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01 월간 제739호>
[청소년 체험 활동기] 아름다운 결실을 가져다 준 도시문화체험학습

김 필 원 회원 〈전남 진도 조도고등학교 2학년〉

지난해 11월 9일부터 11일까지 서울의 한국4-H회관에서 실시된‘학생4-H회원 도시문화체험캠프’에 참가하는 행운을 누린 나.
농촌지역에서 계속 살아온 나로서는 내가 사는 곳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발전되어 있는 한국의 중심, 서울이라는 곳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막연한 환상만 가지고 있었다.
또 그런 환상을 마음에 품은 채 서울까지의 힘든 여정을 설렘으로 달래며 찾아왔는지 모른다.
드디어 도착한 한국4-H본부에서 나의 마음은 본래 취지인 4-H정신보다는 서울에 한 번 가 본다는 설렘이 먼저 자리 잡았다.
첫째 날‘서울탐방활동과 진로탐색’의 시간을 마친 후 각각의 조를 배정받아 내일 있을 도시문화체험캠프에 대해‘사전학습’을 가지는 시간이 있었다.
내가 우리 조의 최고 연장자(?)여서 인지 몰라도 조원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로 조장이라는 큰 짐을 지게 됐다.
하지만 팀의 리더가 된 만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가슴 속 깊은 곳에 숨겨져 있던 작은 열정을 불러왔다.
사전학습 시간에는 2일차에 우리조가 이동해야 할 코스의 도착시간과 출발시간, 그리고 각 코스마다 주어진 과제물을 자세히 점검해 봤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한국4-H본부 선생님이 주신 지도와 정보를 가지고 코스별로 정해진 시간 내에 차질 없이 도착하게끔 계획을 수립하는 것인데, 생소한 지하철을 많이 타게 되는 것이 가장 걱정이 되어 잠을 설치기까지 했다.
마침내 2일차 아침이 밝았다.
한국4-H본부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만 듣고‘3조 화이팅!’이라는 짧은 구호만을 4-H본부에 남긴 채 나, 아니 우리 조의 역사적인(?) 도시문화체험학습이 시작됐다.
처음엔 마냥 순조로워 보였다.
우린 마치 우리 조가 이미 최고라도 되는 것처럼 의기양양한 채 앞으로 다가올 고통도 생각지 못하고 있었다.
한양대학교를 찾아가 대학생에게 인터뷰를 요청하는 것도 많은 용기를 필요로 했고 북촌한옥마을의 가파른 경사는 처음 우리의 의기양양함을 비웃는 듯했다.
하지만 우리 조는 동생, 형 할 것 없이 서로를 도우며 의사를 존중해 주고자 노력했다.
형은 앞에서 끌어주고 동생은 뒤에서 밀어주면서 조원들의 몸과 마음은 어느덧 하나가 되어 주어진 과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하고 있었다.
각 코스를 돌며 미션을 성공했을 때마다 체험학습을 하면서 겪었던 고통은 다 잊은 것처럼 환호성을 질러 댔다.
마치 정성껏 손으로 일구어 낸 밭이 풍년으로 보답하듯이 말이다.
우리가 처음 4-H회관에 도착했을 때 한국4-H본부의 회장님이 하신 말씀이 떠오른다.
세상을 만들어 낸 것은 바로 우리의 손이라고…. 바로‘실천’이라는 것이다.
이곳에서 여러 활동을 하면서 내가 배운 것은, 아니 내가 느낀 것은‘실천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였다.
난 도시문화체험학습을 하면서 잔머리가 아닌 이미 발이 먼저 앞서가고 있었고 그것은 작지만 소중한 결실로 다가왔다.
도시문화체험학습에 임하기 전 설렘으로만 가득 차 있었던 나의 마음은 이미 체험활동을 통해 4-H의 정신‘실천으로 배우자’를 실행하고 있었다.
나의 머리는 더욱 이성적으로 행동하고 나의 마음은 조원을 배려할 줄 알며 나의 손과 발은 이미 먼저 움직이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나의 몸은 고됨으로 지칠지라도 이겨내고 있었다.
지금 이 시대 일부 사람들은 실천이라는 것을 모르고 이 땅이 우리의 손, 고된 노동을 통해 아름다운 결실들을 만들어 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이런 사람들을 일깨울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우리나라가 발전하기 위해서라도 ‘좋은 것을 더욱 좋게’,‘실천으로 배우자’라는 4-H정신을 널리 퍼뜨릴 필요가 있겠다.
4-H정신은 우리 사회에 네잎클로버와 같은 행운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존재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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