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01 월간 제734호>
[지도자 탐방] “농업 통한 청소년 인성교육 비전 펼칠 터”

성운모 감사 (대전광역시4-H본부)

4-H정신으로 역경을 극복하고 청소년들에게 4-H의 정신적 가치를 알려주고자 노력하는 대전광역시4-H본부 성운모 감사(53·대전광역시 유성구 구암동)를 만났다.
며칠째 퍼부은 굵은 장맛비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날, 수해는 없으시냐는 기자의 말에 자신은 피해가 없으나 피해를 본 농민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며 직접 당해보지 못한 사람은 그 심정을 알 수 없을 것이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농업 통해 보람과 좌절 함께 맛봐

성운모 감사는 “농업을 통해 보람과 좌절을 동시에 맛보았고 인생의 깊이와 겸손을 배웠다”며 “4-H정신이 없었다면 자연의 힘에 굴복하고 좌절해 올바른 인생을 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성운모 감사는 1만1550㎡의 하우스에서 화훼재배를 하고 있다. 기자가 찾은 날도 버드나무 삽목작업을 하느라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화훼를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채소재배로 2억여 원의 매출을 올리던 시쳇말로 잘나가던 농업인이었다. 열심히 땀 흘려 일하면 정직하게 땀의 대가를 돌려주는 땅이 좋았고, 성공한 농업인으로 자리매김하는 스스로의 모습이 자랑스러웠다. 그러나 자연은 그에게 기쁨과 보람만을 허락하지 않았다. 두 번의 폭설과 한 번의 홍수 등 세 번의 자연재해를 당한 그는 자연 앞에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가를 깨달으며 좌절을 맛보았다.
성 감사는 세 번째 자연재해 후 ‘내가 살인을 한 것도 아닌데 하늘이 내게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며 그때는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참을 수 없는 고통 속에서도 낙담하고 모든 것을 내 팽개쳐 버리는 대신 다시 힘을 내 새로 시작하자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청소년기부터 가슴속에 새겨 온 4-H정신이 스스로를 다시 일으킨 힘이 됐다. 4-H활동을 통해 더 발전하고자 노력하고 실천하는 자세를 몸소 익혀왔기에 어려운 순간을 견뎌 낼 수 있었다고 그는 고백한다.
성운모 감사는 “굴곡이 없는 인생이 어디 있겠느냐”며 “바닥을 딛고 일어서는 힘을 발휘하는가 그렇지 못한가, 자연과 삶에 대한 겸손함을 가졌는가 그렇지 못한가가 인생의 질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겠느냐” 면서 4-H정신을 가슴에 새길 기회를 갖게 된 것이 인생의 큰 축복이라며 웃는다.

4-H활동 인생의 기름진 자양분

성운모 감사의 청소년 시절은 당시 많은 청소년들이 그러했듯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부친께서 일찍 돌아가셔서 가정형편이 넉넉지 못했고 그로 인해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없었다. 하지만, 중학교 때부터 시작한 4-H활동을 통해 또래집단 속에서 정서적 교류를 할 수 있었고 리더십 또한 키워나갈 수 있었다. 4-H활동이 좋아 열심히 활동하다 보니 1983년 대덕군4-H연합회장을 역임하게 됐다.
지역 곳곳을 누비며 4-H회원들을 만나고 더 좋은 미래를 위해 고민하던 청소년기는 그의 인생의 기름진 자양분이 되었다.
4-H활동을 통해 키운 리더십이 바탕이 되어 성 감사는 1992년 30대의 젊은 나이에 한국농업경영인 대전광역시연합회장으로 선출되었고 1993년 대전광역시4-H후원회에 가입해 본격적으로 4-H회원들을 지원·육성하는데 노력해왔다.
배움에 대한 열망이 컸던 성운모 감사는 2005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농학과에 진학했다.
마침 방송통신대4-H회가 조직되어 있는 것을 알고 가입하여, 대학4-H회원의 자격으로 농업기술센터를 오가며 방송통신대학교4-H회를 활성화시키는데 진력했다. 4-H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학업에도 최선을 다했던 그는 졸업 시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총장상을 수상하기까지 했다.
4-H정신으로 살아왔다는 성 감사는 농업기술센터 직원들과는 가족이나 마찬가지라며 특히 일선에서 회원들을 만나며 구슬땀을 흘리는 구근우 인력육성팀장과 윤석동 4-H담당지도사의 노고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고 말한다.
성운모 감사는 농업을 통한 청소년교육에 남다른 비전을 가지고 있다. 우리 사회가 보다 더 건전하고 살기 좋은 곳이 되기 위해서는 청소년이 바른 인성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지식위주의 공부에 지쳐 인성함양의 기회를 갖지 못하는 오늘의 교육현실을 몹시 안타까워했다. 그는 청소년들의 바른 인성함양에 농업이 가장 좋은 교육적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청소년에게 농업은 최고 교육수단

농업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나보다 우리를 생각하는 공동체 의식을 함양할 수 있다. 또, 무엇이든 즉각 결과가 나타나는 초고속 사회에서 농업은 청소년들에게 기다림과 인내를 배울 수 있도록 해준다.
농업은 인성교육에 더 없이 좋은 교육적 수단이며, 농촌은 인성교육에 가장 좋은 교실이 될 수 있다고 믿는 성 감사. 그래서 그는 꾸준히 교육농장을 준비해 오고 있다.
청소년 교육을 위한 농장이므로 농업기술센터와 유기적으로 협력함과 아울러 교육청에도 농업의 교육적 우수성을 홍보하고 협력을 얻어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그는 4-H회원들이 농업을 통해 바른 인성을 함양하고, 4-H정신을 가슴속에 새겨 실천으로 배우며, 좋은 것을 더욱 좋게 하려는 개선의지를 가지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4-H만큼 큰 교육이 어디 있겠냐며 4-H운동의 당위성을 강조한다.
인생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불굴의 의지와 4-H운동에 대한 교육적 철학을 가진 4-H지도자 성운모 감사의 모습에서 4-H운동의 밝은 전망을 읽는다.
 〈이은영 기자 eylee@4-h.or.kr

성운모 감사는 4-H회원들이 농업을 통해 바른인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농장을 준비하고 있다. 대전 광역시농업기술센터 윤석동 지도자와 4-H회원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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