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01 월간 제722호>
<영농현장> 유기농 기술 개발 열정으로 농장 구석구석이 실험장

양 창 근 회장 (충청북도 증평군4-H연합회)

“현재의 젊은 4-H회원들이 향후 10년에서 20년 후에는 누구보다 빛을 발하는 영농인이 되어 있을 겁니다.” 영농후계자로서 자신이 종사하고 있는 일에 굳센 믿음을 가지고 있는 충청북도 증평군4-H연합회 양창근 회장(28·증평읍 용강리 795)을 만났다. 아버지, 매형과 함께 세 남자가 수도작 9만9174㎡, 시설채소 1만8182㎡ 규모의 농장을 꾸려가고 있으며, 생산된 친환경우렁이 쌀은 인근 학교의 급식소에 출하하고, 유기농 토마토, 딸기, 포도 등은 대형마트와 직거래로 판매한다.
양 회장이 농사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대학교를 졸업한 후 군대를 다녀와서 수도작을 하고 계시던 부모님께서 시설채소로 농가의 규모를 확장하기 시작할 때부터였다. 아버지가 쌀에 접목했던 유기농 기술을 토대로 양 회장 역시 채소 재배에 친환경 농업을 고집하고 있었는데, 그 노력이 소비자의 뜨거운 반응으로 되돌아 왔다. 취재를 하는 동안에도 여러 명의 손님들이 찾아와서 이곳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유기농 야채의 명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천연배양액으로 당도 높여

그에게 이곳 농가만의 특별한 비법을 물었더니 하우스 한쪽에 즐비한 장독대를 가리키며 “이것은 특별히 제작한 천연배양액이에요. 인삼, 마늘, 쑥갓, 당귀 등을 발효시킨 건데 당도를 높이고 과육을 단단하게 하는 작용을 하지요.”라며 노하우를 밝혔다. 또 내륙지방이라 바다를 보기가 쉽지 않은 데도 일 년에 두 차례씩 바닷물을 공수해 와 염분을 조절한 후 토마토에 공급하고 있다. 바닷물은 미네랄이 풍부해서 토마토의 항산화성분을 20~30%나 증가 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꿀벌을 이용해서 자연수분을 하고, 계란껍질을 흙에 섞어 채소에 칼슘을 보충하는 등 농가 구석구석이 유기농기술 실험장이었다.
농업에 대한 남다른 애착과 기술개발의 열정을 지닌 아버지의 영향으로 양 회장 역시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즐긴다. 가을쯤에는 하우스 한 동을 비워서 농촌체험학습장을 만들기 위해 구상 중에 있다. 이미 딸기수확체험농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좀 더 영역을 확장해서 관광과 농업을 접목시킨 특별한 체험학습장을 만들기 위해 다방면으로 모색하고 있다.
양 회장은 이미 여러 농업관련 단체에서 활동하고 계신 부모님의 권유로 4년 전 4-H와 인연을 맺었다. 2008년 증평군4-H연합회 총무를 맡으며 4-H활동에 두각을 드러냈고, 현재의 회장직까지 맡게 되었다. 그는 “젊은 농업인이 점점 줄어들고 몇 안 되는 사람들마저 모일 기회가 많지 않은데, 4-H를 통해서 영농인들이 만나고 단합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라며 4-H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또 영농회원유통교육, 국제교환훈련, 중앙야영교육 등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해 농사짓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며 4-H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회원수 적어도 활발한 활동 펼쳐

양 회장의 딸기수확체험장을 찾아온 초등학생들의 모습
증평군4-H연합회 회장으로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회원 수다. 대부분의 농촌에서 인력부족을 호소하고 있는 현실이지만, 증평군은 군 자체의 규모가 작다보니 그 인원이 더욱 모자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취재에 동행한 충북농업기술원의 여우연 지도사는 “비록 타 시군에 비해 회원 수가 적지만 4-H활동을 할 때 언제나 100% 참여하고, 도 단위에서 모일 때는 특유의 쾌활함으로 다른 시군 회원들과 금새 친해져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며 칭찬을 가득 늘어놓았다.
일당백을 하는 증평군4-H연합회 5~6명의 정예멤버가 모여서 작년 가을에는 직접 기른 옥수수를 양로원에 가져다 드렸고, 올 가을에는 충주대학교 김치공학과 학생들과 함께 어려운 이웃에게 김치를 나누는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이미 학교측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약조도 단단히 받아 놨다. 양 회장은 이번 기회를 통해서 지·덕·노·체 4-H이념도 실천하고, 증평군4-H홍보도 병행해서 회원 확보에 힘쓸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앞으로 농업이 중요해지는 만큼 4-H가 담당해야 할 역할이 크다는 양 회장. 농장에서 일만 하다보면 시야가 좁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4-H활동을 하면 그럴 걱정은 없다며 앞으로도 농업·농촌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다양한 교육을 마련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민진 기자 sookook@korea4-h.or.kr〉

목록
 

간단의견
이전기사   귀농인을 위한 귀농·귀촌종합대학 출범
다음기사   푸른 대자연 속에서 4-H이념 생활화 다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