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시 무선중학교
2년 앞으로 다가온 세계박람회 준비로 도시 곳곳이 활력이 넘치는 전라남도 여수시. 청정한 옥빛 바다와 절경을 이룬 섬들이 마치 한 폭의 그림이 되어 기자를 맞아준 곳은 무선중학교(교장 김진윤)였다.
2002년 조직된 무선중학교4-H회(회장 김성우·2학년)는 전교생 1155명 가운데 22명의 4-H회원들이 야생화 탐사활동을 통한 UCC 제작을 비롯해 학교 텃밭 가꾸기, 각종 봉사활동 등을 펼치며 무더운 여름 더위를 잊고 4-H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UCC 동영상 제작으로 회원 관심 유도
무선중학교4-H회는 조직된 지 약 10년이 되었지만 사실 이렇다 할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올해 김홍렬 지도교사가 새로 부임하면서 4-H활동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2, 3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4-H회원들은 매월 첫째 주 토요일 오전 시간을 이용해 활동하고 있다. 격주 간으로 여수시농업기술센터(소장 김유곤)를 방문해 여러 시설들을 견학하면서 센터 주변에서 자라는 야생화를 관찰하고,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 촬영을 하기도 한다. 2~3명이 한 조를 이뤄 자료를 모으고, 서로 찍은 사진을 비교해 보면서 농업을 이해하는데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UCC 동영상을 제작할 때에는 김 교사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점차 생명과 환경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청소년들의 교육적인 측면에서 4-H활동만큼 이를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교육방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경쟁에서 살아남는 법을 가르치기 보다는 작물 가꾸기 같은 농심 프로그램을 통해 씨를 뿌리고 꽃을 피우기까지의 과정을 중요시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할 줄 아는 공동체의식을 회원들이 가슴 속에 간직하기를 바랍니다.”
이렇듯 4-H에 대한 애정을 표시하는 김 지도교사는 요즘 학생들이 관심이 많은 UCC를 4-H활동과 접목한다면 농업을 자연스럽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이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4-H회원을 모집했다. 연말에는 UCC 제작결과를 모아 발표회를 가질 계획이다.
김 지도교사는 거문도의 한 중학교에서 4-H지도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외딴 섬이다 보니 자연환경을 이용한 4-H활동이 주를 이루었다. 주된 활동이 야생화 사진 찍기였는데, 호기심 많은 회원들이 무척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그렇게 활동을 하면서 ‘사랑이 꽃피는 즐거운 학교’라는 주제로 UCC 동영상을 출품해 전남도교육청이 주관한 교육 동영상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차지하기도 했다. 올해 전라남도4-H지도교사 신규과정 연수에 참가해 지도역량 계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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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중학교4-H회는 다문화가정 자녀와 함께 독서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해 지역사회를 돌보고 있다. |
토마토 농장을 견학하며 지역농업 현황을 조사하고 있는 무선중4-H회원들의 모습. |
정서순화에 으뜸인 텃밭 가꾸기
40㎡되는 학교 텃밭에는 상추, 치커리, 호박, 고구마 등을 심어 가꾸고 있다. 계절에 맞는 농작물을 그때그때 심어 물을 주고, 잡초도 뽑으며 정성스럽게 돌보고 있다. 모종 심기부터 수확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회원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고 있다. 다 자란 작물은 수확해서 나누어 먹기도 한다.
김성우 회장은 “제가 UCC에 관심이 많아 4-H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텃밭 가꾸는 모습을 보고 4-H활동이 그저 힘든 노작활동이라는 인식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부모님이 하시는 농사일이 이렇게 힘든 거였구나 하는 반성과 함께 농업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라며 듬직한 한마디를 던졌다.
무선중학교 4-H회원들은 학교 쓰레기 분리수거에도 앞장서 재활용기금을 조성해 4-H활동에 필요한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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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일 어린이날 어린이와 함께 화분 만들기를 하고 있는 무선중4-H회. |
무선중4-H회는 텃밭을 가꾸며 자연과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농심을 키워가고 있다. |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는 봉사활동
또 다른 활동으로는 홀몸노인을 위한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첫째 주와 셋째 주 토요일 오후를 이용하는데, 홀로 거주하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찾아 준비해 간 쌀음료를 함께 마시며 말벗이 되어 드리고 있다. 또한 인근 아파트에 몽골에서 이주해 온 가정이 있어 초등학생과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다문화가정 자녀와 독서하기’ 프로그램을 전개해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하는 4-H활동으로 훈훈한 감동을 지역사회에 곳곳에 전파할 계획이다.
“우리 회원들이 4-H활동을 통해 농업을 이해하고 장차 농업분야에 진출하는 학생들이 늘어나야 합니다. IT와 농업이 접목되는 현장을 견학하고 체험활동을 다양화해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김 지도교사는 “농업이 3D 업종이 아닌 우리의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지구촌의 미래를 이끌 유망한 분야라는 것을 회원들이 배웠으면 좋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좋은 것을 더욱 좋게’ 4-H이념을 실천하는 무선중학교 4-H회원들의 힘찬 비상(飛上)을 기대해 본다.
〈정동욱 기자·just11@korea4-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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