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01 월간 제736호>
[4-H 지도 현장] 초심을 잃지 않는 지도사가 되련다
<하 판 근 지도사>

 어느 날 나는 센터 내 문서고에서 한 권의 대장을 발견했다. 그 것은 바로‘1976년도 4-H구락부 등록보고서’였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낯익은 사람의 이름들. 그때 나이가 10~20대이셨는데 이제는 한 가정의 가장 또는 할아버지로 변해 있다.
나의 유년시절 동네에서는 새마을운동이 한창이었다.
동네 이장님의 귀 익은 확성기 소리에 새마을 길 보수와 신작로 건설, 지붕개량, 퇴비증산 등 모두가 마을 주민들이 협동 단결하여 마을을 꾸미고 가꾸어 나가면서 서로간의 우애를 다지면서 살아갔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시기보다 앞선 한국의 4-H운동 시작은 1947년에 도입되어 새마을운동의 초석을 마련하는데 충분한 주춧돌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1998년에 새 마음, 새 뜻으로 농촌지도사가 되었지만, 4-H업무를 맡은 지는 고작 7개월이 전부인 나.
처음에 4-H업무를 맡았을 때 4-H에 관해 지·덕·노·체 외에는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요즘도‘4-H의 식견’을 넓히고자 열심히 뛰어 다니며 각계각층의 4-H인들은 만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매월‘쉴토’인 둘째, 넷째 주 토요일에는 학생4-H회원들과 함께 중앙 또는 도 단위 행사에 참석하여 그들과 함께 웃고, 즐기고, 슬퍼하면서 지내고 있다. 그러나 아직 내 마음은 그들의 열정을 채우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한때 학교4-H 과제교육 추진을 위해 관내 학교를 찾아다니면서 회원들을 만나 본 적이 있다.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이들은 서로가 각기 다른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고등학생은 이제 성인으로 다가가는 의젓함이 느껴졌고, 중학생은 초등학생의 풋풋함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성인들의 흉내를 내는 것 같았으며, 초등학생은 나의 마음을 초심으로 돌아 갈수 있게 만드는 충분한 에너지를 소유하고 있었다.
항상 밝은 웃음과 순수함을 잃지 않고 조그마한 일에도 호기심과 관심을 가지는 초등학생, 이들은 내 마음을 부끄럽게 하면서 동시에 희망을 주고 있다. 아직 세상에 때 묻지 않는 무공해, 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힘을 내고 충분한 에너지를 만들 수가 있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밖에는 관내 유치원생들이 버스에서 내려 사무실 내 야생화 포장과 온실정원, 농업유물 전시관, 선인장 온실 등을 견학하고 있다.
30도를 넘는 불볕더위에 이들은 무엇이 좋아서 선생님의 구호에 맞춰 삼삼오오 줄을 지어 다니면서 웃고, 즐기는 것일까?
그것은 이들이 조그마한 것에도 호기심을 가지기 때문이다. 도심 속 콘크리트 구조에서 자연과 등지고 사는 이들이 흙과 자연 속에서 놀이감을 찾고 함께 어울릴 수 있기에 웃을 수 있는 것이다.
‘물망초발심(勿忘初發心)’의 고사성어와‘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실패했다고 낙심하지 않는 것이며, 성공했다고 지나친 기쁨에 도취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나폴레옹의 명언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초심을 잃지 말라는 것이다.
4-H운동의 전성기였던 70~80년대 우리 선배지도사들이 이룬 것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처음처럼 초심을 잃지 않고 더욱 열심히 발로 뛰어 4-H회원들에게 조그마한 것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 노력하려고 한다.
얼마 전 영농4-H회원 발굴을 위해 14개 읍면동을 다니면서 젊은 영농인들을 만나 4명의 회원들을 가입시킨 성과를 올렸다. 이제 또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찾아보고 발로 뛰는 진정한 지도사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항상 내 맘속에 초등학생과 같은 때 묻지 않는 초심을 간직하면서 말이다.
 〈경남 양산시농업기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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