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유라 〈전국대학4-H연합회 부회장〉
‘필리핀’,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보는 외국이었기에 기대와 동시에 걱정도 많았다. 두근거림과 걱정을 동시에 가지고 방문한 필리핀. 지금 생각해보면 괜한 걱정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와 다른 기후 및 생활양식을 가지고 있어 적응하는 데 힘이 들긴 했지만,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을 너무나도 많이 만나서 생활하는 3주 동안 하루하루가 즐거워 힘든 것도 금방 잊혀졌다. 또한, 만나는 사람 한 분 한 분마다 자기 자신보다는 외국인인 나의 편의를 봐주려고 하는 모습에서 너무나도 감사할 뿐이었다.
여러 장소를 방문하면서 필리핀 사람들의 4-H활동을 알아보고, 함께 4-H활동에 대한 의견도 나누었다. 필리핀 사람들의 인정이 꼭 내가 외국이 아닌 한국의 집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주었다.
이번 필리핀 파견은 나에게 필리핀의 4-H활동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사람의 인정까지 느끼게 해주었는데, 이것은 사람사이의 정이며 내게는 가치로 따질 수 없을 만큼 큰 보물이 되었다.
필리핀은 우리나라에 비해 농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 국토면적의 약 36%가 농지면적이며 국가인구 중 17%가 농업에 종사한다. 주요 식량 농산물은 우리나라처럼 쌀이고, 사탕수수, 코코넛, 바나나 등을 수출한다고 한다.
필리핀의 4-H는 1943년에 시작되었고 우리나라 4-H와 마찬가지로 클럽이 전국적으로 분포해있으며, VLAP라는 30대 이상의 성인 남녀 4-H회원으로 이루어진 지원지도자 단체가 있고, ATI라는 기관에서 4-H클럽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4-H클럽은 필리핀에서 매우 큰 인지도를 가지고 있었다. 내가 방문했던 도시들 중 4-H클럽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였고, 각 도시 클럽마다 4-H활동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시행하고 있었다. 4-H활동에 대한 그들의 자부심이 정말 대단했다. 만났던 4-H회원들 중의 대부분이 자신들의 활동을 알리기 위한 활동을 하는 것이 부럽기도 했고 대단하다고 느꼈다.
4-H티셔츠 프린팅, 포스터를 통한 활동, 봉사활동, 각종 작물재배 등 우리나라와 비슷한 활동도 있지만 그들만의 활동체계가 있다는 것에 감탄했다. 대학4-H활동이 활성화 되어있다는 것 역시 부러운 점 중에 하나였다.
영어로 의사소통을 해야 했기에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서로 4-H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더 친해지게 되어 뿌듯함을 느꼈다.
낯선 필리핀에서의 3주는 필리핀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씨 덕분에 정겨운 시간이 되었다. 특히, 식성이 까다로운 편이고 멀미를 잘하는 체질이라서 파견 기간 동안 고생을 했는데 여러 분들께서 따뜻하게 배려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했다. 그래서였는지 필리핀을 떠나는 날, 공항에서 필리핀 분들과 헤어질 때 그만 눈물이 났다.
필리핀은 경제적으로는 우리나라보다 사는 것이 어렵다. 하지만, 내가 느낀 것은 필리핀 사람들이 마음만큼은 정말 부자라는 것이다.
필리핀 사람들은 노래 부르고 춤추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노래 한 곡 한 곡을 부를 때마다 사람들은 박수를 쳐줬고, 같이 즐겨줬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너무 바빠 잃어버린 유유자적(悠悠自適)함을 그들은 기억하고 있었다.
이번 필리핀 파견은 보석 같은 추억과 함께 소중한 인연의 끈까지 맺게 해주었다. 내게 잊지 못한 추억과 귀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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