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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동안 한진중공업에 몸 담아 오면서도 농업에 대한 꿈을 키워가고 있는 박후석 사무국장. 정년퇴임 후에는 고향으로 귀농해 본격적으로 감 농사를 시작할 계획을 갖고 있다. |
박 후 석 (부산광역시4-H본부 사무국장)
쇠를 가르는 찢어질 듯한 굉음과 여기저기서 불꽃을 튀기며 용접공들의 손놀림이 쉼 없는 조선소에 근무하면서 지·덕·노·체 4-H이념을 실천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박후석 부산광역시4-H본부 사무국장(54·부산광역시 사하구 다대2동)을 만났다.
한진중공업에서 34년째 근무
경상북도 청도군 풍각면이 고향인 박 사무국장은 풍각농업고등학교(현 청도전자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진학을 위해 부산으로 갔지만, 넉넉지 않은 가정형편과 동생 세 명의 공부를 뒷바라지해야겠다는 생각에 대학을 포기하고 1977년 한진중공업(구 대한조선공사)에 입사했다.
그는 입사 첫해부터 17년 동안 부산 영도조선소에 근무하며 기계가공, 조립 등을 하며 컨테이너선, 대형수송함 등을 제조했고, 그 이후에는 다대포공장으로 근무지를 옮겨 현재 다대포공장의 보건과 안전, 환경을 담당하는 다대포 관리팀의 안전환경 기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런 대형 공장에서는 감전, 화재, 폭발, 질식, 추락 등 수많은 사고들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이곳에서 일하는 분들이 더욱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임무죠.”
이를 위해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직접 사고예방 교육을 하고 있으며, 공장에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환경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거칠고 힘든 일을 하는 곳일수록 음주로 인한 사고가 빈번히 일어나기 때문에 관리자로서 모범을 보이기 위해 회사 내에서는 절대로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했다.
귀농해 감 농사 규모 키울 것
날마다 긴장 속에서 근무하다보면 몸뿐만 아니라 그 마음 또한 스트레스로 지치기 마련이지만 그는 항상 즐겁고 자신 있게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그가 말한 활력의 원천은 바로 농사와 4-H.
부모님께서 수도작, 양잠, 감, 양파 농사짓는 것을 어렸을 적부터 보고 도와온 박 사무국장은 부산에서 직장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매년 여름휴가 때마다 고향집으로 내려와 부모님의 농사를 거들었다. 몇 해 전 부친이 돌아가신 뒤에는 감 농사로 농사를 정리해 매주 금요일 저녁에 내려가 농장일을 돌보고 있다. 일주일 중 2~3일이지만 농장을 돌보다보면 묵은 때를 벗겨낸 것처럼 마음이 상쾌해지고 피로도 금방 회복된다고.
감 농장규모는 990㎡로 100주의 감나무에서 10㎏상자를 기준으로 400상자 정도 생산하고 있다. 생산한 감 중 50여 상자는 농장을 찾아온 이들과 지인들에게 나눠주고 있으며, 나머지 물량은 지역농협을 통해 판매해 300~400만원 정도의 수익을 내고 있다.
“지금은 농사의 규모가 매우 작은 편입니다. 하지만 직장 정년퇴직을 하면 귀농해 감나무도 더 늘리고 공부를 해서 본격적으로 감 농사를 지을 계획입니다. 청도감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씨가 없어 먹기 편하고 당도가 높아 다른 지역의 감보다 경쟁력이 높습니다.”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하는 박 사무국장. 또 1983년부터 직장 동료들을 고향집으로 초청해 감 따기 체험은 물론 청도군의 명산들을 소개시켜주는 등 지역 홍보에도 힘쓰고 있었다.
4-H홍보활동에 힘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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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딴 감을 손질해 상자에 넣고 있는 서순복씨(모친)와 박인주씨(누나), 박후석 부산4-H본부 사무국장(왼쪽부터). |
4-H 또한 농사처럼 박 사무국장이 초등학교 시절 누나 박인주씨가 마을단위4-H회인 무궁화4-H회 임원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활동에 동참할 수 있었다. 중학생 때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그는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는 무궁화4-H회 총무를 맡기도 했다. 취업 후 고향에서 14개월간 군복무를 할 때에도 풍각면4-H연합회 임원을 역임하는 등 4-H의 끈을 놓지 않았다.
1991년 부산광역시4-H연맹이 만들어졌을 때부터 2002년까지 홍보이사로 활약한 그는 2005년부터 사무국장을 맡아 지금까지 봉사해오고 있다. 특히 박 사무국장은 자신이 속한 직장, 사회단체에서 4-H홍보를 하며 회원 확보에 힘쓰고 있다. 그 결과 사하구4-H본부 회원 중 70%가 박 사무국장의 직장 동료들로 채워졌다. 또 중앙단위 교육 등이 있을 때마다 회사에 휴가를 내고 참석하고 있다.
박후석 사무국장은 “4-H는 녹색혁명, 백색혁명 등을 통해 우리나라 근대화의 기수였다. 선배들의 희생과 노력을 본받아 더욱 4-H에 열정을 갖고 활동하겠다”며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았다.
〈오상록 기자·evergreenoh@4-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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