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01 월간 제719호>
<영농현장> 전원적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신세대 청년농업인

조 영 주 회장 (경상북도4-H연합회)

“많은 돈을 벌기보다는 행복한 삶을 살기를 원합니다. 아내와 자녀들과 함께 즐거운 추억도 많이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오히려 농사는 아내와 항상 같이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여기 우리 사과농장에 피어 있는 민들레꽃처럼 전원생활을 즐기는 거죠.”
조영주 회장(영천시 화북면 오산리·29)은 일찍부터 농업을 선택해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가꾸어 가고 있다. 전원적 삶이 주는 가치를 깨닫고 농업을 자신의 직업으로 선택한 신세대 청년농업인이다. 그에게 농업은 3D업종이 아니라 그 어떤 직종보다도 보람되고 행복한 일감이라고 한다.
조 회장은 영천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할아버지와 부모님의 영농을 이어받아 과수 전업농으로 농업에 종사하고자 한국농업대학 과수학과에 입학했다. 고등학생 때는 경영학과로 진학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나 당시 IMF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농업에 대한 생각을 새롭게 갖게 되었다. 특히 전국사과품평회에서 1등을 2번이나 하신 할아버지께서 사과농사를 하시는 모습이 조 회장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농사·4-H활동에 아내 내조 결정적

한국농업대학 졸업 후 조 회장은 영농을 본격적으로 시작함과 동시에 2003년 결혼하여 아내 김미현씨와 아들 현우, 딸 혜린이를 둔 가장이다. 농사일뿐만 아니라 4-H활동을 하는데 가장 큰 힘이 되어 준 사람은 바로 아내였다고 한다. 아내 김미현씨는 “농사일이 밖에 나가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힘들 때도 있지만 남편과 항상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복합영농을 할 때는 시간이 나지 않아 힘이 들었지만 이제는 오직 사과농사만을 하고 있어 시간을 활용해 여행도 다니며 문화생활도 하면서 일하고 있다고 한다. 역시 신세대다운 발상이다.
9900여㎡정도 되는 조회장의 싱싱과수원은 보현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어 사과의 맛과 향이 일품이라고 한다. 해발 1124m의 보현산은 주야간 온도차가 심해 이곳에서 자란 사과는 당도가 높고 맛과 향이 좋으며 육질이 단단하다고.
50년 된 큰 사과나무의 절반을 4년 된 작은 사과나무로 바꾸어 현재는 투자단계로 아직 충분한 매출이 나오지는 않고 있지만 몇 년 후에는 연 5000~6000만원 이상의 매출이 날 것이라고 한다.
조 회장은 제초제와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유기질 비료만을 이용한 친환경재배를 하고 있다. 편의를 위해 제초제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소비자들의 몸에 해로울 뿐만 아니라 사과의 맛과 질 또한 떨어뜨리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가는 힘든 작업이지만 풀이 자랄 때마다 일일이 관리해주고 있다고 한다. 좋은 토양 아래 좋은 과실이 열리듯이 매년 봄이면 사과나무 아래로는 온갖 야생화와 민들레꽃이 한가득 피어난다고 한다.
 아내 김미현씨는 사과를 가공한 천연비누를 생산하여 판매도 하고 있다. 사과 판로를 직거래로 늘리기 위해 인터넷 쇼핑몰 ‘하이팜’을 이용하여 싱싱과수원 홈페이지도 운영하고 있다. 싱싱과수원 홈페이지에 가면 예쁜 농장 사진뿐만 아니라 조 회장 부부의 일에 대한 보람과 긍지를 느낄 수 있다.
조 회장의 목표는 예쁘게 과수원을 가꾸어 뜻을 같이 하는 4-H회원들과 함께 사과농장, 사슴농장, 목장, 화훼농원 등을 묶는 관광농업(Agritourism)을 하는 것이다. 조 회장 부부는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꿈을 향해 나아갈 거라고 한다.

야영대회·도 경진대회가 큰 과제

<학생4-H회원 출신인 조영주 회장은 학생4-H회원들의 농촌체험교육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
2008년 영천시4-H연합회장으로 준비했던 야영교육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조 회장은 자신이 그랬듯이 “많은 학생4-H회원들이 영농4-H, 일반4-H로 이어지는 활동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뒤 “여회원들이 많이 참여하는 4-H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 조 회장은 경상북도4-H연합회장으로서 자신의 가장 큰 과제는 경북 안동에서 개최될 중앙야영대회와 하반기에 개최될 도 경진대회를 잘 치르는 것이라고 한다. “4-H활동은 힘들기도 하지만 사회생활을 위한 노하우를 배우고 또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하는 조 회장은 “장인, 장모님이 농사짓는 것을 반대하셨는데 도연합회장이 되었을 때 매우 기뻐해주셨다”며 “4-H활동은 우리 청년농업인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우리 농업·농촌을 희망차게 만들어가는 힘을 불어넣어주고 있다”고 4-H의 소중함을 역설했다.
취재에 도움을 준 영천시농업기술센터 장은석 지도사는 “조 회장은 책임감이 강하고, 스스로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는 청년”이라며 “바쁜 생활 속에서도 4-H를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임원을 맡아 4-H연합회 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칭찬한다.
4월 중순이면 따스한 봄기운을 머금은 사과나무가 기지개를 켜고 사과꽃이 활짝 필 때인데, 올해에는 일조량 부족과 이상 저온현상이 계속되면서 4월말이 되어서야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싱싱과수원에 하얀 사과꽃이 활짝 피면 노란 민들레꽃과 어울려 더할 나위 없는 한 폭의 그림이 될 것 같다.
 〈김병호 팀장·bluesky@4-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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