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종 관 수석남부회장 당선자 (전라남도4-H연합회)
오색미의 고장 전남 진도군에서 만난 진도군4-H연합회 박종관 회장(27·진도읍 포산리). 우렁이를 이용한 친환경농법으로 16만5000㎡ 넘게 오색미를 재배할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여러 봉사활동을 통해 주민들의 신뢰와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수도작과 밭농사로 26만㎡ 가까이 농사짓는 박 회장이 처음부터 타고난 농사꾼은 아니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목포에서 장사를 하다가 군 복무 때문에 고향에 내려오게 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산업기능요원의 특성상 농사일을 하는 부모님을 도와드릴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농업에 대한 관심과 진로를 다시금 고민하게 된 것.
3년간 연구 끝에 지난해 첫 결실
농사일에 8년째 접어드는 박 회장이 오색미에 관심을 두고 연구 개발을 시작한 것은 2007년부터다. 오색미 종자는 진도에 많이 보급이 돼 있는 상황이었지만 실제 오색미를 재배하는 농가는 그리 많지 않았다. 재배면적당 생산량이 일반미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재배를 꺼려하는 농가들이 많았던 탓이다. 또한 쌀소비 침체와 맞물려 해마다 가격편차가 심한 것도 농민들 입장에서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었다.
“누구나 다 하는 방법으로는 승부가 날 것 같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눈에 띈 것이 오색미였죠.”
박 회장은 오색미에서 블루오션을 발견하고 목표를 향해 끊임없는 연구와 시행착오 끝에 지난해 8월 첫 출하를 하게 되었다. 4-H활동으로 마을에서 뜻이 맞는 젊은 청년농업인 5명이 의기투합해 설립한 ‘푸른영농조합법인’을 통해 전국으로 판매하고 있다. 설과 추석이 다가오면 선물용으로 찾는 손님들이 많아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지인들에게 주로 판매되는데, 입소문을 듣고 직접 찾아오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보다 많은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현재 홈페이지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포산마을 전체가 친환경단지로 지정돼 친환경인증 획득을 눈앞에 두고 있다.
흑미·홍미·녹미·찹쌀·현미 등 5종이 한 세트로 구성되는 오색미는 말 그대로 검고, 불그스름하고, 푸르스름하고, 희고, 누르스름한 다섯 가지 색상의 쌀이다. 먹음직스럽게 따로따로 용기에 포장되어 3.5kg과 1.5kg 두 종류로 각각 판매된다. 특히 홍미와 녹미는 제때 수확하지 못하면 품질이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그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한다.
“간혹 오색미를 겉 표면에만 색을 입힌 쌀이라고 오해하는 분들이 있는데, 종자 자체를 개량해서 생산되는 컬러쌀이기 때문에 비타민과 아미노산 등을 다량 함유한 기능성 쌀이라는 점을 꼭 알려드리고 싶습니다”라며 오색미에 관한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는 일도 잊지 않았다.
오색미 수확이 끝나면 대파와 배추농사에 전념하는데, 모자란 일손을 덜기 위해 올해에는 기계화 작업이 수월한 콩과 보리를 심을 예정이다.
4-H활동은 기본, 다재다능한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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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관 회원이 생산하고 있는 오색미는 전국 각지에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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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군4-H연합회 총무로 있던 친구의 권유로 행사에 참여하면서 2003년부터 4-H에 발을 들여놓은 박종관 회장은 군연합회 문화부장, 도연합회 기획부장을 역임하며 리더십을 쌓아갔다. 지난해 진도군4-H연합회 회장으로 활동했으며, 작년 말 치러진 전라남도연합회 총회에서 수석남부회장에 출마해 당선되는 기쁨을 맛보았다. 2008년 한국4-H본부에서 주관한 핵심4-H회원 해외연수에 참가해 일본을 다녀오며 글로벌 마인드와 견문을 넓히는 성과도 얻었다.
“4-H활동을 하면서 농업에 뜻을 두게 되고 인생의 진로가 바뀌었으니, 4-H가 저에겐 남다른 의미로 다가오지요. 십여 명의 핵심 멤버들이 주축이 돼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계속 지켜봐 주십시오.”라고 각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진도군 환경밀렵감시단, 한국야생동식물보호관리협회 진도군지부 회원,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수상인명구조원 등 지역사회 곳곳에서 다방면으로 재능을 발휘하는 청년일꾼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아직 미래를 함께 할 반려자를 만나지 못했다고 너스레를 떠는 박 회장은 “땀 흘린만큼 그대로 돌아오기 때문에 하면 할수록 재미있고, 욕심도 더 난다”며 지금 농사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정동욱 기자·just11@4-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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