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 현 철 회장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4-H연합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4-H연합회 엄현철 회장(28·제주시 왜도동)에게 제주도는 기회의 땅이다. 그는 제주도 출신도 아니고 더군다나 전공도 농업이 아닌데도 지도기관으로부터 농업인으로 인정을 받고, 제주도의 특산물인 한라봉을 재배해 이 지역에 삶의 터전을 이룬 아주 특별한 이력을 갖고 있다.
제주서 해군 복무, 4-H활동 시작
엄 회장이 제주도 농업에서 자신의 미래를 개척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4-H덕분이다. 경북 포항출신인 그는 대학교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하고 해군에 입대해 제주도에서 군 생활을 하게 되었다. 이때 이필승 전 제주도4-H연합회장을 만나게 됐고, 그의 권유로 4-H회에 가입했다. 엄 회장은 제대 후 제주시4-H연합회에서 활동하며 도4-H연합회 지육부장, 사무국장을 거쳐 현재 제주시4-H연합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감귤류 중 가장 뛰어난 맛과 특이한 모양새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한라봉의 매력에 빠져 영농에 뛰어들었다. 3년 전 군 제대 후 4-H활동을 하면서 한라봉 묘목을 구입해 심고, 농업기술원과 농업기술센터에서 열심히 영농기술을 익혔다. 타지역출신이다 보니 농사로 인정을 받기까지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4-H에서 만난 박미현 현 제주도4-H연합회장과 이필승 전 회장 등 많은 선배4-H인들의 도움으로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릴 수 있었다.
그는 현재 제주도의 지원으로 5280㎡의 토지를 임대해 한라봉 농장을 경영하고 있으며, 연 5000여만 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농장에 들어서니 나무에 열매가 주렁주렁 탐스럽게 열려 있었다. 이 가운데 10%만 남기고 많은 양을 과감하게 솎아버린다고 한다. 나무와 나무사이로 햇빛과 바람이 잘 통하고 한 그루당 키워내는 열매의 숫자가 많지 않게 해 나무의 건강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해 주기 위해서다. 이런 작업을 통해 좀더 우수한 품질의 한라봉을 수확하는 것이다.
올해는 달팽이, 나방유충 등 곤충과 서리피해로 꽃이 피지 않아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8~9월에 키우기 시작해 내년 2월말까지 점차적으로 출하할 예정인데 수확의 50%는 12월 25일 전에 대기업, 대형마트, 각종 송년회 선물 등으로 납품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또한 품질의 특성화를 위해 한라봉에 4-H글씨나 하트모양 등을 새겨 넣는 방법을 개발해 앞으로 특허를 내겠다는 포부도 밝힌다.
국제화, 글로벌이란 단어가 자연스러워진 지금 제주 한라봉이 이제 해외에서도 ‘따봉’ 명품과일로 호평을 받으며 고급과일로 인식되기 시작해 러시아, 몽골, 싱가폴에서 높은 가격으로 해외 바이어와 직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명품 한라봉 생산 위해 노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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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현철 회장은 제주시4-H연합회원 25명과 지역복지관을 찾아 장애아동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4-H활동에도 적극적이어서 지난 7월 10일에는 제주시4-H연합회원 25명과 함께 장애아동재활치료 활동을 위해 복지관에서 장애아동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등 봉사활동을 가졌다. 제주시4-H연합회는 연중 봉사활동을 펼치며 4-H이념을 실천하고 있다.
또 제주시4-H공동과제포를 만들어 고구마, 감자, 김장배추 등을 가꾸고 있다. 9월에는 도로변에 현수막을 붙이고 수확물을 4-H회 이름으로 판매하는 등 주민들에게 4-H를 널리 알려 일반4-H회원들이 더 많이 4-H회에 들어올 수 있도록 적극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제주도는 4-H연합회원 출신모임(회장 김관식)과 현역 회원들이 계속 필요한 정보를 교류하고 있어 우정도 돈독하다. 이들은 점점 줄고 있는 영농4-H회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중고등학생4-H회원들과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힘쓰고 있다. 4-H연합회 행사시에는 학교4-H회장단을 참여시키고, 4-H정신에 대한 이해를 넓혀 졸업 후에는 대학4-H활동을 하도록 연계시키고 있다. 엄 회장 또한 연합회원 출신자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제주4-H회가 한 걸음 나아가는데 힘을 쏟고 있다.
“4-H는 사람을 이용가치로 보는 것이 아니라 존재가치로 보고 인정해 주며 따뜻한 마음, 사람 중심의 활동에 매력을 느낀다”는 그는 “자신의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되어준 4-H의 활성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힌다.
지난 6월 2일 예쁜 딸을 낳아 행복을 가꿔가고 있는 엄 회장은 오후 4시부터 밤 11시까지 부인은 영어를, 자신은 수학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좋은 것을 더욱 좋게’ 4-H모토로 열심히 생활하는 엄 회장이 글로벌시대를 이끌어가는 훌륭한 4-H지도자로 성장하길 기대해 본다. 〈이성숙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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