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15 격주간 제708호>
<지도자탐방> 사랑·봉사·나눔으로 살아온 4-H여성지도자

<가게 벽면에 전시된 각종 상장과 상패를 통해 신 회장의 열렬한 4-H사랑과 사회봉사정신을 엿볼 수 있다.>
신 금 순 부회장 (경상북도4-H본부)

따뜻한 카리스마로서 조직과 사회 발전에 여성리더십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많은 4-H지도자들 중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여성 4-H지도자를 만나기는 그리 쉽지 않다. 하지만 경상북도에는 4-H활동 현장과 후원행사에 누구보다 앞장서서 봉사하고 헌신하는 여성지도자가 있다.
평생을 4-H정신을 실천하며 후배 4-H회원들의 성장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후원하고 있는 여성지도자, 그 주인공인 신금순 경상북도 4-H본부 부회장 겸 예천군 4-H본부 회장(59·대구광역시 서구 내당1동)을 만났다.
“고향인 경북 예천에서 언니의 손에 이끌려 12살부터 4-H와 인연을 맺었어요. 1960년대 우리 농촌이 힘들고 가난했던 시절이었지만, 4-H활동을 하면서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 회원들이 밤늦게까지 모여 토론하고 배우면서 4-H정신으로 크고 작은 역경을 이겨낼 수 있는 정신적 강인함과 함께 나누는 삶의 가치를 키울 수 있었어요. 4-H정신이 평생토록 제 삶의 신념이 되었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이렇듯 자신감 있게 말하는 신 회장의 목소리에는 진심이 배어나왔다. 평생을 4-H와 함께 한 신 회장의 4-H사랑은 그가 운영하는 휴게음식점 곳곳에서 발견되었다. 그가 운영하고 있는 휴게음식점은 단순히 영업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경북 지역 4-H인들의 사랑방으로서 모든 4-H행사 전후에 비공식적 모임이 이루어지는 장소로, 신 회장의 개인사무실로 사용되고 있다.

4-H관련 상장만 수십여개

한 쪽 벽면 장식장에는 신 회장의 4-H활동과 각종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통해 받은 수십 개의 상장과 상패가 신 회장의 헌신적인 삶의 궤적을 보여주는 듯하다. 특히 오랜 세월을 뛰어넘어 4-H마크가 선명히 찍힌 작은 상장들이 눈에 들어온다. 1963년 제9회 경상북도 4-H구락부 경진대회에서 수상한 상장들과 1965년 예천군 4-H농개생개구락부 경진대회에서 회원업적 분야로 받은 상장. 어떤 종목이든지 최선을 다해 각종 경진대회에서 30~40개의 상을 받았다는 신 회장은, 특히 연시, 웅변과 건전오락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냈다고 한다. 상장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청소년 시절 신 회장의 열렬했던 4-H활동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았다.
신 회장은 “‘사랑·봉사·나눔 그리고 내가 아니면 누가?’를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며 어디든 손이 필요한 곳에는 달려가 도움을 주고 있다. 4-H활동을 통해 얻게 된 이런 정신은 어떤 어려운 일이라도 주저 없이 앞장서서 일할 수 있게 해줬다고 한다. 지금도 밤 9시부터 11시까지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대구시 두루공원 야구장 입구에서 2달째 노래와 춤으로 거리공연을 하고 있다고 한다. 경제위기로 각박해진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고 즐거운 삶을 함께 만들어가고 싶은 신 회장이 생각해낸 아이디어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작은 웃음과 기쁨을 주는 것 자체가 신 회장의 삶의 기쁨이 되고 있었다.

