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정 행 회장 (충청남도4-H연합회)
겨울이 지나감을 아쉬워하는 꽃샘추위가 물러가고 따스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었던 3월 말, 딸기가 빨갛게 영글어가듯 영농계획을 차근차근 실천해가며 자신의 꿈을 조금씩 이뤄가고 있는 조정행 충청남도4-H연합회장(29·홍성군 구항면 공리)을 만났다.
좋은 딸기 출하 위해 각고의 노력
“초등학교 시절부터 집안 농사일을 거들다보니 농사를 짓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는 조정행 회장. 그러나 부친의 권유와 농업에 대한 생각의 변화로 한국농업대학에 진학해 2003년 졸업 후 부모님과 함께 본격적으로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조 회장이 재배하는 딸기의 종류는 촉성딸기로 작년 11월부터 수확하기 시작해서 오는 4월 막바지 수확을 앞두고 있다. 현재 6동의 딸기하우스(총 3300㎡)에서 수확하는 딸기는 ‘하얀꽃 첫사랑 딸기’라는 브랜드로 출하되며, 서울청과에 전량 유통되어 서울 가락동농수산물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2kg짜리 박스(500g단위 딸기팩 4개)로 납품하고 있으며 1만6000원에서 2만원 사이에 거래되고 있다. ‘하얀꽃 첫사랑 딸기’는 고품질 명품 딸기 생산을 위해 홍성군에서 최초로 조직된 ‘홍성 신활력 딸기연구회 광역작목회’에서 만든 브랜드이다. 조 회장은 이 작목회의 막내로 궂은일을 도맡아하며 더욱 좋은 품질의 딸기를 생산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서울청과 외에도 다양한 유통망을 개척해 안정적인 소득창출을 이뤄낼 것이라고 한다.
“딸기는 농약이 필요 없는 작물로 물 조절이 딸기의 당도와 크기를 결정하는 키포인트”라고 설명하는 그는 물을 많이 주면 병도 쉽게 생길뿐더러 크기가 작고 맛이 없어진다고 했다. 딸기 농사를 시작한지 8년이 됐지만 각각의 하우스 상황에 맞도록 물을 관리하는 데 가장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조 회장의 딸기 하우스는 3중 비닐로 되어 있으며, 각 하우스마다 자동온도감지센서가 있어 일일이 신경 쓰지 않고 적정재배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각 하우스마다 소비(巢脾) 4~5개가 들어있는 벌통을 비치, 벌을 이용해 딸기 수정을 하고 있다. 이렇게 친환경농법으로 딸기를 재배한 결과 작년까지 무농약 인증 농가로 지정됐으며, 올해도 다시 무농약 인증 농가 지정을 신청해 놓았다.
그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하우스 한 동에 3500개 정도의 묘가 들어가는데, 딸기가 잘 자라게 하기 위해서는 꽃을 일일이 따줘야 하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매우 힘들다고 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농촌진흥청 딸기시험장 이원근 박사에게 자문을 구하면서 새로운 육묘법을 개발 중에 있다.
조 회장은 딸기 외에도 수도작 2만여㎡와 한우 번식우 10마리를 키우며 영농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앞으로 수도작의 규모를 키우고 대규모 축사단지를 조성해 대농으로서의 입지를 다져갈 것”이라는 그는 얼마 전 마을 바깥쪽의 논 6600㎡을 구매해 놓은 상태였다. 또한 이앙기, 트랙터, 콤바인으로 연로하신 분들의 농사를 지어주며 신뢰를 쌓아가고 있었다. 이러한 노력은 마을 어르신들이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될 경우 그 농지를 조 회장이 구매하거나 임대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성장하기 위한 발걸음을 차분히 내딛고 있는 모습은 지역 농업을 이끌어갈 리더로서의 자질을 대변해주는 듯 했다.
“다양한 사업으로 4-H위상 높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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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4-H연합회를 힘차게 이끌고 있는 조정행 회장(오른쪽)과 조 회장의 든든한 지원군인 모친 김계자씨(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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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농사를 짓기 위해 홍성으로 내려와 산업기능요원을 신청하면서 농업기술센터 4-H담당지도사의 추천으로 4-H연합회에 가입해 활동을 시작했다는 조 회장.
“처음에는 4-H가 무엇인지 아무것도 모르고 4-H모임에 참석했죠. 하지만 활동을 하면서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변하는 제 자신을 느꼈습니다.” 2005년 홍성군4-H연합회 부회장을 지냈던 그는 홍성군4-H연합회장, 충남4-H연합회 총무, 부장, 부회장을 거쳐 올해 충남4-H연합회장으로 활동하며 충남4-H활동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조 회장은 농사철에 농사를 짓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 4-H회원들이 무료로 이앙을 해줌으로 지역에서 입지를 다져갈 수 있는 벼육모 이앙봉사활동을 준비하고 있었다. 또한 여름에는 영농회원과 부모님이 1박2일간 함께 참여하는 행사를 마련해 부모님들께 4-H활동을 소개하고 회원과 부모님과의 대화의 시간을 만들어 4-H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이 외에도 충남4-H본부와 충남농업기술원과 연계해 회원들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4-H는 젊은 영농인들이 우리 농업·농촌을 위해 순수하게 교육·봉사하는 단체잖아요. 이러한 뜻을 갖고 모인 청년들이 지역에서 활동하며 농업을 지켜가는 모습이 아름답지 않습니까? 그 모습을 끝까지 잃지 않는 제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4-H를 향한 순수한 열정을 지켜가겠다는 조 회장의 우직함이 4-H와 우리 농업의 앞날을 밝게 비춰주길 희망한다.
〈오상록 기자·evergreenoh@4-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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