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15 격주간 제704호>
<지도자탐방> 4-H통해 영농기술 대가로…30년째 고추재배 강의

<4-H회에서 얻은 것을 이제는 사회와 후배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하겠다는 권혁준 지도자가 고추묘의 접목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권 혁 준 회원 (충청북도4-H본부)

“현재 농촌이 어렵다고 하지만 이 고비만 넘기면 5~10년 안에 친환경으로, 먹거리의 중요성으로 꼭 희망이 있을 것입니다.”, “특히 친환경 영농을 통한 농작물 생산과 이를 이용한 직거래사업을 활성화 시키면 분명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업으로 대우를 받을 것입니다”라고 확신하는 충북4-H본부 권혁준 회원(56·청원군 미원면 어암리). 평생을 4-H운동과 농업인으로 살아 온 신념에서 나온 이야기라 더욱 신뢰가 간다. 또 “4-H운동이 없었더라면 결코 지금의 내가 없었을 것”이라고 흉허물 없이, 부끄러움 없이 말하는 권 지도자는 “초등학교와 서당이 전부였지만 4-H활동은 훨씬 더 큰 배움터였고 커다란 학교였다”고 술회한다. 4-H활동에서 얻은 자신감으로 중학교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방송통신고등학교를 거쳐 지난해 주성대학 부동산학과를 졸업한 권 지도자는 올해 4년제인 농업마이스터대학에 입학해 계속 향학열에 빠져 있다.
1973년부터 보은군에서 4-H활동을 처음 시작한 권 지도자는 1975년 보은군4-H연합회장을 역임했고, 다음해에는 청원군으로 이사와 그 해 바로 청원군4-H연합회장을 맡았다. 다음해인 1977년에는 마을 4-H회가 도 단위 모범4-H회로 뽑히도록 열정을 다했다. 1978년에는 도 4-H경진대회에서 ‘4-H왕’으로 뽑혀 송아지 5마리를 상으로 받아 사실상 살림밑천을 마련했다. 같은 해 4-H중앙경진대회에서는 현장 실기경진에서 농업기술분야 1위를 차지해 농업기술의 대가로 인정받게 됐다.
1981년 경종분야로 농민후계자(현재 농업경영인)에 선정된 권 지도자는 고추재배에 심혈을 기울였고, 이때의 작목인 고추는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다. 1982년 당시 농수산부장관 앞에서 고추재배에 대한 사례발표를 한 것이 30여년이 흐른 현재에도 후배들을 위해 고추기르기 강의로 이어지고 있다. 1983년 서울신문사가 주최하는 제3회 농어촌대상 본상을 수상하기도 한 권 지도자가 1984년에 조직한 ‘고추작목회’는 현재까지도 활발히 활동하는 것은 물론, 전국적으로 확대되었고 현재 회원수도 230명에 이른다.

수시로 현장 찾아 기술 전달

<4-H회원시절 상을 탄 각종 상패와 트로피.>
현재 고추재배의 대가로 인정받고 있는 권 지도자는 3만9600㎡의 밭에 고추와 옥수수(잡곡 포함), 양채류(2기작)를 재배하고 있으며, 3300㎡의 하우스도 역시 고추와 양채류를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하고 있다. 건고추와 양채류에 대해 친환경농산물 인증을 받았다.
주된 판로는 직거래이다. 순수 농민 26명으로 구성된 충북농산물직거래사업단 회장을 맡고 있는 권 지도자는 주 2회 직거래 장터에서 생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화요일에는 오창과학단지내 장터에서 사업단이 주관하여 회원 모두가 참여해 먹거리까지 판매하고 있다. 주민들이 기다리고 있는 장터로 아주 성공적이라고 판단한다. 또 하나는 매주 금요일 충북농협직거래 금요시장에서의 직거래이다. 권 지도자가 직접 생산한 고추와 잡곡을 판매하는데 지난 5월부터는 채소와 옥수수, 양채류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또 1년에 몇 차례는 자매단체인 서울 관악농협에서 직거래 행사를 하고 있다. 관내 농협 수석이사이기도 한 권 지도자는 1997년 새농민 대상 협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청원군4-H본부 회원이자 충청북도4-H본부 회원으로 후배들과 항상 함께하고 있는 권 지도자는 후배들을 위한 영농기술 강의는 무조건 참석한다. 영농기술이 미래의 새농촌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신념 때문이다. 미원면 후배들에게는 수시로 영농현장을 찾아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특히 고추의 접목기술을 중점적으로 전수하는데, 접목하지 않은 고추묘는 역병이 심해 실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역병에 강한 대목에 고품질 다수확성 접수를 이용하기 때문에 95%가 역병에 견디고 나아가 다수확을 할 수 있다.
‘인지위덕’, 즉 참는 것이 덕이 된다는 말을 좌우명이자 가훈으로 삼고 이를 실천하고 있는 권 지도자는 앞으로 4-H에서 얻은 모든 것을 사회와 후배들에게 모두 전하는 것이 4-H인이자 올바른 지도자가 아니겠느냐고 반문한다. 부인 김화자 여사 사이에 신일, 현진 남매를 두고 있다.
 〈김창환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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