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01 월간 제729호>
[지도교사이야기] 4-H 통해 설렘으로 살아가는 나날들

윤 주 인 충남 논산 강경중학교

지난해 학기 초, 회원들의 물음이 귀에 선하다.
“선생님 뭐하세요?” 하고 회원들이 지나다가 던지는 물음에,
“글쎄, 뭐하는 것 같니?”
“이게 뭔데요?”
“국화인데, 가을이 되면 예쁜 꽃과 향기가 학교에 가득할 거야”
“이게요?”, “근데 왜 하세요?”
”왜?……, 글쎄다’
이렇게 회원들의 호기심과 의문 속에 회원들과 같이한 1년의 기억이 떠오른다. 이 학교에 부임한지 2년째인지라 첫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활동계획과 조직운영 등 역동적으로 시작한 한해를 마무리했고, 또다시 2011년 한해가 설렘으로 다가왔다.
4-H와 인연을 맺은 지 5년이 지나간다. 어정쩡하게 시작한 4-H, 어렴풋한 옛 기억으로 여기기에는 왠지 내 이름인 ‘주인’과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마음먹고 지역 및 중앙단위 지도교사연수를 받았다.
지난해 충남지역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30시간 4-H지도교사 직무연수와 8월 한국4-H본부에서 주최한 전국 4-H지도교사 종합과정직무연수는 4-H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을 높이는 소중한 자산이 됐다.
막연히 알고 있었던 4-H이념과 역사를 제대로 배워 보는 시간부터 갖가지 4-H활동 프로그램을 이해하고, 실습을 해보는 시간 등 지도교사로서 갖춰야 할 소양을 맛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무엇보다 연수 중 가장 마음에 와 닿은 것은 지칠 줄 모르는 선생님들의 열정과 헌신적인 노력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었다. 뒤풀이의 생생한 경험담은 답답했던 가슴이 확 뚫리는 느낌과 같았다.
지난 1년 동안 아이들과 함께했던 4-H활동의 흔적들을 뒤돌아보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텃밭 가꾸기이다.
교사 뒤편의 풀밭을 일궈 1년 동안 상추, 고추, 오이, 호박, 방울토마토, 가지, 들깨 등을 가꿔 수확의 기쁨과 삼겹살 파티까지. 학생들은 이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농사를 짓는 자신의 부모님 생활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
두 번째는 국화와 꽃 가꾸기 사업이다. 본교는 남학교다보니 여학교에 비해 회원들의 정서적인 안정감이 다소 부족한 편이어서, 꽃을 심고 물을 주며 가꾸는 활동을 통해 정서적인 안정에 많은 도움을 줬다.
세 번째는 창작과제활동이다. 계발활동 시간을 활용해 흙 장승 만들기, 문패 만들기, 전통문양 조각하기 등의 시간을 가졌다.
미술을 가르치는 나의 특성을 살려 회원들이 우리 고유의 전통과 미의식을 알게 됐고, 직접 표현을 통한 심성개발과 성취감을 맛볼 수 있었다.
네 번째는 회원들이 청소년단체 활동 참여를 통해 소속감 및 리더십을 고취한 것이다.
논산시4-H야영대회, 국내문화탐방활동, 해외역사탐방활동(대만) 등에 참가해 다른 학교 아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경험과 문화를 접했고, 집단의식을 통해 소속감 및 리더십을 배양한 것이 가장 큰 성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는 회원들이 봉사활동을 통해 학교 수업시간에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대해 몸소 깨닫게 된 것이다.
‘2011년 올해는 어떤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어떤 아이가 4-H와 인연을 맺을까?’
올해는 더 큰 기대와 설렘으로 새로운 회원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며, 4-H이념의 실천인으로 회원들과 함께 ‘지·덕·노·체의 바다’에 풍덩 빠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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