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01 월간 제731호>
[지도교사이야기] 4-H정신, 교과서 집필로 꽃피우다!

이 근 수 경기 용인바이오고등학교

나는 태어나서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농촌에서 자랐다. 그 당시에는 어느 마을이건 어귀에 들어서면 ‘○○4-H 구락부’라고 쓰여 있었고, 그 밑에 ‘H’자 네 개가 새겨져 있는 클로버 모양이 자리 잡고 있었다.
어렸을 때에는 그 의미를 잘 몰라서 옆을 지나 갈 때마다 항상 궁금해 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그 의미를 확실하게 설명해 주는 사람이 없어 답답했던 차에 농촌지도소(현 농업기술센터)의 면단위 농촌지소에 가 볼일이 있었다.
4-H회원들이 모여 밥도 같이 해 먹고 여러 가지 사는 이야기도 하면서 농촌이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을까 고민을 하는 것을 보며 4-H를 처음 접하게 됐다.
그 당시에는 하루 세끼의 밥을 먹고 사는 집은 거의 없었지만,‘잘 살아 보자’라는 농촌 사람들의 의지가 대단해 남보다 더 일찍 일어나고 밤늦게까지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더 잘 살 수 있게 됐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간 나는 수 십 개의 동아리 중에‘4-H연구회’가 유난히도 내 눈에 잘 띄었고, 마음을 끌었다.
‘4-H연구회’동아리에 가입해 많은 선ㆍ후배들과 모여서 4-H의 의미와 활동에 대한 내용도 공부하고, 토론도 했으며, MT를 가서 밤을 새가며 4-H에 대한 얘기를 나누곤 했다. 또 방학이 되면 모두 함께 농촌 봉사활동을 하면서 4-H의 지·덕·노·체 이념을 실천하기도 했다.
대학 졸업 후에도 4-H는 항상 내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늘 4-H를 생각하며 살아온 내게 드디어 4-H의미를 가르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교직에 나와서 두 번째 학교로 발령받아 갔는데, 그 학교에서는 4-H활동 지도에 많은 선생님들이 어려워한다고 하면서 나에게 맡으라고 했다.
즐거운 마음으로 4-H회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고, 그 학교를 떠날 때까지 4-H회원들과 함께 동고동락했다. 4-H이념과 활동 내용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로 많은 학생들을 가입하게 해, 2600㎡의 학교 밭에 고추, 토마토, 가지, 고구마, 감자, 호박 등을 심고 가꿨으며 돼지를 사육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서 많은 4-H회원들이 농업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또 많은 회원들이 농악기를 통해 우리 고유의 전통민속놀이 등을 전수 받게 됐고, 그 결실로 경기도4-H경진대회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지식과 기술의 습득뿐만 아니라 회원에 대한 배려와 소속감을 갖게 됐고 협동심도 함양하게 됐다. 그리고 회원들이 자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인식하게 하면서 책임감을 갖게 됐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도 건강한 학생으로 성장토록 노력을 기울여 왔다.
즉 4-H의 지·덕·노·체를 겸비한 전인적인 인간상을 갖게 됐으며,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4-H회원으로서의 자긍심을 갖게 됐다. 그렇게 이 학교에서 근무한 8년 중에 7년 동안 4-H활동을 지도한 것이다.
그 후 다른 학교로 이동해 첫해에 4-H를 담당하게 됐고 떠날 때까지 9년 중 6년 동안 4-H지도교사로 활동했다. 학생들과 함께 전통민속놀이 뿐만 아니라 왕호박가꾸기, 분경만들기 등의 활동을 하면서 많은 보람을 느꼈다.
최근에는 4-H활동 지도에만 그치지 않고 농업계고등학교에서 필수과목으로 배우는 ‘농업이해’를 집필하면서‘4-H활동분야’를 여러 페이지에 걸쳐 수록해 놓았다.
한국4-H본부 관계자들의 도움으로 집필을 완료하게 됐는데, 정규교과과정 속에서 4-H를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더욱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이 책으로 모든 농업계고등학교 학생들은 4-H활동을 배우게 돼 더 많은 학생들이 4-H회원으로 가입하리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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