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01 월간 제723호>
<학교4-H 탐방> 창의적 봉사활동으로 4-H의 따뜻한 체온 나눔에 앞장

충북 청원고등학교

<정용하 교장>

좋은 학생을 더 좋은 학생으로 육성하고 있는 충북 청원고등학교(교장 정용하)에서 자연사랑·생명사랑의 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4-H회원들을 만났다. 청원고등학교는 지난 2007년에 개교한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진 학교지만, 벌써부터 충청북도에서 전인교육을 실현하는 대표적인 선도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08년 조직된 청원고4-H회(회장 서지오·2학년)는 현재 전교생 700여명 가운데 126명이 4-H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구호, 장의영 두 지도교사와 함께 봉사활동, 학교 환경 정리, 농촌문화탐방 등을 생활화하고 있다.
4-H회를 결성한 첫 해에는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지 않을 수 없었으나, 3년이 흐른 지금 청원고4-H회는 선생님들이 인정하는 모범동아리이자,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인기 동아리가 되었다. 올해도 30명의 학생을 모집했는데, 100명 이상의 학생들이 지원서를 냈을 정도라고.

교내 최고 인기 동아리 ‘4-H회’

학교 인근 노인복지시설인 ‘청주소망의 집’에서 가장 반기는 봉사활동 단체는 단연 청원고4-H회다. 4-H회가 결성되던 해부터 맺었던 인연은 지금까지 끊이지 않고 이어져 오고 있는데, 2008년 말에는 ‘청주소망의 집’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2009년에는 이곳에서 활동한 내용을 토대로 제작한 동영상으로 한국4-H본부에서 주최한 제1회 전국4-H활동 UCC경진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많게는 80여명, 적게는 10여명의 청원고4-H회 회원들이 주말마다 ‘청주소망의 집’에 찾아가 일손을 돕고, 어르신들과 함께 윷놀이를 하며 말동무가 되어 드린다.

풍선아트 활동하며 어르신들과 즐거운 한 때를 보낸 청원고4-H회 학생들. 마사지를 하면서 말동무가 되어 드리는 청원고4-H회원들.

계절별 특별한 봉사활동 펼쳐

봉사활동의 내용도 계절별로 다양해서 봄에는 들에 나가 나물을 캐고, 여름에는 시원한 수박화채를 만들어 먹으며 더위를 식히기도 한다. 가을에는 산책을 겸해서 가까운 시장에 가서 장을 보고, 겨울에는 마술공연, 풍선아트 등 지·덕·노·체를 고루 발달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계획해 봉사활동을 펼친다. 이 모든 활동은 ‘청주소망의 집’ 어르신들과 함께 하고 있다.
청원고4-H회 봉사활동의 특별함은 여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가장 큰 하이라이트는 회원들이 결연활동을 통해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자·손녀가 되어 지속적으로 교류하는 것이다. 서지오 회장은 할머니, 할아버지와 결연을 맺은 것이 오랫동안 봉사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덕분에 훈훈한 기억들이 많다고 했다.
“작년에 한동안 소망의 집에 못 간 적이 있어요. 오랜만에 봉사활동을 하러 갔는데, 글쎄 할머니께서 저를 보고 싶으셨다고 볼에 뽀뽀를 해주시면서 모아두신 과자랑 사탕을 주신 거 있죠.”
직전회장인 박세정 회원은 4-H활동을 하면서 어려운 이웃을 돌아볼 수 있게 됐을 뿐만 아니라 원만한 대인관계, 리더십, 계획수립 능력 등을 기를 수 있었고, 졸업 후 진로까지 결정할 수 있었다고 한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살아야 할까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데 4-H활동을 하면서 심리치료를 공부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을 돕고 싶어졌어요.”
주도적으로 봉사활동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회원들의 마음 씀씀이가 무척 대견하다는 장의영 지도교사는 “4-H활동을 하면서 청원고4-H회원들이 개인의 행복을 넘어 주위를 돌아보면서 보람을 찾는, 어울려 사는 삶을 배우고 있다”며 뿌듯해했다.

흙 접하며 생명 사랑 마음 길러

외부에서의 봉사활동뿐만 아니라 학교 곳곳에도 청원고4-H회원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교정 구석구석이 흙을 만지고 생명을 가꾸는 청원고4-H회의 과제학습체험장인 셈이다.
지난 8월에도 도농업기술원으로부터 국화 꽃묘 1000여개를 받아 학교 앞 화단에 가지런히 심어놓고 물도 주고 잡초도 뽑으며 정성을 다해 키우고 있다.
농촌출신인 장 지도교사는 “회원들이 흙을 접할 기회가 없는 것이 늘 안타까웠는데 4-H덕분에 흙의 정직함과 포용력을 배울 수 있게 됐다.”며 고마움을 표하며 후반기에는 회원들이 흙과 더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청원고등학교 입구에 들어서면 ‘세계로! 미래로! 으뜸 청원고’라는 슬로건이 눈에 띈다. 바른 인성과 참된 실력을 겸비한 청원고4-H회 회원들의 활발한 활동 속에서 4-H운동이 세계로, 미래로 퍼져나갈 길을 찾은 듯했다.
 〈김민진 기자 sookook@korea4-h.or.kr〉

지난 3월 청주소망의 집 근처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나물을 캐는 시간을 가졌다. 청원고4-H회원들은 결연을 맺은 할머니, 할아버지와 지점토를 빚으며 손자·손녀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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