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01 격주간 제707호>
<지도자탐방> 지역사회 핵심리더로 청년농업인들에 귀감되고파

<5280㎡에서 오디농사를 지으며 후배양성을 위해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변안섭 회장.>

변 안 섭 회장 (전남 장성군4-H동문회)

“나를 먼저 내세우기보다는 남을 배려하고, 어려운 일에 부딪혔을 때에는 남을 먼저 생각하고 정직하게 살 수 있도록 나침반이 되어 준 4-H를 젊은 시절 일찍 만날 수 있었기에 제 인생이 더욱 값지고 보람되게 느껴집니다.” “4-H활동으로 입은 혜택을 회원들과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베푸는 것이 진정 4-H를 사랑하는 이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4-H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여주는 주인공은 전라남도 장성군4-H동문회 변안섭 회장(61·장성군 북일면 박산리). 중·고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마을마다 읍·면 단위로 4-H회가 조직이 돼 있어 행사나 월례회의 하는 날이면 청년들이 열 일 제쳐놓고 자전거며 수레를 끌고 와 모임을 가졌다고 당시를 회상하는 변 회장은 마을 선배와 어른들을 따라다니며 4-H를 접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 인연으로 현재까지 4-H와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변 회장은 경진대회, 야영교육, 수련대회 등 크고 작은 4-H교육행사가 있을 때마다 회원들을 찾아가 격려하고 힘을 북돋아준다.

미래 꿈나무 양성에 헌신 지원

장성군4-H동문회 부회장을 맡아오다 올해 회장에 취임한 그는 후배 양성을 위해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미래의 꿈나무인 초·중·고등학교 학생4-H회원을 매년 선발하여 15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해 오고 있다. 이 장학사업을 통해 올해는 6명의 회원들을 장차 미래농업을 선도하고 더 큰 꿈을 실현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주었다. 두 달에 한 번씩 개최되는 월례회의와 매월 열리는 정기운영위원회의를 통해 후배육성과 농업기술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연말에는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는 자리를 갖는다. 가족의 정을 그리워하는 양로원 어른들을 찾아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나누고 생활필수품을 전달한다.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소년소녀가장들에게 위문품을 전달하고, 사랑의 마음을 나누고 있다. 매년 여름 하계휴양기간에는 가족수련대회를 개최하여 동문회 회원들과 가족들이 단합하는 시간을 갖고, 선진지 견학을 하고 있다.

선·후배 간 교류 활성화

“동문회와 연합회 간 교류가 잘 되고,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지역을 보자면 장성군만한 곳이 보기 드물 겁니다. 야영대회만 해도 선배들이 개회식에 참석했다가 격려하고 가기는 쉽지만, 저희는 모든 일정을 같이 소화하고 봉화식도 함께 하니까요.”
선·후배 간 화합이 잘 되는 이유로 변 회장은 장성군4-H동문회원들의 인적 구성을 예로 들었다. “4-H선배들이 지역사회의 핵심 리더로 성장해서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젊은 청년농업인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고 있다고 봅니다. 선배들은 후배들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하고, 후배들은 그런 선배들을 보고 배움으로써 존경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이지요.”
75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장성군4-H동문회는 회원가입이 까다로웠다. 회원 전원이 만장일치 합의가 아니고선 신입회원을 받지 않는다는 것. 북일면 농촌지도자회장을 10년간 역임했으며, 4대 군의회 의원을 거쳐 현재는 북일면 청장년회 회장으로 지역사회 일꾼으로 봉사하고 있다.
변 회장은 장성군 내에서 오디를 가장 먼저 재배한 선도농가로 알려져 있다. 2004년 가을 오디를 도입해 5280㎡에 달하는 휴경논과 밭을 이용해 재배를 시작했다. 2007년 소량 생산을 거쳐 작년부터 본격적인 수확을 시작했다. 올해 수확량만 해도 7톤이다.

‘오디’ 관내 첫 도입 재배한 선도농가

“오디를 처음 시작할 당시에는 이걸 어떻게 판매해야 하나 사실 걱정도 많이 했습니다. 당시 복분자는 정부 수매제도가 있어서 큰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됐지만, 오디는 그렇지 못했거든요. 하지만 안전하고 기능성 높은 원료로 만든 건강식품산업이 각광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했습니다.”
벼농사에 주력하던 그는 노후에 적은 노동력으로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소득작목을 찾고 있던 중 오디를 발견하게 되었다. 농업기술센터에서 안정된 틈새 소득작목으로 추진하던 오디와 복분자 권장 정책도 오디를 선택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해에는 전량 단위농협에 출하를 했는데, 올해에는 품질 좋다는 입소문 덕택에 전량 직거래 판매를 했다. 물량이 없어서 사전예약을 하지 않으면 살 수가 없다고. 재래종이 개량종보다 당도가 높아 소비자 선호도가 더 높기 때문이라는 그의 설명이 돌아왔다.
“농사는 쉽고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누가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노력해서 깨우쳐가는 과정을 배우는 것입니다”라는 변 회장의 농사철학은 4-H가 지향하는 가치와도 일맥상통하는 듯하다.
 〈정동욱 기자·just11@4-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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