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01 월간 제737호>
[지도교사이야기]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4-H활동

정 재 성  강원 횡성 청일중학교

교육은 궁극적으로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일이다.
최근 들어 학생들의 심각한 욕설문화, 졸업식 알몸뒤풀이, 로우킥 폭력, 교사 지도에 대한 불응 및 반발, 교사 폭행 및 성희롱 등 낯 뜨거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선진사회가 요구하는 바른 인성 및 민주시민 의식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자율과 책임 중심의 학교문화를 만들어 가야한다.
바로 그 중심에‘학교4-H회’가 있는 것이다.
학창 시절 내내 어떤 청소년활동도 해 본적이 없었던 나는, ROTC 장교 전역 후 1996년 7월에 원주의 A중학교에서 처음 교편을 잡게 됐다.
학생부에서 문제 학생들과 상담하면서 그 학생들 대부분이 결손가정 및 맞벌이 가정환경으로 인해 이른 시기부터 방치되어 왔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교사로서 그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던 차에 학교4-H회를 조직하게 된 것이다.
사실 처음에는 타의적인 면이 많았다.
강원도교육청 감사 시 A중학교가 결손가정이 많은 데 학생들의 생활지도 차원에서 청소년단체 활동의 실적이 전무해 문제성이 있다는 지적을 받은 것이다.
그렇게 시작했던 학교4-H회의 지도가 이제는 18년 교육 인생에 하나의 획을 긋고 있다.
A중학교를 시작으로 지금의 청일중학교에 이르기까지 핵심적으로 추진했던 교육활동은 ‘생명교육’과 ‘정체성교육’이다.
말썽꾸러기들이 꽃을 가꾸면서 인성이 변화되는 것을 직접 보았고, 풍물놀이 지도를 통해서는 한국인으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게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고 위에서 제시한 활동만 했던 것은 아니다.
음악교사로서 다양한 음악활동을 통한 창의성 교육을 필두로 환경 지킴이 활동을 통한 환경교육에도 많은 열정을 쏟았다.
호저중학교에서 근무할 때는‘치악산 꿩’을 소재로 창작극 공연을 펼치는 등 수많은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우리나라의 소중함과 성취를 통한 자신감을 갖도록 했다.
이처럼 자발적인 체험 중심의 4-H회 활동은 학교 문화를 선진화 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가정에서 방치된 학생들은 학교에서도 마음을 둘 곳이 없다. 이런 학생들에게 교사가 애정을 가지고 어떤 계기를 마련해주면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함께 하게 된다.
A중학교 근무할 때의 K군이 생각난다.
가끔 연락이 와 그때 일을 떠올리면 필자가 한 것은 단지 사랑의 매와 관심, 그리고 활동의 장을 마련해 준 것이 전부였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 건실하게 자라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무엇보다 학생지도에 있어서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들에게 작지만 따뜻한 불씨를 마련해 줄 수 있는 계기를 마련 주는 일은 교사의 책임이다.
특히 학교4-H회 활동은 사제동행을 통해 교사와 학생이 교감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의 장이다.
애정 어린 지도는 학생들이 마음의 문을 열도록 하며, 새로운 학교 문화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한다.
올해 청일중학교에 두 번째 부임하여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지난 2006년에 4-H회원들과 함께 가꿨던 과제포장이다.
그 당시 심었던 잔디와 회양목 및 목련 등이 잘 자라고 있는 것을 보며, 더불어 함께 성장하고 있을 그 때의 아이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4-H활동을 떠올리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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