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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1 월간 제733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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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체험학습 소감문] 아주 특별한 하루, 청소년의 달 행사를 다녀와서 |
4-H체험활동 통해 미래의 목표와 비전 갖는 계기돼
백 인 욱 회원 (경기도 이천시 부원고등학교 3학년)
4-H청소년의 달 행사로 국립수목원을 다녀온다고 하는데, 솔직히 나로서는 선뜻 다녀올 맘이 들지는 않았다.
‘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때인 고3 시기인데… .’ 하는 생각과 ‘그래도 나는 우리 부원고등학교4-H회의 회장인데….’하는 두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4-H회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다하고 싶다는 생각에 행사에 참여하기로 결정을 했다.
하지만 고3인 나는 국립수목원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도 걱정을 떨칠 수 없었고 영어단어를 외우고 대학 입시요강도 보면서 나름대로 알뜰한 시간을 보내고자 노력했다. 1시간 30분정도라는 이동 시간이 짧게 느껴진 것도 아마 이런 나의 마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국립수목원에 도착하니 맑은 공기가 상쾌했고, 버스 안에서의 근심이 조금은 사그라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우리들은 차에서 내려 도시락을 받고 휴게광장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걸어가는 동안 휴게광장 쪽에서 아이들의 놀라는 목소리,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에는 휴게광장 쪽에 무슨 놀이기구라도 있는 것일까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하니 놀이기구는 없었고 소리를 지르는 아이들만 있었다.
우리들은 저 아이들이 왜 저렇게 소리를 지르는 것일까를 궁금해 하며 모여 앉아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머지않아 우리 일행들 중에서도 소리를 지르는 친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소리의 원인은 애벌레 때문이었다. 많은 애벌레들이 둘러앉은 우리들의 몸에 떨어졌고 그 녀석들이 등이고 머리 위를 스물스물 기어 다니고 있었다. 나는 시골에 살고 있지만 그래도 처음에는 섬뜩하고 징그럽게 생각됐다. 하지만 다시 한번 가만히 살펴보니 투명한 몸에서 옅은 빛을 내며 꾸물꾸물 기어 다니는 애벌레가 신비스럽게 느껴졌다. 우리는 더 이상 소리를 지르지 않고 서로의 몸에서 가만히 애벌레를 떼어주며 맛있게 점심식사를 하였다.
나는 수목원이라는 곳에 와보는 것이 처음이다. 내가 농촌에 살고 있기 때문에 자연에 대한 신비감은 도시지역의 친구들보다는 훨씬 덜 할 것이다.
하지만 농촌에 살고 있음에도 수목원의 자연환경과 체험은 나에게 여러 가지 생각을 떠올리게 했다.
먼저, 놀라운 것은 수목원에 있는 수많은 곤충들이었다. 우리 마을도 자연환경이 좋은 농촌지역이지만, 농사철이 되면 아무래도 농약을 뿌리게 되다 보니 수목원처럼 많은 애벌레와 곤충들을 볼 수는 없다. 물론 도시보다 환경이 훨씬 좋은 농촌지역이지만 더 좋은 환경을 위해서 고민할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목원에서 자유시간이 주어져서 우리는 늑대, 반달가슴곰, 백두산호랑이, 독수리 등의 사육사를 돌아가면서 구경하였다. 계속 걸어 다니는 것이 조금은 힘들고 지치기도 하였지만 오랜만에 신나는 기분으로 웃고 떠들며 돌아 다녔다. 동물원을 보고 난 뒤에는 산림박물관을 둘러보았는데 나이테가 내 키보다 더 큰 나무뿌리를 보면서 세월의 향기와 함께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체험활동 후 오늘 지낸 일들을 정리하며 체험활동 참가가 잘한 결정이란 생각이 들었다. 바쁠수록 돌아가라고 고3일수록 공부에 더 전념해야 하기는 하지만 하루쯤은 이렇게 공기 좋은 수목원에서 산소를 마음껏 실컷 마시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선생님에게나 이천시농업기술센터의 선생님들 그리고 우리를 인솔해 주신 영농4-H회원분들께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우리들에게 좋은 경험과 기회를 주시기 위해 이곳까지 우리를 인솔해 오셔서 애써주시는 모습에 감사함이 느껴졌고 나도 나중에 이분들처럼 남을 배려해 주고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도 새겨보게 되었다. 고3인 나는 오늘 고3의 여느 날보다 아주 특별한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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