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선 아 회원 <경북 포항중앙여자고등학교 2학년>
우리 학교는 산에 둘러싸여 있어서 계절마다 숲의 꽃과 나무들이 저마다 조화를 이루어 내는데, 이러한 멋진 경치의 중심에 선 우리 4-H회원들이 자연을 더욱 빛 내고 있다.
1학년 때부터 활동한 4-H회는 내게 큰 배움과 변화를 주었다.
점심시간과 자투리 시간마다 꾸준히 해왔던 숲 가꾸기와 고추, 토마토, 호박, 가지 등을 심어 가꾸는 과제포 활동을 통해 자연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예전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곤충과 식물들이 나와 같은 생명을 지닌 존재로 다가왔고 작은 생명들에게 공통감과 친밀함을 느끼면서 자연을 소중히 여기게 되었다. 그리고 직접 가꾼 농작물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과 농심을 느꼈다.
내손으로 흙을 파서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주변의 잡초를 뽑는 등 여러 단계를 거쳐 기른 국화는 저절로 미소를 띠게 만들었는데, 국화를 기르는 과정을 통해 시간과 정성을 들이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결실은 없다는 이치를 몸소 체험했다.
하나하나 개개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생명체들이 상부상조하며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자연의 모습을 보며 나도 가치 있는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조화롭게 이 사회에 일조하며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기도 했다.
4-H활동을 하면서‘소국은 적심과정을 거쳐야 가을에 탐스러운 꽃을 볼 수 있고, 시기와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난은 직사광선보다 반그늘에서 키우는 것이 좋다’는 등 여러 가지 유용한 상식들을 자연스레 알게 됐다.
학교를 멋지게 가꾸는 모습을 보고 선생님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고 노력과 성과에 대한 인정을 받는 것 같아서 더 열심히 하고자 다짐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이러한 모든 과정을 4-H친구들, 선·후배들을 만나서 모두 함께 새로운 일들을 배우고 실행하며 우정을 키워 나가는 것이다.
같은 것을 같이 좋아하면 우정의 끈이 더욱 단단해진다는 말이 있듯이 4-H로 공감대를 형성해 함께 활동한 것이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도 멋진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
4-H회원으로서 색다른 경험과 새로운 체험을 다양하게 했는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지난 여름 방학 때 있었던 서울문화탐방이다.
우리 학교를 포함해 포항시에서 4-H회가 조직돼 있는 여러 학교의 학생들이 문화적 혜택이 비교적 적은 지역에서 벗어나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는 서울에서 도시문화를 체험한 것이다.
청소년기의 자율성과 사회성을 함양하고 선진 의식을 배양한다는 취지 아래 추진된 탐방은 내게 도전정신과 개척정신을 심어줬다. 국회의사당과 KBS 방송국을 들른 후 조별로 인사동 거리에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10명에게 인터뷰를 해야 하는 과제미션을 받았다.
처음 만나는 친구들과 한 조가 되어서 지나가는 외국인들에게 인터뷰를 하는 것이 걱정과 부담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조원들과 하나 된 마음으로 멋지게 성공시키겠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미션에 임했다.
그리고 인터뷰하는 내내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들의 긍정적인 반응들을 접하고 대한민국 사람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웠고, 일본, 중국 등 동양인은 물론 미국, 캐나다, 유럽 등 여러 나라의 사람들이 거리에 꽉 차있는 것을 보고 세계화를 실감했다.
이번 멋진 4-H활동을 통해‘변화는 단순히 과거의 습관을 버리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습관을 익히는 것이다’라는 구절을 가슴에 새기면서 나의 미래를 개척해 나갈 자신감과 용기를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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