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15 격주간 제708호>
<영농현장> 부농의 꿈 실현 위해 복합 영농·농장규모화 준비

권 민 철 회장  (경상남도4-H연합회)

전국에서 가장 먼저 참외를 출하하고, 지금은 청포도가 푸른빛을 띠며 탐스럽게 영글어가고 있는 경상남도 함안군에서 권민철 경상남도4-H연합회장(함안군 가야읍 도항리)을 만났다.
권 회장은 주작목인 참외, 수박, 멜론농사는 마무리 지어놓고 현재 지역농협연합사업단에서 일하면서 함안군 칠북면 수출단감포도영농조합법인에서 단감과 포도 수확, 포장뿐만 아니라 업무의 많은 부분을 도와주고 있었다. “대부분의 참외, 수박, 멜론 농가들에게는 이 시기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지만 꿈을 위해서 잠깐 고생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아직 젊으니까 일할 수 있을 때 쉬지 않고 일하면 그만큼 빠른 시간 안에 더욱 든든한 기반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하는 권 회장의 모습에서 자신을 채찍질하며 꿈을 향해 달려가는 젊은 패기를 느낄 수 있었다.

참외, 수박·멜론, 벼로 3기작 농사

권 회장은 이런 패기를 반영하듯 가야읍 2만여㎡에 10여동의 하우스에서 계절별로 참외, 수박, 멜론 그리고 벼를 심어 3기작으로 농사를 짓고 있었다.
참외는 11월부터 하우스에 심기 시작해 2월부터 3월까지 수확하고, 수박과 멜론은 포트에 미리 모종을 심어 키워놨다가 2월 초에서 중순사이 참외가 영글어가는 시기에 파종해 참외수확이 끝나면 참외줄기를 제거, 본격적인 수박, 멜론 농사를 시작한다. 여름철 출하기에 맞춰 키운 수박과 멜론을 수확하고 난 뒤에는 하우스를 모두 걷어내고 그 자리에 벼농사를 시작한다. 다시 말하면 1년 내내 한 자리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이야기가 된다.
“저는 참외, 수박, 멜론 농사를 지을 때 하우스에 난방을 하지 않는 무가온 재배로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이 부분이 큰 경쟁력으로 작용하죠.”
하우스에 난방을 하게 되면 4000~5000만원이 소요되는데, 권 회장은 난방을 하는 대신 보온 덮개를 일일이 덮어 난방비를 절감하고 있다. 물론 매일 보온 덮개를 펴고 걷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 시기가 되면 덮개를 옮기느라 지문이 보이지 않을 정도라고. 하지만 난방비 절감을 통한 경쟁력 향상을 위해선 그 정도 수고는 감당할 만하다고 한다.
참외와 멜론은 산지공판장으로 출하되고, 수박은 농협으로 유통되고 있다. 특히 함안군은 수박특구이기 때문에 가격면에서 타지역보다 유리하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한 해 벌어들이는 조수익은 7500만원 정도.
현재 권 회장이 일하고 있는 영농조합법인의 김종일 회장(55)은 “권 회장이 작업장에서 일하는 사람 중 가장 젊은데, 요즘 사람 같지 않게 성실하고 부지런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권 회장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4-H회에 가입해 학생4-H회원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4-H가 무엇인지 몰랐었는데 4-H경진대회 등 다양한 4-H행사에 참석하면서 농업을 하려면 4-H활동을 계속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됐다고. 한국농업대학에 진학해서도 꾸준히 4-H활동을 했으며, 2007년부터 함안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해 작년에는 함안군4-H연합회 총무를 역임하며 군4-H연합회 활동에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 지난해 10월 10일 경상남도농업기술원에서 개최된 경남4-H대상에서 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지역4-H활동 위해 힘써

<권민철 회장은 참외, 수박, 멜론 등 자신의 농사를 마무리 짓고, 현재 함안군 칠북면 수출단감포도영농조합법인에서 일을 돕고 있다.>

또한 3년 전부터 준비해온 경남4-H회원 일본연수활동이 진행될 수 있도록 경상남도농업기술원과 협력해 지난 6월 16일부터 20일까지 4박5일간의 일정으로 연수를 잘 마무리하는데 일조했다. 얼마 전에는 함안군4-H 친목행사를 개최해 40여명의 함안군4-H인이 한 자리에 모여 두부 만들기 체험활동과 서바이벌 게임 등을 하며 우의를 다졌다. 이것은 함안군4-H회가 주체적으로 치른 첫 4-H행사로 권 회장을 주축으로 회원들이 함안군4-H회에 가입은 되어있지만 활동을 하지 않는 4-H회원들을 일일이 방문하며 일궈낸 큰 성과였다.
“앞으로 소를 구입해 복합농으로의 면모를 갖춰나갈 것”이라고 계획을 밝힌 권 회장은 “현실에 맞게 농장을 규모화 해 부농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런 노력은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과용하기 위한 것이 아닌 인생을 즐겁게 살아가기 위한 준비”라고 말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인생계획을 노트에 적어놓고 구체적으로 준비하며 실천하고 있는 권 회장의 모습에서 작은 것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농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오상록 기자·evergreenoh@4-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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