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H이념과 실천중심 활동은 도농-도시간 격차 해소에 도움
농업·자연·생명운동으로 승화 위한 적극적 지원방안 마련
본지는 연중기획으로 지난 4월 9일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을 찾았다. 오전 10시 교육감 접견실에서 만난 김 교육감은 4-H활동을 통한 청소년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양적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경기도 학교4-H회의 질적인 성장을 엿볼 수 있었다. 그동안 4-H가 농촌지도기관에서 육성됨으로써 청소년교육을 전담하는 교육기관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4-H육성의 민간추진역량을 강화하는 시점에서 시도교육감 인터뷰를 통해 일선교육현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4-H활동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농촌지도기관-교육기관-4-H본부의 유기적인 협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담 : 한국4-H본부 조두현 홍보부장, 배석 : 한국4-H지도교사협의회 백수근 부회장, 사진 : 오상록 기자〉
|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오른쪽)이 4-H활동을 통한 청소년 인성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
▷ 바쁘신 중에서도 이렇게 시간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전국의 4-H회원과 지도자들에게 인사말씀을 해 주시죠.
- 지·덕·노·체 4-H이념으로 청소년들을 육성하고 있는 4-H지도교사를 비롯한 지도자님들의 그동안 노고에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지·덕·노·체 4-H이념으로 4-H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 4-H회원들에게 격려를 보냅니다.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아니 앞으로 더 열심히 4-H활동을 펼쳐 우리 사회와 나라를 건강하게 발전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 4-H운동은 우리나라가 가난하고 희망이 없어 보이던 시절 농촌청소년들에게 지역의 4-H단체생활을 통해 꿈을 심어주면서 회의생활과 봉사활동을 통해 민주시민으로 육성해왔습니다. 교육감님의 4-H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말씀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4-H가 1947년에 우리 경기도지역에서부터 시작되었으니까 그 역사가 길고 우리나라 근대화 과정에서 성과 또한 매우 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자란 곳은 광주광역시로 도시지역이라 실제 농촌에서 생활하지는 않았지만 주변 지역의 여러 친척집을 통해 농사를 체험한 경험이 있고, 4-H에 관한 이야기와 주요 활동을 많이 들어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최근 한국4-H가 농업·농촌 이해, 녹색 체험을 주제로 폭넓은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 4-H는 과거 농촌지도기관에서 민주시민과 농촌후계인력을 육성해 왔습니다만, 지금은 학교4-H회가 92%를 차지하고 있어 시대변화에 맞게 청소년 농업-환경-생명운동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4에이치활동지원법이 제정되어 활동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고 민간 차원의 추진역량을 높여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교육기관과의 밀접한 협력, 유대관계가 미흡해 어려움이 있기도 합니다. 교육청 차원의 지원방안과 4-H의 발전과 관련, 기대사항을 말씀해 주신다면?
- 4-H활동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인성을 풍부하게 하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는데 의미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4-H가 추진하는 농촌 체험, 농작물 키우기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자연사랑, 생명존중의 정신으로 공동체적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지혜를 키울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4-H가 추구하는 농촌·자연사랑의 다양한 체험과 사업은 청소년기 바람직한 성장을 위한 종합적 교육환경으로서 의미를 가지는 것이며, 앞으로도 4-H는 청소년을 넘어 일반 대중에게까지 진작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경기도교육청 산하에도 학생회원 1만3000여명과 지도교사 480여명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적극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 총체적인 농업-자연-생명운동으로 승화하는데 보탬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 현재 성적 중심의 학교생활로 4-H를 비롯한 동아리활동이 점점 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4-H를 담당하시는 선생님들은 야외체험을 많이 하는 관계로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교육감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 오늘날 우리 교육이 안고 있는 각종 병폐현상, 해법 마련의 어려움은 그 중심에 경쟁중심, 서열화가 가져온 소위 ‘메마른 사회’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교육의 중심 가치는 협동, 협력에 기반한 상생의 교육이 되어야 하며, 그로써 사회의 공동체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교육이 ‘함께하는 공동체성’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변화될 때, 그 과정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가진 부담과 고통을 덜 수 있으며, 즐거운 학교생활을 통해 종합적 협력을 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는 변화의 길에 4-H와 같은 동아리 활동이 필요하며, 4-H활동이 표방하는 중심적 가치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 경기도교육감으로 재임하시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창의적인 민주시민 육성’을 교육지표로 표방하셨는데, 이런 생각은 언제부터 하신 것이며, 또 교육감님의 교육관을 요약해 주신다면?
