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 사직중학교
|
<김수동 교장>
|
대한민국에서 야구의 열기가 가장 뜨거운 부산광역시 사직동에 위치한 사직중학교(교장 김수동)에서 4-H이념 아래 농촌체험활동과 지역환경탐사 및 지역문화체험으로 농촌사랑·자연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사직중학교4-H회(회장 강병진, 지도교사 김옥자)를 방문했다.
“전형적인 도시의 모습을 갖고 있는 이곳 학생들에게 농촌과 자연을 인식시켜주고 싶어서 4-H회를 조직하게 됐습니다.”
2004년 사직중학교로 전근을 오게 된 김옥자 지도교사는 농업·농촌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학생들에게 우리 농촌의 푸근함과 구수함을 전해주기 위해 권경준 지도교사(부산 덕천여중4-H회, 현 부산광역시4-H지도교사협의회장)의 도움을 받아 회원들과 함께 4-H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현재 29명이 활동하고 있는 사직중4-H회는 계발활동 시간 외에도 쉬는 토요일과 평일 짬이 나는 시간을 활용해 활동하고 있다.
회원들의 시각 바꾼 농촌체험
1년에 2번 갖는 농촌체험활동은 도심에서 자라난 회원들에게 농업·농촌뿐만 아니라 회원들의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하는 소중한 활동이다. 회원들은 부산에서 농촌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명지동을 방문해 직접 흙을 밟고 감자를 캐며 땀 흘림의 소중함을 느끼는 시간을 가진다. 김 지도교사는 “감자를 캐던 중 지렁이를 실제로 처음 본 회원이 있어서 비명을 지르며 바들바들 떨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흙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손으로 감자를 캐는 모습을 보고 흐뭇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또한 사직중4-H회는 방학기간을 이용해 울주군에 있는 농촌체험마을에서 2박3일간 천연염색, 도자기 만들기, 경단 만들기 등을 하며 우리 농촌문화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하기도 했다. “회원들 중에는 외양간, 비닐하우스에 처음 들어가보는 회원도 있었다”고 말해주는 김 지도교사의 대답속에서 도농교류의 절실함을 느낄 수 있었다.
사직중4-H회는 이러한 농촌체험활동 모습을 담은 사진을 학교 홈페이지에 올려 다른 학생들과 공유하며 4-H활동의 참 의미를 전하고 있다. 그 결과 매년 3월 동아리모집 시, 굳이 홍보를 따로 하지 않아도 많은 학생들이 김 지도교사에게 활동하고 싶다고 미리 부탁할 정도라고. 그만큼 도시학생들이 농촌체험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
사직중4-H회 회원들이 온천천의 생태를 탐사하기 위해 하천의 물을 직접 떠서 관찰하고 있다. |
교내에 마련된 아담한 사직중4-H회 농원. 비록 자그마한 화단이지만 회원들이 정성들여 가꾸고 있다. |
지역 환경지킴이 역할 담당
2008년에는 한국4-H본부에서 주관한 과제활성화사업에 응모해 낙동강·온천천 탐사를 펼치며 지역의 생태계와 환경상태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회원들은 낙동강 하구에 토사가 퇴적되어 형성된 을숙도 주변에서 생태계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생태계 조사를 펼쳤다. 또 부산의 하천인 온천천의 물을 직접 떠서 미생물 개채수를 관찰하고 하천의 오염상태를 사진으로 찍어 환경오염에 대한 기사문을 작성해 물의 소중함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지연 회원은 “낙동강에 갔을 때 배를 타고 깊숙이 들어가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낙동강 탐사를 하면서 부산 시민의 식수인 낙동강 보존에 대해 깊이 행각해볼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직중4-H회의 활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리 크지 않지만 교내에 4-H농원을 조성해 회원들이 직접 꽃에 물을 주며 기를 수 있도록 해 생명의 소중함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9월에는 정신지체장애인 보호시설인 ‘선화의 집’을 방문해 보호시설을 청소하고, 장애인들과 함께 운동을 하는 등 봉사활동을 했다. 봉사활동을 했던 한 회원은 “정신지체장애인이라서 무섭고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함께 운동하면서 마음도 열게 되고, 나와 같은 인격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생기게 된다면 꼭 참여하고 싶다고 의지를 보였다.
12월 말에는 동래 온천장 출신인 우장춘 박사의 기념관을 방문해 우장춘 선생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농업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와 같은 다양한 활동들은 김 지도교사의 강요에 의해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뤄지고 있다. 하나의 활동을 마치고 나면 그 활동에 대해 평가하고, 회원들끼리 아이디어를 모아 김 지도교사와 다음 활동계획을 수립해 활동에 반영시키는 등 회원들이 4-H활동을 이끌어 가고 있다.
|
|
회원들이 울산 울주군에 있는 농촌체험마을에서 도자기를 만들고 있는 장면. |
도심에서 자라온 회원들이 온 몸에 흙을 묻혀가며 감자를 캐고 있다. |
“4-H활동으로 회원 변화”
4-H회를 지도하면서 모든 활동에 보람을 느끼지만 회원들이 긍정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기쁨을 느낀다는 김 지도교사. “회원들 중 타교사들도 힘들어하는 학교 부적응 학생이 있었는데, 4-H활동을 하면서 성격도 많이 밝아지고 학교 축제 때 4-H활동을 소개하는 프리젠테이션을 직접 제작하고 발표해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아파트에 둘러싸여 도시생활만 접했던 회원들이 4-H활동을 통해 자연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시키고, 자연이 우리 삶에 근본이 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는 김 지도교사의 바람처럼 사직중4-H회의 활동을 통해 더 많은 회원들이 자연과 농촌을 접할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오상록 기자·evergreenoh@4-h.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