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01 월간 제735호>
[지도교사이야기] 삶의 목적이 되는 4-H활동 펼쳐야

최 진 식 (한국4-H지도교사협의회 사무국장 / 인천 정석항공과학고등학교)

농업이 우리사회의 주력산업에서 밀려난 것이 그리 오래 되진 않았다.
기초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는 제조업 중심의 사회로 나아가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었다.
대가족을 이루어 농촌을 중심으로 생계를 이루고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던 시절이 있었다. 도시에서 태어나 자란 학생들은 잘 모르는 생활이겠지만 우리 지도교사들 대부분은 이러한 농촌의 경험을 알고 살았다. 할머니가 계시고 가끔 명절에 부모님과 함께 내려가는 낯선 곳이 아니었다.
변화하는 현대사회에 과거의 모습만을 유지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그 자체가 국제화시대에 걸맞지 않는 생각이다.
하지만 우리의 먹거리가 무엇보다 중요해지는 시기에 도시에서 자란 대부분의 학생들이 농촌에 대해 바른 인식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전국의 많은 학교에 지·덕·노·체의 4-H 참 뜻을 실천하고 있는 교사들이 있어 행사가 있을 때마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면서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
신입회원 중에는 “4-H가 뭐하는 곳이에요?”라고 물을 때가 종종 있다.
일부 학생들 중에는 중학교 때까지 4-H에 대해 한 번도 접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4-H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이 끝나면 “봉사활동 점수(시간) 많이 줘요?”라고 묻는다.
화가 나지만 요즘에는 “그럼”하고 넘어간다. 2, 3학년 회원들은 옆에서 웃는다. 우리 학교에서는 봉사활동 점수를 많이 주지 않는다. 학생 스스로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활동은 의미가 없다는 지론에서다.
요즘은 점수나 스펙을 관리하여 입시에 활용하려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마음가짐으로만 임한다면 4-H활동에서 보람과 의미를 찾지 못하고 요령을 피울 것이다.
농작물을 처음 재배하는 과정에서 회원들은 손으로 흙을 만지며 촉감을 느끼고 성장해가는 작물을 보며 신기해한다.
자연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지역에서의 활동은 이와 다르겠지만 도심에 있는 학교의 4-H활동은 의외로 많은 어려움이 있다.
전국적으로 학생4-H회원의 수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참 반가운 일이지만 지금쯤 우리 모두가 다시 한번 되돌아보아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
극히 일부분이지만 지속성과 연속성이 없는 4-H활동과 일회성의 행사로만 끝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되돌아보아야 할 때이다.
또 우리 학생들이 지역연합대회나 전국대회에 참여하고 싶어도 인원의 제약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
열심히 노력하는 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와 장을 제공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우리의 먹거리, 우리 농촌, 그리고 우리 주변의 많은 것들을 생각하는 시간들로 활용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학교와 다른 지역 회원들을 만나고 느끼며 교류하고 배우는 시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교사 못지않게 학생들도 잘 알고 있다.
지식과 인성을 겸비하고 나보다 먼저 이웃을 생각하고 나누는 마음을 지닌 사회인으로 살아가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 지도교사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이 삶의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흙을 만지고 먹거리와 농촌을 생각하며, 이전보다 더 자연을 사랑하고 더불어 함께하며 사회와 남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4-H활동의 무한 가능성을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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