- 그동안 교육활동에 임하면서, 또 우리사회 교육 현장을 경험하면서 이런 생각을 다졌고, 구체적인 실천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사회 발전과 경제 성장의 원동력은 교육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을 통해 인재를 육성한 결과가 공동체적 발전에 이바지하고, 성장을 견인했다고 봅니다.
경기교육이 표방하는 ‘더불어 살아가는 창의적인 민주시민 육성’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있는데, 특히 경기도의 경우 지역간, 계층간 격차가 매우 큽니다. 그래서 경기교육은 차별을 해소하고 교육을 통한 보편적 복지 구현에 중심을 두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교육감님께서 갖고 계신 교육철학, 경기교육의 방향과 4-H운동의 이념 및 활동에서 일맥상통하거나 합치되는 점이 있으신지 말씀해 주시지요.
- 4-H가 중심에 두고 있는 지·덕·노·체의 이념과 실천중심 활동은 경기교육에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고 봅니다. 도·농간 격차, 도시 내에서도 대도시, 중·소도시의 격차가 상존하고 있는데, 이런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별 특성과 장점을 교육에 투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곧 도시의 장점은 농촌으로, 농촌의 장점은 도시로 투입하는 방법은 격차를 해소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학생들이 서로 교류하며 건강한 노작활동을 통해 서로의 좋은 점을 수용하고, 차이를 이해하는 활동을 하는 가운데, 어떻게 하면 지역별 격차를 해소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의식을 갖춘다면, 개인적으로는 풍부하고 넓은 인성을 갖추는 것이며, 이로써 교육효과의 증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경기도의 경우 4-H지도교사에게 주는 가산점제도가 지난해부터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교육청의 4-H활동을 담당하는 부서는 다른 동아리와 다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4-H회원과 지도자들의 사기진작을 위한 행·재정적인 지원과 제도가 뒷받침되었으면 좋겠는데, 교육감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 실무적인 부분은 관계부서에서 적극 검토하기로 하겠습니다. 우리 교육청의 경우 지난해 4-H활동 지원을 위해 교사, 학생 등에 대한 표창을 실시했으며, 교육국장님이 경기도4-H후원회의 당연직 이사로 있으면서 후원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학교4-H회장단 리더십 캠프, 학교4-H지도교사기본교육, 4-H경진대회, 4-H과제발표대회 등 경기도의 4-H관련 행사와 활동에 우리 교육청에서도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지원활동에 참여할 것입니다. 또 경기도청소년녹색체험학습장 안내 시 4-H관련 내용을 함께 안내하여 농업, 농촌을 이해토록 하는 활동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경기도 학생4-H회원들을 지도하고 있는 선생님들과 민간지도자, 회원들에게 하시고 싶은 당부의 말씀은?
- 4-H운동이 가지고 있는 자율성, 자발성, 자연친화성의 덕목을 우리 학생들이 계승하여 스스로 긍정적인 품성을 도야할 수 있게 헌신적인 노고를 아끼지 않고 계시는 지도자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학생들은 가르치는 선생님의 정성과 진정성에 많은 감동을 받는다고 합니다.
이처럼 4-H회원, 지도자들의 노력이 축적되면 이것이 사회교육이 되는 것이고, 건전한 사회운동으로 발전하는 것입니다. 아무쪼록 4-H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의 노고와 정성이 우리사회 건전한 청소년 육성을 견인하고 미래교육을 밝히는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 바쁘신데 오랜 시간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리며, 한국4-H 발전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과 관심을 기대하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