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01 월간 제737호>
[4-H국제교환훈련 소감문] 풀의 나라 : Tip-top Switzerland (최고 스위스)

정 성 천 회원 〈충남 서천군4-H연합회〉

유럽은 어떤 곳일까 항상 궁금해 했었는데 IFYE 프로그램이 나를 스위스로 이끌었다. 스위스에 도착해 마중 나온 스위스 측 IFYE관계자 한스를 만나 무사히 IFYE 환영회 장소에 도착했다.
스위스는 4-H가 없고 스위스 IFYE가 모든 프로그램을 총괄한다. 캠프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스탭들은 전에 IFYE 훈련생로서 외국에 다녀온 사람들로 구성되어있다. 환영회를 통해 다른 나라의 IFYE훈련생들과 친해질 수 있었는데, 각국에 대한 발표, 하이킹, 바베큐, 호스트 가정초청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어서 스위스에 처음 온 IFYE 훈련생 들에게 아주 좋은 오리엔테이션이었다. 2박 3일 후에는 각 호스트가정으로 흩어지게 되는데, 캠프에서 나눠주는 파일은 서로 연락을 할 때 유용했다.
첫 번째 호스트 패밀리는 IFYE캠프장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호스트를 만났지만 영어를 못하는 분이여서 깊은 대화는 하지 못하고 경치를 둘러보며 농장으로 향했다. 높은 산들로 둘러싸인 계곡에는 작은 시내가 흐르고 계곡을 따라 평지가 있어, 드문드문 농가들과 마을이 이어졌다.
첫 번째 농장은 낙농업을 주업으로 하지만 허브차를 만드는 사업도 하고 있었다. 여름에 주된 일은 건초를 만드는 일이며, 매일매일 정원에 핀 잎을 따서 차가공을 하는 가내수공업 형태로 농장이 운영되고 있었다.
두 번째 호스트 패밀리는 농장이 아닌 작은 도시에 있는 아파트였다. 한 달간의 농장일로 휴식이 필요한 때였는데, 마침 이곳은 아이 둘과 엄마까지 셋이 사는 평범한 가정이어서 일이 많지 않았다. 농업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친척들이 운영하는 농장을 보여주기도 하고, 유명한 서커스에 데려가기도 하면서 넉넉지 않은 가정형편에도 IFYE훈련생에 대한 배려가 깊었다. 농장에서 자란 아이들과는 다르게 부모애게 대드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과 함께 지내는 것이 아이들에게 중요하다는 것도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가정이었다.
스위스 농가들은 여름에 건초를 만들기 위한 곳으로 간다. 세번째 호스트 가정도 내가 도착하자마자 집이 아닌 이곳으로 이사를 갔는데, 해발 1800m 되는 곳에 위치하여 여름에도 아침저녁엔 쌀쌀한 곳이었다. 이곳에서 지내는 2주 동안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건초작업을 했다. 아침저녁으로는 손으로 우유를 짜고, 태양열 배터리로 전등을 밝히는 이곳에서는 화덕으로 음식을 하고 계곡물을 끌어서 쓰는, 스위스 고유의 생활방식을 온몸으로 느낄수 있는 곳이었다.
이곳에는 도시민들이 농장으로 휴가를 와서 농장일도 경험하고 휴일을 보내는 Agro-Tourism이 시행되어 잘 되는 호스트 가정엔 매년 같은 방문객들이 예약을 하고 와서 일을 도와주고 있었다. 방문객이 돈내고 일해주는, 농장입장에선 최고의 농외소득이자 인력보충이며, 방문객에게는 새로운 경험과 건강한 생활의 장이 되는 상생의 장이었다.
국가의 정원사라고 불린다는 스위스 농부들은 말 그대로 산을 깔끔하게 잘라 빗질까지 해주는 경관농업의 주역이다. 스위스 곳곳마다 하이킹코스가 마련되어있는데, 이런 코스들 대부분이 깔끔한 초지 사이로 이어지고 있어서, 건초작업은 국민정서는 물론 관광객 유치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농업에선 풀 때문에 고민이지만, 스위스는 풀 기르는 농사를 하고 있다. 나라 곳곳엔 푸른 초장들이 펼쳐있고, 여기저기에서 소에 달려있는 벨소리가 ‘뎅뎅’ 들려온다. 도시는 말할 것도 없고, 시골 산골짝에도 쓰레기 하나 찾아보기 힘든 깨끗한 나라. 한국에 도착하자마 우리나라도 선진국이라 자부했던 마음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농부들도 후대의 좋은 환경을 위해 원자력발전에 반대하며, 상점에서 판매하는 많은 농산물들이 ‘BIO(비오)’라 불리는 유기농산물이다. 기반산업인 농업에 많은 투자와 관심을 가지고 있고, 가족휴가로 농장에서 일손을 돕는 나라.
값진 두 달간의 시간을 보내고 돌아와서, 앞으로 내가 가야할 방향과, 농장, 나의 지역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살아가면서 이뤄야 할 것들이 하나 둘씩 머릿속에 채워가고 있다.
Tip-top switzerland(최고 스위스), 나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된 IFYE훈련의 기회를 주신 한국4-H본부에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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