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01 월간 제728호>
4-H지도교사 제주 올레길 탐방기

유 동 호 (서울특별시4-H지도교사협의회장)

지난 1월초 서울특별시 4-H지도교사협의회 선생님들과 함께 제주 올레길 탐방을 하게 됐다. 무척이나 좋았던 여정이었기에 그 감상을 몇 가지로 나눠 정리해 보고자 한다.

4-H활동의 인연이 가져다 준 고마운 여정

푸르고 파란 빛으로 우리 마음을 지극히 편안하게 했던 남해 가천다랭이체험마을 김주성님의 호의로 제주 향토집 ‘쉬멍휴가’에 초대됐다. 2003년 서울시 학생4-H회원 여름체험캠프차 다랭이마을을 가서 이어온 인연이었다.
물론 그 인연을 굳게 한 사람은 서울특별시4-H지도교사협의회의 영원한 머슴(?) 이신 ‘원두막’ 박영희 선생님의 큰 그릇 덕분이기도 하다. 이처럼 4-H는 신비스러운 일들을 일어나게 하는 마법사와도 같은 것이다. 20여 년 동안 4-H지도교사 생활을 하면서 학교 울타리를 넘어 전국 아니 세계로 향하게 됐고, 학교 내의 인간관계를 넘어 전국 방방곡곡의 4-H도사(?)들을 만나게 되는 행운을 얻기도 했다. 4-H활동으로 얻은 매우 소중하고도 고마운 여정이었다.

놀멍 쉬멍 걸으멍 볼멍한 여정

올레길, 놀멍 쉬멍 걸으멍 볼멍하는 올레길, 더불어 함께 하는 올레길은 만남과 소통의 길이요. 혼자 하는 올레길은 사색과 명상의 길이라 모두가 꿈꾸던 길이 아니였던가.
학생 지도로 항상 긴장 속에 살아가는 우리 교사들에게 이완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한 것이었기에 호응이 매우 좋았다. 같이 하고 싶은 마음에 서울시 4-H지도교사협의회 행사로 기획하여 급작스레 12명의 ‘놀쉬걸볼’ 여행단을 조직했다.
평소와 같이 학생들을 지도하던 상황도 아니고 처음부터 ‘놀쉬걸볼’하자고 한 여행이었다. 겨울방학 날이 학교마다 달라 일정도 자신이 가능한 날만 정하고 서방 정토로 되돌아간다는 의미인 서귀포 ‘쉬멍휴가’를 중심으로 올레길을 가는 것으로 정하였다.
올레길도 가고 싶은 사람은 가고 집에서 쉬고 싶으면 쉬는 것으로 정해 무리하게 올레길을 완주하자는 거창한 계획은 하지 않았다. 그냥 놀멍 쉬멍 걸으멍 볼멍하자며 간 여행길이었다. ‘놀쉬걸볼’ 중 보고 싶은 것이 있으면 볼멍도 하자는 무계획 일정의 여정을 잡은 것이다. 실제로 가본 올레길은 7박 8일 중 1, 3, 4, 7코스였고 그것도 코스 전부가 아니고 일부였다. 잠시 올레길을 걸으멍하고서는 오후에는 쉬멍하거나 놀멍하였다. 그리고 돌문화 박물관, 방림원, 김영갑갤러리, 약천사 1점전시회를 볼멍한 것이 전부이다.

좋은 사람과 함께 한 서방정토 여정

서귀포 ‘쉬멍휴가’를 중심으로 가까운 올레길을 ‘놀쉬걸볼’하자는 애초의 계획대로 움직였던 지극히 편안하고 지극히 안락한 여정이었다.
이처럼 편하게 쉬었던 여행은 없었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자연 속에서 놀쉬걸볼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체험 마을의 전설이 된 다랭이마을 바다냉장고 도사님을 비롯해 쉬엄휴가 주인장이신 동백 도사님, 지리산 하개 깊은 골 녹차 도사님, 진안 마이산 산삼 도사님 등 전국 체험 마을 운영자 중 최고의 도사님들과 퇴임 후 같이 동반해 주신 평생 동지 박덕인 선생님, 초등학교4-H회의 개척자이신 김순희, 강명화 선생님, 새해 1일 악천후 속에 오신 의리의 최규진, 신정철 선생님 등 우리 막강 서울 학교4-H 지도교사님들이 모여 향토방에서 작당한 ‘놀쉬걸볼’ 여정이었다.
자신의 장기를 모두 내어놓고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며 배려하는 최상의 조합이었기에 서로에게 감사하고 감읍하였던 매순간 매순간이 우린 행복했다.
좋은 사람과 같이 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인데 더없이 좋은 ‘놀쉬걸볼 정원’인 제주의 올레길을 놀멍 쉬멍 걸으멍 볼멍하면서 서귀(西歸)하는 여정길이었기에 무척이나 편안하고 행복한 여행이었다. 좋은 사람과 좋은 시공간인 서방정토인 제주 올레길 놀쉬걸볼한 7박8일은 천상천하 최상의 여정이었다.
제주의 올레길은 김영갑님의 사진 속 풍광과 같았고, 약천사에서 보았던 강명희님의 북원(北園)과 같은 서방정토인 극락(極樂)이었다. 극락에서 지냈던 지극히 즐거운 여정이었다. 아마도 서방정토 극락도 제주의 올레길처럼 쉼 없이 꼬불꼬불 이어지고 아름다운 색깔들로 채워져 있을 것이다. 바닷길도 있을 것이고 나무숲을 지날 때도 있으리라.
때론 철썩이던 바다소리와 바람 등 자연의 소리도 있어 우릴 지극히 편하고도 즐겁게 해 줄 것이다. 좋은 사람과 좋은 풍광 속에서 보낸 제주 올레길, 놀쉬걸볼한 것들이 뇌리에 자리 잡아 꿈 속 환상의 극락 여정이 됐다. 이 모두 4-H활동을 한 공덕의 결과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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