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01 월간 제718호>
<학교4-H 탐방> 다양한 지역문화체험·봉사활동으로 올바른 인격 함양

전북 임실군 오수고등학교

방송매체를 통해 접하게 되는 입시위주의 교육행정과 각종 사건·사고로 사제(師弟)간의 끈끈한 정이 사라지고 있는 교육현장은 진정한 교육이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4-H회를 통한 다양한 활동으로 교사와 회원들 간의 신뢰를 쌓아가고 있는 전북 임실군 오수고등학교4-H회(교장 이현기, 지도교사 지강재·임상호, 회장 김창신)를 찾았다.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농심을 길러주고, 아이들과 친밀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 임실군농업기술센터의 자문을 받아 2006년도에 4-H회를 조직하게 됐다”는 지강재 지도교사. 현재 48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는 오수고4-H회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동아리 활동만을 해오다가 작년부터 계발활동시간까지 확보해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오수고등학교4-H회는 2008년부터 관촌 도화지에서 도예 및 한지공예체험을 하며 우리 전통문화의 소중함을 깨닫고 있다. 회원들이 정성들여 국화를 키우는 모습. 11월이 되면 대국과 소국이 만발해 교내 구석구석을 수놓는다.

회원들이 직접 국화 150여분 키워

오수고4-H회는 2007년부터 지속적으로 국화재배를 실시하고 있다. 회원들은 4월에서 5월 사이 대국, 소국 모종을 삽목하는 것을 시작으로 8월까지 순지르기, 지줏대 세우기 등 국화를 피울 수 있는 준비를 마친다. 10월까지 국화 관리를 잘 하면 150여개 화분에서 활짝 핀 대국과 소국을 감상할 수 있게 된다. 회원들이 피운 국화는 학교 분위기를 화사하게 바꿀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정서함양에도 도움을 주고 있어 학교에서 모종 및 비료 등을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고 있다. 국화 모종이 부족할 경우에는 학교 주변의 농업계 고등학교에서 추가로 구입해 키울 정도라고. 김창신 회장은 “모종을 삽목하고 물과 비료를 주면서 관리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가을에 꽃을 피우고 친구들이나 선생님들께서 좋아하시는 것을 보면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교내 화단 정리도 4-H회가 도맡아서 하고 있다. 철이 지나 시들어버린 꽃이나 잡초 등을 4-H회원들이 뽑아 학교 환경을 깨끗이 유지시키고 있다.
한편 회원들은 멀티미디어실을 이용해 한국4-H본부 홈페이지를 방문, 홈페이지에 수록된 4-H이념 설명 및 교육자료를 이용해 4-H회원으로서 갖춰야할 소양을 함양하고 있다.

갖가지 지역문화축제에 참여

오수고4-H회의 활동은 교외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전통문화 및 지역문화체험과 지역축제참여, 봉사활동에 초점을 맞춰 활동하는 오수고4-H회는 여느 학교4-H회의 참여활동보다 왕성하다.
학교 가까이에 있는 임실 소충사, 사선대 견학은 물론이고, 임실군의 대표적인 지역축제인 소충·사선문화제와 오수의견문화제에 참가해 전통문화체험 부스도 운영하고, 축제 시작 전 의자배치 및 부스 설치도 도맡아 하고 있다. 특히 소충·사선문화제 기간에 개최되는 풍물경연대회에 4-H회원들이 참여한 풍물부가 입상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임실 옥정호 주변에서 열리는 옥정호마라톤대회에 일부 회원은 직접 뛰기도 하고, 물품보관소에서 참가자들의 소지품을 관리하는가 하면 마라톤 코스에서 물을 나눠주는 등 다양한 형태로 지역축제에 기여하고 있다.
2008년부터 매년 관촌 도화지에서 실시하는 도예체험은 회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체험 중 하나이다. 회원들이 직접 흙을 빚어 도자기를 제작해 가마솥에 구워볼 수 있고, 다 구워진 도자기는 도화지에서 학교로 전달돼 회원들이 자신의 작품을 집에 가지고 갈 수 있기 때문. 이 외에도 한지를 이용한 넥타이 만들기, 다과 그릇 만들기 등 체험활동을 통해 우리 전통의 멋을 이해하고 소중히 여길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다.
오수고4-H회의 활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치매 환자를 돌보고 있는 ‘임실 사랑원’을 방문해 시설 주변 환경정리뿐만 아니라 환자들의 옷, 이불 등을 빨아 환자들이 깨끗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환자들과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그들의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도록 봉사하고 있다. “활동 초기에는 아이들이 많이 힘들어 했지만, 봉사를 계속 하면서 돕는다는 것의 참 의미를 깨달아 즐겁게 활동하고 있다”고 지강재, 임상호 지도교사는 귀띔했다.

지역축제 준비를 돕고 있는 오수고4-H회. 지역축제 봉사를 통해 4-H를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오수고4-H회는 한국4-H본부 홈페이지를 이용해 4-H회원의 기본소양을 익힌다.

4-H활동하며 사제간 돈독한 정 쌓아

“이렇게 많은 활동을 선생님과 함께 하다 보니 선생님과 저희들과의 정이 깊어져 가는 걸 느껴요.” 오랜 시간 얼굴을 맞대고 지역의 이곳저곳을 누비며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정이 쌓이게 됐다는 것. 교내외에서 활동할 때 휴대용 버너를 가지고와 라면을 끓여먹기도 하고, 간식을 준비해 함께 나눠먹는다고 하니 김창신 회장의 말을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요즘 아이들은 올바른 인격 함양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 안타깝다”는 두 지도교사는 앞으로 교내 비닐하우스에서 작물 및 원예 재배를 통해 농심과 인격을 갖출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회원들을 올바른 민주시민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지도교사의 노력과 지도교사를 신뢰하며 최선을 다해 4-H활동을 펼치고 있는 회원들이 만들어 가는 오수고4-H회의 힘찬 전진을 기대해본다.
 〈오상록 기자 evergreenoh@4-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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