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정 석 (강원도4-H연합회 감사)
나의 부모님은 4-H활동을 통해 만나 결혼하셨고, 나 역시 4-H에 가입해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4-H는 단순히 영농인 교류의 장 이상으로 농사를 짓는 나에게 농업의 멘토뿐만 아니라 정신적 멘토이다.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농사의 전문가인 회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문제점을 해결하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풀어 나간다.
‘내가 4-H를 만나지 못했다면 10년이 넘도록 농업을 지속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하늘의 인연으로 4-H를 만난 것을 생각하면 농업에 대한 나의 열정은 뜨거워진다.
4-H 활동 중에 지금껏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태안의 기름 유출 사고 때의 봉사 활동을 펼친 것이다. 농업을 하다보면 시간에 쫓겨서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도 모르고 지나가는 날이 많은 나에게 태안의 기름 바다를 보면서 인간이 자연에게 어떤 존재인가를 느끼게 했다.
내가 생각하는 농업은 자연과 동반하는 가장 가까운 일이 아닌가!
내가 행한 것은 4-H활동이 아니라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자극의 시간이 된다. 농업을 하다보면 소홀히 할 수 있는 것들을 4-H활동의 시간들이 채워 주고 있는 것이다.
4-H활동은 나의 마음을 움직이고 나의 농업 경영면에서도 자연친화적인 농산물 생산의 마인드로 변화를 줬다.
어떤 사람들은 시간도 없는데 왜 굳이 그런 활동을 하냐고 묻는다. 어떤 이는 4-H활동하면 무엇이 돌아오느냐고 묻는다.
나는 그들에게 답할 것이다. 4-H는 천륜이라고. 내가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난 것처럼 4-H는 나에게 또 하나의 가족이라고 말이다.
회원들도 나와 같은 질문을 받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런 질문을 받았을 때 자신 있게 답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4-H활동을 지지한다. 처음에 나 역시 그런 질문을 하는 편에 속했다.
하지만 활동을 계속할수록 만남의 폭이 넓어지고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게된 것이다. 즐거움이란 즐기고자 할 때 나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내가 먼저라는 생각, 누구보다 내가 앞장서서 즐거움을 주자는 생각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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