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01 월간 제735호>
[학교 4-H 탐방] “흙을 통해 수확의 기쁨 누리고 정직한 자연 배워요”

충북 영동인터넷고등학교

<손문재 교장>
충청북도 남쪽 끝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영동인터넷고등학교(교장 손문재)의 교훈은 ‘일심, 합력, 동행’이다. 이 교훈처럼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아 학교생활도, 4-H활동도 모범적으로 하고 있는 영동인터넷고등학교4-H회(회장 정광희, 지도교사 주지민·박정희)를 찾았다.

왕성한 과제활동 펼쳐

한국전쟁이 끝난 이듬해인 1954년에 개교한 영동인터넷고등학교는 어려운 환경에 놓인 학생들에게 자립심과 배움의 길을 열어주며 성실하고 유능한 인재를 양성해왔다. 현재는 보건간호과, 인터넷과, 애니메이션과 총3개학과 15학급으로 구성된 특성화고등학교로 학생들의 전문성 향상에 매진하고 있다.
전통이 있는 학교답게 4-H회 역시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지난 1991년에 4-H회가 조직되어 20여 년간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또한 1995년부터 4-H회원들과 부대꼈다며 웃는 주지민 지도교사의 눈가와 귀밑머리에서도 세월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영동인터넷고등학교는 학교 뒷산에 조성해 놓은 산책로와 자연체험학습장 때문에 학생뿐만 아니라 계산리 주민들도 즐겨 찾는 곳이라고 한다.
취재를 위해 학교를 방문한 날도 스스럼없이 학교에 들어와 산보를 하며 담소를 나누는 주민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특히 영동인터넷고4-H회가 과제학습활동의 일환으로 기르는 관상조류와 토끼는 산책 나온 사람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해 주고 있었다. 조류장은 영동군농업기술센터(소장 최광중)에서 과제자금을 지원받아 4-H회원들이 직접 제작한 것이라고 한다.
정광희(3학년) 회장은 “연장 다루는 것에 서툴러서 살짝 다치기도 하고 조류장 만드는 것이 쉽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조류장이 완성되고 그 안에서 자리를 잡은 동물들을 보니까 참 뿌듯했어요.”라고 그때의 소감을 전했다.
조류장 뿐만 아니라 학교 구석구석 4-H회원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화단 곳곳에 심어 놓은 야생화, 학교 건물 뒤편 텃밭에서 가꾸는 블루베리, 상추 등이 늦여름의 뜨거운 햇볕 아래 싱싱하게 자라고 있었다.
영동인터넷고4-H회원들은 3개조로 나뉘어 아침에는 등교지도 봉사와 화단에 물을 주고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학교 뒷산에서 기르는 관상조류와 토끼 밥을 챙겨주고 있다.
또한 영동군농업기술센터에서 하는 주말텃밭가꾸기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금강상류 샛강 살리기 활동에도 4-H깃발을 들고 열심히 임했다.
이미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한국4-H본부에서 주최한 벼재배 콘테스트에 신청해 벼화분을 받아서 벼의 생태를 관찰하며 기르고 있다.
수확의 계절을 맞아 4-H회원들이 한 해 동안 기른 벼를 통해 수확의 기쁨을 맛보고 정직한 자연을 배우기를 바란다는 주지민 지도교사. 주 교사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4-H활동을 통해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자연친화적인 마음을 길러주고 싶다고 한다.
“청소년기에는 무한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마음껏 발산하지 못하고 수동적으로 소모시키고 있는 학생들을 보면 많이 안타깝습니다.”
이런 마음 때문인지 영동인터넷고4-H회에서는 이미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을 위해서 또 다른 4-H활동프로그램을 찾고 계발하게 된다고.

벼화분을 통해 벼의 생태를 관찰하는 영동인터넷고4-H회원들과 주지민 지도교사. 다양한 과제활동을 통해 꿈을 갖고 진로를 개척해 나가는 4-H회원들.

4-H활동 통해 꿈을 찾기 바라

영동인터넷고등학교 손문재 교장의 교육철학도 4-H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많다. 손 교장이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요즘 학생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꿈’이 없다는 것이다.
“꿈을 가지고 사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삶은 분명히 다릅니다. 우리학교 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할 때는 분명한 ‘꿈’을 한 가지씩은 갖고 사회에 나가기를 바랍니다.”
또한 손 교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농사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4-H활동이 이 시대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4-H활동을 하며 산책로를 조성하고, 살아있는 토끼에 먹이를 주며, 흙을 만지고 상추를 길러본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정서가 치유되고 표정이 밝아지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고.
영동인터넷고등학교 4-H회원들의 왕성한 활동은 지역사회에서도 이미 소문이 자자해 관내에서 재활용환경사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주민이 매년 여름이면 회원들을 위한 장학금을 보내주고 있다.
장학금을 받은 4-H회원이 감사한 마음을 편지로 써서 표현을 했는데, 편지에 감동을 받아 그 회원에게 고정적으로 장학금을 주고 있다는 따뜻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바른 인성을 가지고 클로버를 닮은 꿈을 키워가고 있는 영동인터넷고등학교4-H회원들의 앞날은 가을의 높은 하늘만큼이나 푸르렀다.
〈김민진 기자 sookook@4-h.or.kr

회원들은 학교 텃밭에서 밀과 감자를 거두며 수확의 기쁨을 맛보았다. 영동인터넷고4-H회원들이 직접 제작한 조류장에서 먹이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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