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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5년간 농촌지도직 공무원으로 봉직하면서 농업발전과 4-H회원 육성에 크게 기여하고 퇴직하는 한상진 소장.> |
한 상 진 소장 (충남 예산군농업기술센터)
30일로 정년퇴직하는 한상진 충남 예산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은 “농업인으로 돌아가 지역농업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한다.
지난 75년 1월 공직에 첫발을 내딛은 한 소장은 35년간 외길 한평생을 걸은 우리 농촌과 농업의 산증인이다. 70년대에는 유신벼와 통일벼를 보급해 식량자급을 이뤘고, 80년대에는 비닐하우스 농사를 보급해 사철 신선한 과채류를 먹을 수 있도록 백색혁명을 이끌었다. 또 90년대 농업의 기계화와 2000년대 바이오 및 유전자농업에 이르기까지 현장에서 농업인들과 함께 땀을 흘렸다.
부푼 꿈과 희망을 갖고 지도직 공무원으로 처음 보령군농촌지도소에 입사한 그는 “바로 일꾼으로 전락한 것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직접 논에 들어가 물길을 내고 못자리를 만들고 비닐의 통풍과 환기도 해주고 이앙도 해야만 했다고. “농민들은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서 “많은 교육과 시범사업을 통해 성공모델을 제시해 줘야 된다”고 지도사업의 애로상항을 설명한다. 일례로 이앙기를 보급하는데 10년이 걸렸다고 한다. 처음에는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외면하기도 하지만 농업인이 확신을 갖기까지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 지도사업이라는 것이다.
한 소장은 우리 농업이 생산성에 있어서나 기술력에서 엄청난 발전을 거듭했음에도 불구하고 농촌현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대해서 안타까움을 나타낸다. 가장 큰 이유로 농산물이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것과 소비자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농민은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고 농협은 판매를 책임지는 유통과정의 분담이 이뤄져 중간상인만 이득을 취하는 현재의 잘못된 유통구조가 개선돼야 한다는 것. 특히 친환경 안전농산물을 말하면서도 실제 구매할 때는 예쁘고 고른 것만을 고르는 소비자들의 의식이 변화되고 생명산업에 대한 중요성에 국민들이 공감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한 소장은 어려웠던 시절 지·덕·노·체 이념으로 우리 농촌에 횃불을 높이 들었던 4-H가 농업발전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 4-H활동을 통해 땀 흘린 만큼 거둔다는 흙의 문화를 창조했고 정신혁명을 이뤘다는 것이다. 한 소장 자신이 고향마을인 예산군 오가면 신장리의 마을4-H회원으로 활동했고, 예산농고 시절에는 학생4-H회원으로 과제활동과 봉사활동에 힘쓰면서 4-H이념을 삶속에 새겼다. 또 오랫동안 4-H담당 공무원으로 있으면서 4-H회원 육성에 온갖 정성을 다 쏟았다. 그는 4-H활동을 열심히 한 회원들이 지금 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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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군4-H회원 과제교육에 대해 논의하는 전태선 인력육성 계장, 한상진 소장, 김왕태 지도사, 황판성 기술지원과장(왼쪽부터)> |
조합장이나 군의원, 기관장 등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보면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현재의 4-H에 대해서는 자원이 부족한 영농회원 육성은 정책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고, 시대변화에 맞게 학생회원을 잘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학생회원들에게 알맞은 과제활동을 개발하고 4-H회원으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행·재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4-H운동 민간화는 “제도적인 뒷받침을 통해 자생력을 기르는 것이 우선돼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지도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지난 35년간 보령군과 예산군의 농업발전에 땀흘려온 그는 3년 전 예산군농업기술센터 소장으로 취임했다. 그동안 센터예산을 18억 원에서 60억 원으로 세 배 이상 늘렸으며, 행정조직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일관되게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설득해 군센터만큼은 지금의 기구와 인원을 유지토록 했다. 더욱이 블루베리 특화사업을 3년간 펼쳐 200여 농가가 고소득을 올리도록 하는 등 지역농업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이제 오랜 공직생활을 마치고 농업인으로 돌아가는 한상진 소장.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경륜으로 우리 농업과 4-H의 발전에 다시 한 번 기여해 줄 것을 기대해 본다. 〈조두현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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