년만의 벼 유전자원을 분석 지속적인 품종개발을 통해 이루어낸 성과로 배고팠던 70년대 보릿고개의 식량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2009년 6월 G8 정상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식량생산에 대해서는 한국이 성장모델이다. 그 역량을 국제사회에 기여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2010년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주요 국가의 농업과학기술 및 농산업의 국가기술수준 평가에서 한국농업은 미국에 4~9년 뒤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생명 공학기술, 농업생물자원 다양성 확보 및 이용기술에서 많은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강원 농업 R&D에 역량 집중
강원도농업기술원은 미래를 준비하는 농업 R&D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 기후변화 대응 농업기술개발
첫째, 기후변화에 대응한 농업기술 개발이다. 춘천을 포함한 중부 내륙지대 온도는 지난 35년간 1.36~1.47℃가 상승했으며, 강수량은 평균 283㎖ 증가하였다. 농업기술원은 과수 재배지 북상 대비 춘천 등 5개소에 지대별 기상 측정장비를 설치하고, 난지과수 재배 가능성 검토와 아산화질소 자동 측정시스템 구축, 정기적 관측을 통한 화학비료 저감농법 개발을 하고 있다.
□ FTA대응 품목별 경쟁력 제고
둘째, FTA대응 강원도 특산작목 신품종 육성 등 품목별 경쟁력 제고이다. 개방 품목에 대한 경쟁력 향상과 대체재와 기회비용적 측면에서 접근해 보아야 한다.
농업기술원은 우리도 우위작목과 수출작목을 중심으로 신품종을 육성한 결과, 밥맛이 우수하고, 완전미 도정수율이 높은 ‘오륜벼’ 등 개발과 비타민 A, B5 함량이 높은 다래품종 ‘청가람’, 당도가 높은 씨없는 포도 ‘블랙스타’ 등을 개발하여 도내 농가 경쟁력 향상과 수입 외국품종을 대체하고 로열티 지불에 따른 농가부담을 덜 수 있는 기술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 친환경 안전농산물 생산기반 조성
셋째, 친환경 안전농산물 생산기반 조성을 위하여 시군센터에 ‘농산물 안전성 분석실’ 10개소를 운영, 농경지 토양검정 시비처방과 중금속·잔류농약 분석을 지원하고 있으며, 농업용‘유용미생물 배양실’을 11시군 19개소에 운영하여 유기농 인증확대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작년에 국가연구개발 100대과제로 선정된 주요병해 방제용 미생물제 2종을 상용화 하고, 세계 유기농 혁신상을 수상하고 특허출원을 마친 식물바이러스 감염억제제 1종을 개발하는 등 농업기술 패권주의에 대응,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업분야 연구개발 비중 줄어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국가 예산 중 연구개발(R&D)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부터 5년간 1% 늘어났지만, 농업분야의 비중은 4.8%에서 4.3%로 줄었다. 전반적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국가재정은 늘어나고 있지만 농업분야의 연구개발은 정부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1971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사이먼 쿠즈네츠는 “후진국이 공업화를 통해 중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으나, 농업과 농촌의 발전 없이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없다”고 하였다. 선진국 기준인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선 국내 농업·농촌의 발전은 필수 불가결하다.
강원농업은 청정하고 안전하다는 이미지와 고랭지 등 지역적 장점을 가지고 있어 첨단 농업기술 개발의 최적지이다. 강원농업이 국내 농업의 렌드마크로 성장하여 선진농업국 진입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도록 도민의 우리 농촌에 대한 애정과 관심, 강원농업 연구개발(R&D)분야에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