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15 격주간 제708호>
<학교4-H 탐방> 가장 좋은 공기와 경관 속에서 큰 꿈을 키우는 4-H회

인천 옹진군 대청고등학교

면적 12.63㎢, 해안선길이 24.7㎞, 인구 1300여명에 불과한 대청도. 인천에서 북서쪽으로 202㎞나 떨어져 있고 북한의 황해도 장산곶과는 불과 19㎞에 지나지 않지만, 그곳에 지ㆍ덕ㆍ노ㆍ체 4-H의 희망이 영글어가고 있다. 바로 대청고등학교(교장 김영곤) 4-H회원들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가장 아름다운 자연경관 속에서 4-H활동으로 성장해 가고 있는 것이다.

전교생 44명 4-H활동 참가

대청중고등학교는 전교생 모두 합해 44명. 이 가운데 고등학교 1학년 11명이 주축이 돼 4-H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4-H관련 행사에는 전교생이 모두 참여해 4-H이념을 배우고 실천한다.
지난 달 12일과 13일에는 영흥도 영흥중학교에서 있었던 옹진군4-H수련대회에 전교생이 참여해 다른 학교 4-H회원들과 우정을 나누었으며, 돌아오는 길에는 인천의 도시축전에 참가해 견문을 넓히기도 했다.
이 학교4-H회의 주된 활동은 과제포 운영과 해변 정화활동, 경로당 봉사활동이다. 학교 내에 마련한 1000㎡의 과제포에는 고추와 가지, 호박, 토마토를 가꾸고 토종닭도 키우고 있다.
봄에 옹진군농업기술센터에서 수박과 참외 모종도 지원받았으나 땅이 척박하고 잘 키울 자신이 없어 학교 근처 농가에 나눠주었다.
“회원들이 모종을 심고 수확할 때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산교육이 되고 있습니다. 일요일에도 나와서 물을 주거나 고추를 따는 등 정성들여 가꾸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강문식 지도교사는 3년 전 이 학교로 부임해와 4-H회를 지도하고 있다. 도시지역에서는 공고에 있으면서 학생들을 우수한 기능인력으로 키워왔는데, 이 학교에서는 기술과 가정 과목을 가르친다고. 그래서 지난해에는 과제포에서 수확한 고구마를 쪄서 나눠 먹으며 수업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과제포에서 일을 할 때마다 상추쌈에 삼겹살은 늘 빠지지 않는 메뉴이기도 하다.

대청고4-H회원들은 1000㎡의 과제포를 운영하고 있다. 시진 뒷산은 대청도에서 가장 높은 삼각산(343m)이다. 지난달에 영흥도에서 열린 4-H수련대회에 대청중·고교 전교생이 참가해 4-H이념을 익혔다.


과제포, 환경정화, 경로당봉사 활동

꾸밈없이 맑고 고운 심성을 가진 이곳 학생들과 자연 속에서 함께하는 4-H활동은 늘 보람있다고 자랑한다. 이렇듯 회원들은 지도교사와 함께 고사리 같은 손으로 농작물을 가꾸고 땀을 흘리며 노동의 소중함을 배우고 있다.
4-H회원들은 또 수시로 가까운 해수욕장을 찾아 쓰레기를 줍는 등 정화활동을 펼치고 있다. 회원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대청도가 늘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고 관광객들이 즐겁게 찾을 수 있는 고장으로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노인정을 찾아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자신들이 가꾼 농작물도 나누어 드리고 노래를 불러 드리기도 한다. 이곳은 인구가 많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얼굴을 모두 알고 지내는 인정 많은 곳이다. 시골 인심이 그대로 살아있고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곳이기에 4-H회원들이 살기 좋은 고장의 전통을 이어가며 아름다운 마음을 키우고 있다.

대청고4-H회원들이 직접 가꿔 수확한 고추를 말리고 있다. 강문식 지도교사와 함께 과제포를 돌보고 있는 4-H회원들.

4-H가 놀이 및 생활교육의 장

이러한 과제활동 이외에도 4-H회원들이 가장 즐겨하는 활동은 바로 ‘골프’라 할 수 있다. 강 지도교사를 비롯한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함께 만든 바닷가 자연골프장은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곳이다. 바로 농여해수욕장에 300야드의 골프연습장을 직접 만든 것이다.
섬지역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기 위해 골프채 10개를 구입하고 송도에 있는 골프장에서 6가마니의 공을 지원받았다. 회원들이 힘차게 골프공을 날리면 바다에서는 시원한 파도가 흰 배를 드러내고 송어가 펄쩍펄쩍 뛰는 광경은 바로 한 폭의 그림과 같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관광객들은 박수를 치며 부러워한다고. 언젠가는 유명한 골프선수가 나올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장진호 교감은 “우리학교는 4-H활동으로 학생들에게 재미와 보람을 주고 있다”면서 “4-H를 통해 학생들이 지ㆍ덕ㆍ노ㆍ체 이념을 생활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4-H가 바로 놀이의 장이자 생활교육의 장이 되고 있는 것이다. 도시지역에 비해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학교가 학생들에게 유일한 교육문화시설이고 4-H활동이 가장 유익한 활동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유명한 골프선수 나올 것

학생들은 중학교부터 야간자율학습을 하고 방학기간에도 3주간 보충수업을 하며 실력을 기르고 있다.
내년에 중학교 신입생들이 들어오면 중학교에도 4-H회를 조직할 계획이다. 중·고 4-H활동을 연령대에 맞춰 갖기 위해서다.
대청도에는 들판에 무르익는 벼이삭처럼 4-H활동을 하며 학업에 열중하고 있는 대청고4-H회원들의 꿈이 알알이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조두현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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