올해 예천군본부 회장으로 추대

누구보다 왕성한 4-H활동을 했던 신 회장은 1964년부터 1967년까지 예천군4-H연합회 여부회장을 역임하고, 1966년부터 1967년까지는 경상북도4-H연합회 여부회장을 역임했다. 당시 전국 각지의 핵심회원들이 도단위 순회를 하곤 했는데, 신 회장은 경북을 찾는 4-H인들에게 자신의 집에서 숙식을 제공해주었다고 한다. 그런 인연으로 인맥을 넓힐 수 있었다고 하는데, 당시 전국대학4-H연구회장이었던 이용선, 조동찬씨 등을 만나기도 했다고. 현재도 그가 운영하는 휴게음식점에 찾아오는 4-H인들이 많다고 한다.
백중걸 경북4-H본부 회장을 비롯해 김희도 대구광역시 4-H본부 회장, 최성길 전 경북4-H후원회장, 정희섭 전 경북4-H후원회장, 박두식 전 경북4-H후원회장, 장병웅 한국4-H본부 감사 등이 당시 함께 활동했던 동기들이다. 이들은 젊은 4-H회원 시절부터 50여년 간 4-H와 함께 해온 동지가 되었고, 현재 대구·경북4-H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로서 후배들에게 자랑스러운 선배로서 좋은 귀감이 되고 있다. 신 회장도 1981년 경북4-H후원회에 참여하여 1996년부터 현재까지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고향 예천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신 회장은 24년 전부터 지금까지 예천군4-H본부(후원회)에 4-H장학금을 지원해오고 있다. 매년 10명 정도의 4-H회원을 선발하여 장학금을 수여하고, 격려하고 힘을 북돋아주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예천군 4-H행사에는 빠짐없이 참여하고 후원해왔다.
그러한 공로로 신 회장은 올해 예천군4-H본부 회장으로 추대됐다. 예천군4-H본부는 군의회 의장을 비롯하여 각계각층의 지도자들로 구성되어 4-H육성을 위한 민간조직의 구심체로서 역할을 통해 예천군농업기술센터(소장 황부해)와 협력하여 4-H회원 육성지원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한다. 그 일환으로 신 회장은 지난 9월 1일 예천군4-H본부 회원단합대회를 개최하고 김수남 예천군수를 예천군4-H본부 명예회장으로 추대했다. 그 자리에서 예천군4-H본부는 (재)예천군민장학회에 500만원을 기탁했고, 또한 신 회장은 개인 명의로 소정의 기금을 기탁하기도 하였다.
4-H와 결혼했다고 말하는 신 회장은 4-H육성지원 외에도 다양한 사회봉사활동으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신 회장은 새마을운동, 대구서구 환경감시단, 자연보호협의회, 바르게살기운동, 예천군향후회, 장애인복지사업, 대구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시민서포터즈 응원단장, 우리 농산물 홍보활동, 사회안전망 봉사활동 등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곳에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앞장서 참여해왔다. 그 뿐만 아니라 누구보다 열심히 해왔기 때문에 각종 감사패와 공로패, 자랑스런 구민상까지 많은 상도 받았다. 지난 2002년에는 4-H육성지원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석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하였다.

다양한 봉사활동 실천

<신금순 예천군4-H본부 회장은 김수남 예천군수(왼쪽에서 네 번째)를 예방하고, 장학금 500만원을 기탁했다.>
임석종 경북4-H본부 사무국장은 “여전히 4-H를 말로만 하는 지도자들이 많이 있지만 신 회장은 평생을 4-H청소년교육운동을 위해 기부하고 나누는 삶을 실천해온 지도자”라고 소개하며, “현재는 신 회장이 전국 유일의 여성 4-H본부 회장일 것이지만, 신 회장과 같은 여성지도자가 더욱 많이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마을운동이 도시에서 새롭게 발전하듯이 우리 4-H운동도 새로운 시대에 맞게 영농후계인력 육성뿐만 아니라 도시청소년, 학생4-H회원들에게도 농업농촌의 소중함과 ‘좋은 것을 더욱 좋게, 실천으로 배우자’라는 4-H정신을 심어주고, 4-H출신자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확대해 나아간다면 비전이 있을 것”이라는 신 회장은 “주어진 일에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4-H활동을 통해 스승, 선배와 후배를 알고 더불어 살아가는 기쁨을 배웠으면 좋겠다”고 후배회원들에게 당부하였다.
다양한 의견의 수렴과 배려를 통해 여성 특유의 따뜻한 카리스마를 지닌 신 회장의 경북4-H본부와 예천군4-H본부 발전을 향한 당찬 발걸음을 기대해 본다.
 〈김병호 팀장·bluesky@4-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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