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마산시 진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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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규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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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반듯한 논과 푸른 산으로 둘러싸여있는 경남 마산시 진전중학교(교장 박동규)는 전형적인 농촌지역학교로서 체험활동을 실시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게 갖추어져 있지 않다. 하지만 4-H활동을 통해 학교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자연을 이용한 다양한 체험활동으로 회원들에게 체험활동의 기회를 부여하고, 자연환경에 대한 의식을 고취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전교생이 다 함께 모 심어
2008년 3월에 조직돼 15명의 회원들이 정기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진전중학교4-H회(회장 김희곤, 지도교사 송기호)는 학교 앞 500여㎡의 논생태학습장을 이용해 논 습지체험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2008년 한국4-H본부에서 과제활성화사업으로 실시한 논습지체험활동에 참가했던 것을 계기로 지금까지 논을 이용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체험활동은 지역사회의 협력 없이는 진행할 수 없는 것인데, 감사하게도 박동규 교장선생님의 적극적인 추진으로 학교가 위치한 마을 이장님의 협조를 얻어 논 습지체험을 실시할 수 있었다”며 송기호 지도교사는 논습지체험활동의 활동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5~6월 모내기철이 되면 4-H회원들은 물론 전교생과 교직원, 마을 주민이 함께 바지를 걷어 올리고 논에 들어가 파릇파릇한 모를 손으로 심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을 이룬다. “농촌에 살지만 모든 아이들이 모내기를 해온 것은 아니다”라며 말문을 꺼낸 김태형 회원은 “모내기라는 것을 직접 체험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됐다”고 했다. 조하나 회원은 “2008년에는 논에 올챙이, 지렁이, 거머리가 있는 것을 보고 모심기를 하지 않고 구경만 했었는데, 올해에는 직접 논에 발을 담그며 모를 심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논을 이용한 진전중4-H회의 활동은 모심기로 그치지 않는다. 회원들이 심었던 모가 잘 자라는지 회원 스스로가 벼의 생육상태와 논의 수온 등을 확인하며 논 습지에 살아가는 생명체를 탐사하는 생태탐사 활동을 하고 있다. 김희곤, 서주완 회원은 생태탐사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보호종인 투구새우를 발견해 관찰일지를 작성하기도 했다고.
벼가 누렇게 익어 고개를 숙일 때면 다시 한 번 진전중4-H회의 손길은 한층 더 바빠진다. 회원들은 볏짚을 이용해 허수아비를 만들어 논생태학습장에 세워놓는가 하면, 직접 낫을 들고 벼를 베며 땀의 소중함, 수확의 기쁨을 맛보기도 한다.
김다빈 회원은 “볏짚으로 새끼를 꼬아 허수아비를 만든 것이 처음이었는데, 만들기가 쉽지 않았지만 우리 논에 세웠을 때에 보람은 이루말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수확한 쌀은 교내 축제 때 떡을 만들어 나눠 먹고, 노인요양원에 20kg짜리 2가마를 기부하기도 했다. 특히 교내 어려운 환경에 있는 학생들에게 1가마씩을 보내줘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고 있었다.
이진솔 회원은 “이렇게 논습지체험활동을 하면서 농업과 환경에 대한 관심도 커졌고, 우리 먹거리에 대한 소중함과 올바른 인식도 갖게 됐다”고 체험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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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호 지도교사와 회원들이 진전중학교 앞 마늘밭에서 마늘의 생육상태를 관찰하고 있다. |
진전중4-H회가 직접 가꾼 벼를 수확하는 장면. 땀의 소중함을 깨닫는 순간이다. |
학교 주변 이용한 체험활동
학교 주변에 있는 진전천과 월안산, 적석산 또한 진전중4-H회의 활동무대가 된다. 회원들은 진전천 탐사 향토순례대행진을 통해 진전천에 서식하는 생물 탐사는 물론, 오염도를 측정하며 환경지킴이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봄, 가을에 이뤄지는 월안산·적석산 탐사도 회원들의 가슴에 자연의 소중함을 심어주는 중요한 활동으로 진행되고 있다. 김민승 회원은 “등산로가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아서 길을 내면서 가기 때문에 나뭇가지에 걸리기도 하지만, 청솔모나 장지도마뱀 등을 관찰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며 활동내용을 소개했다.
진전중 교내에는 파피루스, 물수선화, 부레옥잠 등 다양한 수생식물과 계절별로 피는 화초가 담긴 화분이 마련되어 있는데, 이들의 관리도 4-H회원들이 담당하고 있다. 화초가 잘 자랄수 있도록 순번을 정해 물을 번갈아가며 주고 있는 것. 또한 학교 한 켠의 작은 공간에 생태학습장을 조성해 계절에 맞게 고구마, 고추, 밀 등 채소를 심고 수확하며 식물이 성장하는 과정을 관찰하고 있다.
교내외 4-H활동 적극 참여
진전중4-H회는 교내 활동뿐만 아니라 교외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5월에는 청소년의 달 행사의 일환으로 마산의 발전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마산 로봇랜드가 들어서는 구산 해양관광단지와 마산 진북 산업단지 등을 탐방하기도 했다.
송 지도교사는 “우리 진전중4-H회 회원들은 농촌생태감수성이 도시 아이들보다 뛰어나다”며 “4-H활동을 통해 누구보다 농촌을 알고 느끼면서 더 훌륭한 청소년으로 자라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식교육으로 집중되는 교육현장에서 지·덕·노·체 4-H이념을 통해 다양한 세계와 문화를 접하며 자신만의 경쟁력을 키워가는 진전중4-H회의 미래가 새해를 밝히는 햇살처럼 빛나는 것 같다.
〈오상록 기자·evergreenoh@4-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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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한 켠에 마련된 생태체험장에서는 고구마, 고추 등을 심고 식물이 성장하는 모습을 관찰한다. |
500여㎡의 논생태학습장에서 회원들과 모든 학생들, 교직원, 지역주민이 함께 모내기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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