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승 완 지도사
농촌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는, 대학에서 농학을 전공한 후 민간농업회사에서 근무하다 2009년 경북 구미시에 농촌지도사로 임용되었다. 그리고 처음 맡은 업무가 4-H육성업무였다.
새로운 곳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 속에서 4-H조직체를 담당하면서 그동안은 업무파악에 급급하여 4-H의 본질조차도 몰라 4-H선배들과 후배들에게 부끄러울 따름이었다.
그래서 서약을 외우고 노래를 배웠으며, 4-H본부 지도자들로부터 과거 활동사례를 수집하고 4-H연합회 회원들에게서 농삿일을 배웠다.
그러자니 나도 모르게 바른 생활을 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이런 것이 4-H의 정신 아닐까?
그리고 4-H를 공부하면서 참 재미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4-H가 우리 사회를 많이 변화시켜 왔다는 것이다.
4-H의 발자취를 되돌아 보건데 4-H인은 변화의 촉진자였다.
4-H인은 새로운 사회풍습과 문물을 정착시키는데 주역으로 활동했고 식량자급, 새마을운동, 농촌민주화의 기수로 농업· 농촌의 선두에서 활약했다. 선배4-H지도자들이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은 실로 어마어마하고 놀라울 따름이다.
그래서 선배님들이 흘린 땀방울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는 그분들이 시행착오를 거친 농사기술과 농업경영 경험, 인생살이 노하우까지 하나도 빼놓지 않고 물려받아야한다.
그리고 그 재산을 현재에 맞게 각색하여 도약할 수 있는 밑거름으로 사용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우리의 농업은 지금 기로에 서 있다.
FTA의 높은 파고 속에서 변화를 통한 농업경쟁력을 키워 농업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느냐 아니면 식량주권을 외국에 내어주고 그저 고령화의 흐름 속에 쇠락의 일로를 걷느냐 하는 갈림길 말이다.
나는 농업 그 자체가 갖는 절대적 가치와 역할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선진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농업의 사회적 공익 기능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
친환경과 생태농업, 첨단 기술농업의 실현, 식품의 안전성 확보, 식량안보의 실현, 전통문화의 보전 등 갈수록 소중해지고 있는 농업의 역할에 대해 우리는 새로운 인식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역할의 중심에 우리 선배 4-H인들이 그러했듯이 우리 4-H인들이 변화를 앞장서 이끌어가는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우리는 젊고 우리에겐 그럴만한 힘이 있다. 우리의 장점은 변화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다. 지금 우리 농업· 농촌은 매우 빠른 속도로 급변하고 있다.
전자상거래를 이용하여 소비자와 직거래를 통해 제값 받고 농산물을 판매하는 농업인 얘기는 익숙한 얘기가 되었다. 지금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한 스토리텔링 마케팅기법을 이용하여 홍보하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다.
또한 포장재에 QR코드를 사용하여 스마트폰을 가진 소비자와 직접 소통까지 하고 있다.
앞으로는 어떤 IT기술을 이용하여 마케팅전략을 펼치게 될지 흥미진진하다.
나는 긍정적인 사고와 주도적인 자세를 가지려고 노력한다.
지금은 미천한 능력으로 하나하나 배워가고 있지만 가슴속에 뚜렷한 목표가 있다. 그것은 우리 농업인이 강한 경쟁력을 갖추어 다른 산업의 종사자보다 고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나부터 변화하고 4-H의 이념을 실천하며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그것을 전파할 것이다.
4-H인은 농업·농촌, 아니 이시대의 변화 촉진자이기 때문이다.
〈경북 구미시농업기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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