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명 석 (충북 증평군4-H연합회 부회장)
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농장에 들어 왔을 때 매우 분주하게 생활한 나.
농장 주변 청소도 하고 창고 정리도 하며, 용접도 배워 무얼 만들어 보기도 하고.
그러다 점점 익숙해진 농사일.
게다가 시골의 넉넉함과 푸근함에 빠져서인지 나중에는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내는 지경이 됐다.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줄 무언가를 찾던 중 농업기술센터 4-H담당 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4-H회에 가입해서 같은 업종의 사람들을 두루두루 사귀어 보라고.
우선 농업기술센터에서 회원 가입을 한 후 현재 충청북도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한철이 형을 만났다.
그전에는 4-H회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몰랐는데, 한철이 형의 친절하고 자세한 소개로 4-H의 이념과 역사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었다.
그 후 갖가지 회의와 교육, 큰 행사 등에 가능한 많이 참석하여 4-H인으로써 거듭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같은 처지의 청년농업인들과의 교류는 자칫 편협될 수 있는 나의 영농 지식을 곱씹어 보게 해주는 활력소가 되고 있기도 하다.
몇 달 전에는 4-H프로그램 중 하나인 국제교환훈련(이하 IFYE)에 우리나라 대표 회원으로 선발되어 태국에서 2주 동안 활동을 하고 돌아왔다.
프로그램이 매우 잘 짜여 있어서 낯선 나라에서의 2주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였다.
무엇보다도 현지인들과의 홈스테이를 통해 태국의 농촌 생활상을 몸소 체험할 수 있어서 뜻 깊은 시간이었다.
태국에서 IFYE훈련을 하면서 태국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그들이 사는 삶이 우리랑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대부분 1960~70년대의 한국의 모습이라고 말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분명 건물이나 농촌은 낡아서 그렇게 보일지 모르나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어리석지도 않고 오히려 우리 한국인보다 더 마음 좋고 정이 넘치는 사람들이었다.
이번 태국 IFYE훈련을 통해 글로벌 시대를 맞아 한정된 우리군, 우리도, 아니 우리나라를 벗어나 세계 각국의 농업·농촌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다는 마음을 다잡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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