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01 월간 제732호>
[지도교사이야기] 인성을 바로잡아 주는 4-H활동

박 준 애 충북 청주 가경중학교

교직에 몸 담은 지 23년, 아이들에게 전공 교과를 열심히 가르치는 일을 천직으로 알고 학교생활에 전념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전교생이 50여명 밖에 안 되는 농촌의 소규모 학교로 전근을 가게 되었다. 전임학교에서 살짝 재미를 붙인 청소년단체 활동을 계속하고 싶었지만 부임한 학교의 분위기는 달랐다. 청소년단체를 지도했던 전임 교사에게 우선권이 있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전교생을 대상으로 사물놀이반을 조직하여 점심시간에 지도하기로 했다.
사물놀이반 학생 중에는 공부에 관심이 없고 내성적인 부적응 학생 하나가 있었다. 매사에 의욕이 없던 그 학생은 사물놀이 연습하는 시간만은 놀랍게도 혼신을 다해 북을 쳤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북 치는 재미로 학교에 오는 그 학생을 두고 사물놀이가 없었다면 그 아이가 어떻게 되었을까 천만다행이라는 말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무엇인가의 지도를 통해 한 아이의 삶을 건강하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게도 큰 힘과 용기를 준 일대의 사건이었다. 그리고 주변 교사들의 사물놀이에 대한 관심은 학교 밖으로의 진출을 제안해 주었다.
어느 날, 4-H지도교사께서 4-H 과제발표대회가 있는데 사물놀이반을 데리고 한 번 나가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했다. 학생들에게 발표 기회도 줄 겸 대회경험을 통해 활동의 폭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결국 전교생으로 조직된 사물놀이반은 그 대회에서 입상을 하게 되었고 자신감과 성취감에 학생들의 의욕은 고무되었다. 나는 그 후에도 여러 가지 사유로 참석하지 못하는 4-H지도교사를 대신하여 몇 차례 더 4-H행사에 참여했다. 마침내 사물놀이반과의 인연으로 맺은 4-H라는 청소년단체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다시 청주로 발령을 받고 이동한 내게 드디어 4-H회가 맡겨졌다. 이미 시골학교에서의 사물놀이와 청소년단체의 접목을 통한 학생들의 인성 교육을 경험한 나는 자신감을 가지고 사물놀이반 전체를 4-H회에 입단시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우선 꽃 가꾸기와 같은 농심과는 거리가 먼 듯했던 사물놀이반 학생들에게‘1학생 1화분 가꾸기’를 시작했다. 자연에서 생명의 소리를 듣게 해 주고 싶었다. 그리고 천연 염색과 토피어리, 소나무 분재 만들기, 난 재배법 배우기 체험을 통하여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가르쳤다. 그리고 떡케이크 만들기와 김장 담그기를 통하여 우리 고유 음식의 우수성과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는 유기농업에도 관심을 갖게 했다.
또한 국악기 박물관 견학 및 가야금, 해금, 단소 등의 연주는 물론이고 악기 만들기 등의 체험 활동으로 우리 전통악기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갖도록 했다.
인근 지역에 있는 노인정도 방문하여 사물놀이 공연과 함께 할머니와 할아버지 어깨, 팔, 다리도 주물러 드리고, 청소도 하여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을 갖게 했다.
야영활동과 청소년의 달 행사 참여를 통해서는 단체 활동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로서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건강한 육체와 건강한 마음을 배우게 했다,
이와 같은 결과로 2008년 청주 청소년 효 한마음 축제에서 장려상 수상을 비롯하여 충북민속예술제 은상 수상, 2009년 청주4-H과제발표대회에서 대상, 2009년 청주 청소년 효 한마음 축제에서 장려상, 2010년 충북 청소년 효 한마음 축제에서 창의상, 초·중·고등학생 국악경연대회에서 금상, 1인 1화분 가꾸기와 사물놀이반 운영 등의 공적으로 제31회 충청북도 4-H대상 시상식에서 우수활동학교4-H회부문 본상 등을 수상하였다.
4-H회의 다양한 체험 활동은 농심에 관심이 없던 학생들에게 실천으로 배우는 기회를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4-H의 이념을 스스로 터득한 학생들은 앞으로 지·덕·노·체의 실천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리라 기대해 본다.

목록
 

간단의견
이전기사   [서일고등학교4-H회] 어버이날 맞아 효행활동 펼쳐
다음기사   핵심4-H지도교사 지도역량-협력네트워크 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