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01 월간 제733호>
[영농현장] 주름진 농업에 희망의 꽃을 피우는 처녀농군

채 희 영 여사무국장 (경기도4-H연합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복 많은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영농현장에서 만나는 청년4-H인들은 자부심을 갖고 전문농업인으로서 희망을 가꿔가고 있어 참 믿음직스럽다. 이번에 만난 채희영 회원(29·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마지리)도 영농을 천직으로 알고 행복을 가꿔가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워 보였다.
채 회원의 부친인 채원병 씨(59세)는 우리 농업의 파수꾼으로 현재 파주시농촌지도자회장으로 있다. 화훼산업을 앞장서 이끌어온 채 회장의 영농의 꿈은 유리온실이었다. 그는 채 회원이 초등학교 1학년 때 마침내 그 꿈을 이뤄 현재의 위치에 3300㎡의 유리온실을 마련하고 이사를 했다. 현재는 유리온실뿐만 아니라 3300㎡의 비닐온실과 4600㎡의 블루베리 농장을 경영하고 있다. 이름은 ‘은성농장’으로 이곳에서 16년째 영농을 해오고 있다.

화훼와 블루베리 농장 경영

채 회원은 채 회장의 외동딸이다.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부친이 영농하는 모습을 보고 자랐다. 부친의 강요가 없었는데도 자연스럽게 영농으로 진로를 선택해 가업을 잇고 있다. 한국농수산대학 화훼과에 진학해 전문성을 키웠고 졸업 후 바로 부친과 함께 화훼를 해오고 있다. 시클라멘, 캄파율라, 보르니아, 운간초 등 4종이 주요 품종이고 크리스마스로즈, 클레마티스 등 일본에서 들여온 야생화 등도 키우고 있다.
“영농을 하는데 여자라서 힘든 것은 거의 없습니다. 무거운 건 둘이나 몇이 함께 들면 됩니다. 오히려 화훼는 심기나 삽목 등 섬세함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성에게 적합한 일입니다.”
현재 은성농장에서 일하는 7명 가운데 부친만 빼놓고는 모두 여성들이라고 한다. 하지만 전기나 화학재료 등을 만지는 일은 겁이 나기도 한단다. 한번은 이웃 농장이 벼락에 맞아 정전이 된 적이 있었다. 곧 복구되기는 했지만 이런 일을 겪을까봐 늘 조바심이 난다고. 지금은 부친이 비료를 주는 일이나 기계를 만지는 일을 해주시지만 경험이 쌓이면 자신이 모두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어려운 농업 현실이지만 이 분야에서 최고가 된다면 능히 극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 분야에서 ‘채희영’이라는 제 이름 석자를 남기기 위해 전문성을 키우고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그는 이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고 결심을 밝힌다. 그래서 누구나 들으면 알 수 있는 이름을 남기겠다고 한다. 또 자신의 영농에 대한 자부심도 크다. 직장 다니는 친구들보다 시간이나 금전적으로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친구들도 부러워한다.

학습·봉사하는 4-H활동 보람

채희영 회원의 부친인 채원병 파주시농촌지도자회장은 16년전 유리온실을 마련하고 이곳으로 이사왔다.
채 회원이 4-H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대학을 졸업하던 2004년도이다. 파주시4-H연합회에 가입해 활동했으나 적극적이지는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경기도4-H연합회 생활개선분과장을 맡으면서 적극 활동에 나섰다. 그리고 올해는 여사무국장을 맡아 일하고 있다.
“학습과 봉사를 함께하는 4-H단체활동을 통해 리더십을 기르게 되었고, 또 새로운 것들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영농을 하다보면 사람을 상대할 일이 거의 없는데 4-H를 통해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고 인간관계를 맺어가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습니다.”
채 회원은 아직 미혼이다. 배우자는 다른 직업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한다. 일을 하며 부딪치지 않기 위해서란다. 그는 올해로 4-H를 졸업하게 되는 것을 아쉬워한다. 하지만 그의 가슴에 새긴 4-H이념과 4-H모토는 평생 채 회원의 삶을 올바로 이끌어 줄 것이다. 그가 땀 흘려 가꾸는 꽃처럼 주름진 우리 농업에도 아름다운 꽃을 피울 것을 ‘채희영’ 이름 석 자에 기대해 본다.  〈조두현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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