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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성 감사는 27년간 재직하던 교수직에서 퇴임한 후 제주한란 재배를 비롯한 영농생활을 즐기고 있다. |
문 의 승 감사 (제주특별자치도4-H본부)
제주특별자치도 문의승 감사(68·제주시 연동)는 4-H회원들의 대부로 통한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4-H활동을 시작한 문 감사는 4-H정신이 몸에 배어 있다. 말이 아닌 실천으로 4-H이념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데 힘쓰고 있는 그의 4-H에 대한 열정을 회원들은 존경하고 따른다.
5월의 푸르름이 햇살에 일렁이고 제주한란의 향기가 물씬하게 풍기는 문 감사의 농장을 찾았다. 문 감사는 제주산업정보대학에서 27년간 재직하다 3년 전에 정년퇴임하고 복합영농을 하고 있다.
정년퇴임 후 복합농장 경영
그를 따라 1300여㎡의 비닐하우스에 들어서니 시금치, 고추, 오이, 동부, 상추, 열무, 얼갈이배추, 키위 등 신선한 유기농 야채들이 가득했다. 직접 재배한 채소들은 사위가 경영하는 식당에 신선하게 공급되고 있으며, 인근식당과 이웃에게 그냥 나누어 준다고 한다.
또한 파초일엽과 소재류로 쓰이는 맥문동이 눈에 띈다. 파초일엽은 꼬리고사리과 상록다년초로 고급식물이라고 했다. 필리핀, 인도에서 들여온 나무를 직접 기계로 절단하여 만든 화분에 담긴 화초들이 싱그럽다.
기자를 더욱 놀라게 한 것은 20년 전 교수재직시절부터 틈틈이 재배해온 제주한란 농원이었다. 조직배양실을 갖추었고 1650㎡ 규모에 10만촉의 제주한난이 재배되고 있었다. 도매가로 30촉은 9만원, 20촉은 6만원, 15촉은 5만원에 판매되고 있다고. 양란은 볼륨이 크고 일시적이며 순간적인 축하상품으로 일반화되고 있는 반면, 제주한란은 미래지향적이고 온화하며 향기가 은은한 명품으로 평가받는다.
제주한란을 키우는 데는 계절마다 그 방법이 약간 차이가 난다. 그것은 겨울에는 10일에 1번, 여름에는 3일에 1번, 가을에는 1주일에 한번 물을 주는 일이다. 제일 신경을 쓰는 계절은 봄으로 5일에 한 번씩 물을 주는데 태양열이 강하기 때문에 습도조절이 중요하다고 한다.
문 감사의 전공은 정치학으로 대학에서도 학생들에게 복지행정을 가르쳤다. 그런 그가 이처럼 농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초등학교시절부터 4-H를 통해서 농업·농촌을 사랑하는 마음을 배웠기에 가능하다고 말한다. 제주도4-H연합회 초대회장을 지냈으며, 제주시4-H후원회장, 제주도4-H후원회장을 거쳐 현재 제주도4-H본부 감사를 맡고 있다.
10만촉의 한란 재배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서도 크게 기여했는데, 지도자연합회를 조직·운영하고, 제주도의 특성을 살려 영농법인을 만들어 운영했으며, 현재도 농협대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남다른 열정은 교수 재직 시에도 복지행정과를 맡으면서 부동산학과를 개설하였고, 학교발전위원회를 조직하여 대학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지난 개교30주년 기념식에서는 학교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감사패를 받았는데, 이 자리에서 학교에 제주한란 2000촉을 기증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그는 4-H대상을 비롯해서 산업훈장을 수상하였고 4-H운동 60주년 한마음대회에서 모범4-H지도자상을 수상했다.
문 감사는 지난 해 제주도4-H본부가 결성되고 감사를 맡아 제주4-H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4-H활동 기금마련에 4-H지도자들이 적극 동참하고 전국적으로 힘을 모아야한다”고 강조한다.
평생 제주4-H발전에 힘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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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 구석구석을 안내하며 설명하고 있는 문의성 감사. |
지난 27년간 길러낸 특별한 제자도 많은데, 같이 동행한 제주도4-H연합회 박미현 회장은 교수시절 눈에 띄는 똑똑한 제자였다고. “박 회장이 앞으로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지도자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가 크다”면서 격려를 했다. 또 이번 지방선거에 도의원으로 10명의 제자들이 출마하는데 문 감사는 제주한란에 리본을 달아서 격려해 줄 거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사랑하는 아내와 1남 1녀, 5명의 손주와 함께 다복한 가정생활을 하는 문의승 감사. 은퇴 후에 본인이 직접 농사를 지어서 농산물을 이웃과 나누는 여유로운 삶의 모습을 읽을 수 있었다. 또한 4-H정신을 후배들에게 심어주고 그동안의 경험으로 4-H와 지역사회의 발전에 힘쓰는 문 감사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진정 ‘좋은 것을 더욱 좋게’, ‘실천으로 배우자’는 4-H금언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다.
그의 열정이 제주4-H를 더욱 더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새 희망의 바람이며 힘이리라. 그러나 이 4-H정신의 힘은 너무 지나치지 않게 제주한난의 향기처럼 은은하게 다음세대로 전해지는 최고의 선물이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이성숙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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