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01 월간 제724호>
<지도현장> 4-H운동은 농업·농촌의 희망이자 미래

<홍 기 식 지도사>

농촌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란 나는 4-H와 인연이 깊은 것 같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동네 어귀에 푸른 네잎 클로버가 새겨진 마을표지석이 자랑스럽게 서 있었다. 마을마다 4-H회가 조직되어 마을청소, 환경보전, 마을문고 운영, 소득증대 과제활동 등 활발하게 4-H활동을 했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도시화, 산업화의 물결 속에 네잎 클로버 마을표지석은 세련된 디자인으로 바뀌었지만, 지금 농업·농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들은 어김없이 4-H출신이다. 이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4-H활동에 대한 추억을 한보따리 풀어 놓으시며 너무나 자랑스러워 하신다.
이처럼 지·덕·노·체 4-H이념 교육과 회의진행, 과제학습 등의 4-H활동이 밑거름이 되어 오늘날 우리 농촌·농업의 발전이 있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4-H 업무를 담당한지 벌써 3년차에 접어들었다. 처음 4-H업무를 맡았을 때에는 ‘어떻게 지도하고 이끌어 갈까?’하는 걱정도 많았지만, 회원들과 함께 어울리며 땀 흘리는 동안 나의 우려는 한낱 기우였음을 깨닫게 됐다.
야영교육, 청소년의 달 행사, 독거노인 집고치기 봉사활동, 영농4-H 공동과제포 운영, 과제활동 등 4-H업무를 추진하며 내가 느낀 점은 우리 회원들의 능력과 열정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회원들이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고 올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방향제시만 하면 회원들은 스스로 알아서 내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것을 해내 나를 깜짝 놀라게 하는 재주가 있다.
더운 여름날 영농4-H회원들과 내촌중학교4-H회원들이 콘테이너에서 홀로 어렵게 사시는 할머니 댁을 방문하여 단열시설 설치는 물론이고, 도배, 장판교체 등 집고치기 봉사활동을 펼쳤다. 또 홍천정보과학고등학교4-H회원들은 학교에서 익힌 미용기술로 동네 어르신들의 이발과 파마 등 이미용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당시의 봉사가 힘들었을지는 모르지만 거울을 보며 즐거워하시는 어르신, 새롭게 변한 집을 보며 환하게 웃으시는 할머니의 모습은 아직도 내 가슴에 스케치되어 있다. 또 그 뒤에서 묵묵히 일을 하면서 땀방울로 얼룩진 회원들의 자랑스러운 얼굴을 보고 있자면 한없는 고마움을 갖게 되고, 4-H업무담당자로서 보람으로 남는다.
우리 홍천군은 강원도 내륙에 위치하고 전국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자치단체 중에 하나이다. 지역이 넓고 영농분야가 다르고 각자의 생업에 종사하다 보니 함께 모임을 갖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4-H라는 공통분모가 있어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정보를 교환하고, 야구 동아리를 만들어 틈틈이 연습하며, 공동과제포를 운영하여 영농기술을 습득하고 기금을 조성하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농촌이 고령화, 이농 등으로 젊은 층의 인구가 급속히 감소하고 있는 지금, 4-H운동은 농업·농촌의 희망이자 미래라고 생각한다. 4-H회원들은 앞으로 10년 뒤 농업·농촌의 주역이다.
현재 농사를 짓는 영농회원들과 농사를 짓겠다고 마음먹은 학생회원들은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농촌을 이끌어가는 사람이 될 것이다. 또 농사는 짓지 않지만 4-H활동을 통해 농업·농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회원들은 농촌의 지지자로, 우리 농산물의 우수성을 아는 현명한 소비자로 우리 농업·농촌의 희망이 되어주는 것이다.
지·덕·노·체 4-H이념을 실천하여 인성을 닦고 과제활동을 통하여 자기개발로 미래를 준비하자.
4-H회원들은 젊기에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 실패는 더 큰 성공의 밑거름이다. 그래서 도전은 아름다운 것이다.
 〈강원 홍천군농업기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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