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승 현 회원 〈전북 정읍고등학교 1학년〉
지난해 11월 24일부터 26일까지 2박3일간 정읍시내의 학생4-H회원 60명과 함께 한국4-H본부에서 실시한 농촌청소년 도시문화체험학습에 참가했다.
우선 이 도시문화체험학습에 참가하기까지에는 고난과 역경이 있었다.
인문계 고등학생인지라 학업에 소홀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로 평일에 2박3일간 교외활동을 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각종 불이익을 감수하고도 도시문화체험학습에 참가한 나는 다짐했다. ‘기왕 온 것, 최대한 많은 것을 배워 가겠노라’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 굳은 다짐이 이곳에 있는 동안 조금 더 강인하고 지도력 있는 사람으로 바꾸어 놓은 것 같다.
다시 생각해보자! 어느 고등학생이 감히 2박3일 동안 서울에 와서 도시문화체험학습을 하겠는가? 꿈에서 조차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서울에 오기 전까지는 ‘가서 후회만 하면 어쩌나?’ 걱정만 했던 나는, 하나의 사건(?)을 계기로 마음을 고쳐먹게 됐다.
첫째 날 저녁에 식사를 마친 후 있었던 사전계획수립 시간에 같은 조 친구들의 추천을 통해 조장으로 선출돼 막대한 책임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
그날 밤 우리 조원들을 위해 과제장 정리를 모두 혼자 해야 했고, 천성적으로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나는 아이들을 이끄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새로운 경험을 통해 내 자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리더십을 최대한 발휘하려고 노력했다.
둘째 날 체험학습 코스 중에는 대학교 방문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요즘 진로문제에 직면해 있어서 그런지 아주 관심이 가는 코스였다.
자기 학교 건물, 역사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소개해준 대학생 누나가 정말 부러웠다. 무언가 상대방을 이끄는 신비한 능력을 가진 것 같아 보였다. 사범대학에 다니고 있다며 장래희망이 학교 선생님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 누나는, 우리들의 갖가지 궁금증을 짜증 한 번 내지 않고 자세히 설명해 줬다. 마치 우리 학교의 자상하신 선생님들처럼.
그 모습을 본 나는 예전부터 막연히 생각만 해왔던 학교 선생님이 되겠다는 꿈을 다시금 되잡아 보게 됐다.
몸소 서울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배운 ‘Learn by doing’의 결정체, 도시문화체험학습.
선생님들의 도움 없이 우리들 스스로 지하철을 일곱 번 정도 타 봤는데, 러시아워도 아닌 시간에 사람이 그리 많을 줄은 전혀 몰랐다. 저마다 바쁘고 열심히 살아가는 서울시민들을 보며 최근 들어 나태해진 내 생활을 반성하게 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일정을 떠나 조금 더 많은 곳을 다녀왔으면 하는 후회가 남는다.
특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어딘가 가고 싶은 곳에 선택을 두지 못했다는 점이다. 물론 취사선택을 하게 되면 통제가 힘들어 질지도 모르겠지만, 자신이 가보고 싶은 곳, 가보고 싶었던 대학교 등을 선택해서 가봤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본다.
끝으로 이번 체험학습을 통해 앞으로 살아가면서 ‘누군가를 따르는 사람이 아닌, 누군가를 이끄는 사람이 되겠다’ 라는 깊은 교훈을 얻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