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01 월간 제724호>
<영농현장> 자연과 함께하는 농업으로 친환경마을 조성 위해 노력

김 태 경 회원 (경기도4-H연합회 원예분과장)

김태경 회원(경기도 양주시 백석읍 오산리·29세)은 ‘자연과 함께하는 농업’을 얘기한다. 주위의 조그만 풀밭도 수많은 생물들이 다양하게 공존하는 공동체라는 것이다. 미생물이라 할지라도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농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올해 이상기온과 태풍피해로 신음하던 들판이 9월의 햇살로 차츰 제 빛깔을 찾아가는 영농현장에서 만난 김 회원의 영농에 대한 철학은 확고했다. 그는 시설하우스 1만1550㎡와 노지 2만1450㎡ 등 총 3만3000㎡에 상추와 대파, 열무 등을 재배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파프리카도 재배했는데 재배시스템과 판로의 어려움, 가격변동 등으로 종목을 바꾸고 있다고 한다.

친환경비료 70% 직접 생산

농장 이름은 ‘다솜’. 사랑, 우애, 나눔 등 복합적인 뜻이 담겼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말에서 농작물과 자연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어린애들이 울고 떼를 쓴다고 사탕과 과자 등 무조건 먹을 거로만 해결해서는 안 되는 것처럼 농작물도 비료나 거름, 농약 등을 지나치게 주면 오히려 작물이 스스로 건강하게 자라는 것을 막게 됩니다.”
김 회원은 “우리 농업이 예부터 주는데 익숙하다”고 지적하면서 “작물을 보고 느끼고 필요한 것들을 적정 양만큼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유정란도 생산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부산물로 직접 비료를 만들어 사용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산야초로 풀비료를 만들고, 팔고 남은 상추나 대파의 부산물을 발효시키며, 계란껍질이나 조개껍질 등으로 영양제를 만들어 사용한다. 그래서 친환경비료의 70%이상을 직접 생산해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얻는 연평균 순수익은 7000~8000만 원 정도. 지난해부터 직거래를 통해 안정된 수익을 얻고 있다. 상추만 해도 지금은 가격이 높지만 봄철에는 1박스에 1500원에 팔릴 때도 있다는 것. 그래서 고정단가가 1만 원 이상 유지되도록 40여개의 거래처를 확보했다고 한다.
김 회원이 영농을 시작한 것은 5년 전 군대를 제대하면서부터였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는 초·중·고교를 모두 서울에서 마치고 요리에 관심이 많아 그쪽 분야의 일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런데 제대 후 부모님 농사일을 도우면서 작은 씨앗이 자라 꽃피고 열매 맺는 과정을 지켜보며 생명의 신비와 경외감을 느끼고 영농을 결심하게 됐다.
하지만 11년 전에 귀농한 부모님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어머니 문성주 씨(65세)는 “태경이가 농사짓는다고 했을 때 반대를 많이 했지만 자기가 꿈을 갖고 잘 해나가는 모습을 보면 든든하다”고 말한다. 더욱이 서울에 살 때부터 김 회원은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남달랐다고 한다. 학교에서 돌아오며 비닐봉투에 담배꽁초를 주워오는가 하면, 나무가 베어지거나 도시개발로 환경이 파괴되는 것을 보면 함께 아파했다고 한다.
김 회원이 어렵게 시작한 영농의 길이었지만 이 또한 쉽지만은 않았다. 그는 처음에 녹차분화를 시작했다. 녹차를 관상용으로 기르고 나중에는 잎을 따서 차로 마시도록 하는 아이템이었는데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그래서 친환경농업에 눈을 돌리게 되었으나 부모님과 영농에 대한 기본인식의 차이로 부딪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유기농에 많은 경험과 기술을 갖고 있는 김혁수 씨에게 영농을 배우면서 본격적인 농사를 짓게 되었다. 또 그의 열성과 의지를 이해한 부모님도 적극 지지하기에 이르렀다. 부모님이 많은 우려를 하면서도 김 회원을 지지한 배경에는 부친인 김광영 씨(67세) 또한 1962년도에 춘천농고4-H회장을 지냈고 졸업 후 가나안농군학교에서 선진농업을 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경기도영농4-H체험농장으로 선정

김태경 회원의 부친 김광영 씨(왼쪽)는 춘천농고4-H회장 출신이다. 오른쪽은 김회원 모친 문성주 씨.
김 회원은 지난 2004년에 양주시4-H연합회에 가입했다. 농사를 짓기 시작할 무렵 4-H회에 가면 젊은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주위에서 권유해 가입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4-H가 단지 친목단체뿐만 아니라 과제교육과 야영교육을 비롯한 여러 활동을 통해 자연과 교감하고 체험하는 중요한 학습단체인 것을 깨닫게 되었다. 현재 그는 양주시4-H연합회 사무국장, 경기도4-H연합회 원예분과장을 맡고 있다. 또 다솜농장이 경기도영농4-H체험농장에 선정돼 내년에는 관내 조양중·백석중·백석고4-H회원들의 체험농장으로 활용된다.
김 회원은 친환경농업을 통해 친환경마을을 조성하는 것을 꿈꾼다. 자연환경을 생각하는 농업, 농촌마을의 문화콘텐츠 개발,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숲유치원 운영과 농촌의 특성을 살린 차별화된 초·중·고교생교육을 하는 마을이 바로 그가 꿈꾸는 친환경마을이다.
농업과 농촌을 뜨겁게 사랑하는 마음과 젊음을 불사르는 김 회원의 노력을 보면서 현재 많은 사람들이 어렵다는 말만 하며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우리 농업과 농촌의 미래에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조두현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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