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여자상업고등학교
빛고을 광주광역시에 자리잡은 전남여자상업고등학교(교장 염동련)는 여학생들로 가득한 학교답게 말끔하게 정리된 조경수와 연못이 어우러진 정원을 배경으로 아기자기한 4-H활동이 학교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1983년 조직된 전남여상4-H회(회장 박지혜·3학년)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채 전교생 1000여명 가운데 65명의 4-H회원들이 전통문화 계승을 위한 풍물반 운영을 비롯해 텃밭 가꾸기를 통한 농심함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알토란처럼 짜임새 있는 활동을 더해 가고 있다.
전남여상4-H회원들의 중점적인 활동은 사물놀이와 텃밭가꾸기. 흥겨운 우리전통가락을 익히고 흙을 일구며 마음을 아름답게 가꾸고 있다.
사물놀이 배우며 전통문화 계승 전수
1995년 광주광역시농업기술센터에서 사물놀이패 구성에 필요한 악기를 기증받아 8명으로 시작한 4-H풍물패는 해를 거듭하며 회원 수가 늘어나 현재 35명에 이른다. 음악을 가르치고 있는 차경남 4-H지도교사의 열정과 전통문화의 소중함을 사물놀이로 계승하고 있는 4-H회원들이 뭉쳐 우리 가락의 멋을 이어가고 있다.
주로 점심시간을 활용해 틈틈이 연습을 하는 회원들은 교실과 떨어진 건물에 마련된 음악실에서 호흡을 맞춘다. 장구, 소고, 북, 꽹과리 등 각자 맡은 역할에 따라 기량 차이가 많은 경우도 있었지만 꾸준한 연습을 통해 실력을 고루 향상시킬 수 있었고, 드디어 2004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게 되었다. 광주광역시 북구청에서 주관한 청소년 문화제에 참가해 사물놀이 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해 실력을 인정받게 된 것.
“돌이켜보면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활동해왔던 풍물4-H회원들이 여러 학교에서 온 학생들과 겨뤄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갖게 된 중요한 계기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전남여상 학우들의 큰 잔치로 매년 10월 교내에서 열리는 포원예술제가 다가오면 멋들어진 풍물 연주를 선보이기 위해 점심시간은 물론 방과 후에도 남아 연습에 매진한다.
포원예술제의 사물놀이 경연은 축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만큼 화려하고 학생들의 호응도 좋다.
준비 과정에서 선배4-H회원들이 각기 맡은 풍물 기능을 후배들에게 하나라도 더 전수해 주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모습에 기특하고 대견스러움을 새삼 발견했다는 차 지도교사.
풍물4-H반은 각종 경연대회와 거리축제 참가는 물론, 고아원과 양로원 등을 방문해 소외된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며 행복한 세상 만들기에 일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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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여상4-H회가 자랑하는 4-H풍물패는 풍물놀이 실력이 뛰어나 교내 축제의 하이라이트를 담당한다. |
전남여상4-H회 채소나라반 회원들이 가꾼 4-H꽃동산은 타 학교 교사들이 벤치마킹할 정도로 정돈이 잘 되어 있다. |
텃밭 가꾸기 인성교육에 안성맞춤
풍물4-H반이 전통문화계승활동을 통해 4-H이념을 실천하고 있다면, ‘채소나라반’ 동아리 학생들은 텃밭재배와 꽃동산 가꾸기로 자연친화적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교정 한 쪽에 조성해 놓은 조그만 텃밭이 전남여상 4-H회원들이 자연을 벗삼아 4-H이념을 실천하는 체험학습장이다. 각종 채소를 재배하며 도시에서 접하기 힘든 농촌체험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곳이다. 상추, 시금치, 무, 배추, 감자, 호박, 도라지 등 계절에 맞는 농작물을 그때그때 심어 물을 주고, 잡초도 뽑으며 정성스럽게 돌보고 있다.
모종 심기부터 수확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회원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고 있다. 다 자란 작물은 수확해서 나누어 먹기도 한다.
채소나라반 회원들을 이끌고 있는 송원근 지도교사는 “아파트 생활에 익숙한 도시 학생들에게 4-H활동은 정서 순화는 물론 농심을 함양하는데 더 없이 안성맞춤인 청소년활동이죠”라고 강조한다. 1983년 이 학교에 처음 4-H를 조직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차경남 지도교사와 함께 전남여상4-H회원들이 다양한 활동을 체험하고 배울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있다.
타 학교에서 4-H꽃동산 벤치마킹
4-H꽃동산은 전남여상4-H회원들의 또 하나의 자랑거리다. 크고 작은 길을 따라 가지런하게 놓여 있는 여러 종류의 꽃은 학생들에게 좋은 심성을 길러주고, 꿈많은 여고시절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주고 있다.
광주광역시농업기술센터의 지원과 4-H회원들의 부지런한 손길을 거쳐 만들어진 이 꽃동산은 많은 타 학교 교사들이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할 정도로 학교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에도 일익을 담당했다.
차 지도교사는 “여러 다양한 과제활동을 통해 4-H회원들이 농촌을 이해하고 호연지기를 길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빛고을’ 광주에서 최고로 빛이 나는 전남여상4-H회의 더욱 발전된 모습을 기대해본다.
〈정동욱 기자·just11@4-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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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여상4-H회 회원들이 취미활동과제로 도자기 공예를 하는 모습. |
화초 가꾸기 과제학습을 하기 위해 강의에 집중하고 있는 전남여상4-H회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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