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자연과학고등학교
|
<이준호 교장>
|
1953년 언양농업고등학교로 개교했던 울산자연과학고등학교(교장 이준호)는 반세기가 넘는 세월동안 지역 농업·농촌을 이끌어가는 인재들을 배출해왔다. 학교의 역사만큼이나 울산자연과학고4-H회(회장 진솔한, 부회장 이상훈·임혜수, 총무 박진영) 또한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울산자연과학고4-H회는 1970년에 조직돼 왕성한 활동을 펼쳐오다가 급격한 산업화·도시화로 인해 특별한 활동 없이 명맥만 유지해오다 몇 해 전부터 다시 4-H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노작활동으로 농심 키워
33명의 회원이 김순용, 박무사 지도교사의 지도로 활동하고 있는 울산자연과학고4-H회는 농업계 학교의 특성에 맞게 학교에 마련된 유리온실(990㎡)에서 여러 가지 화훼식물을 기른다. 회원들이 직접 120여㎡에서 소나무, 단풍, 모과, 소사, 애기사과 분재를 키우고 있으며, 330㎡에서 풍란, 소엽란 등을 재배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국화 3000여 본을 키워 외부에 판매하기도 했다.
한편 울산자연과학고4-H회는 울산지역 학생4-H회원들이 농심을 몸과 마음에 새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난달 18일에 개장한 울산 학교4-H 농심학습포(990㎡)운영에 참여해 200여㎡를 분양받아 직접 회원들이 땅을 고르고 고추모종 600포기를 심으며 땀과 우리 농산물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는 시간을 가졌다. 진솔한 회장은 “이번 농심학습포 활동을 통해 농민들이 더운 햇빛 아래에서 일하는 것이 힘든 것임을 느낄 수 있었고, 농작물이 귀하다는 것 다시 한 번 깨달았다”면서 “하반기에는 배추를 심어 수확할 것”이라고 당찬 계획을 밝혔다.
|
|
울산자연과학고4-H회는 직접 많은 난들을 기르면서 생명의 소중함과 돌봄의 가치를 익히고 있다. |
농업기술센터에서 하는 순회교육에 적극 참여해 배우기에 열중하고 있는 회원들. |
10년 넘게 장애우 봉사활동 펼쳐
또 10년째 매주 화요일 방과 후 지체장애인 수용시설인 ‘애리원’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식품가공과 회원들이 직접 빵을 만들어서 장애우들과 함께 나누고 있으며, 목욕 봉사는 물론 복지시설 청소도 도맡아 하고 있다. 이렇게 정기적으로 회원들과 장애우들과 만남이 이뤄지다보니 친형제처럼 허물없이 지낼 수 있을 정도가 됐다. 봉사 초기에는 회원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애리원을 찾아갔지만, 지금은 화요일 방과 후가 되면 애리원에서 회원들을 데려가기 위해 차량지원을 해주고 있다.
홍자승 회원은 “식품가공과는 아니지만 내가 직접 만든 빵을 장애우들에게 나눠줄 때 그 뿌듯함은 말로 다할 수 없다. 그리고 봉사활동을 하면서 처음에는 내가 갖고 있는 무엇인가를 나눠주는 느낌이었지만, 계속 봉사하다보니 그들을 통해 내가 얻는 것이 너무 많았다.”며 봉사하는 즐거움을 전했다.
울산4-H야영교육, 경진대회 등 울산광역시농업기술센터(소장 김해상)와 울산광역시4-H본부(회장 양종배)가 주관하는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울산자연과학고4-H회. 특히 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하는 순회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압화와 난 분경만들기는 그 솜씨가 전문가 못지않다. 이렇게 익혀서 만든 작품은 학교 추수감사절 행사 및 국화전시회 때 전시하고 있다. 또한 지역에서 열리는 직업체험박람회 등에 참가해 관람객을 대상으로 압화만들기, 선인장 접목을 직접 가르쳐주기도 했다.
회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활동 중에 하나가 바로 순회교육이라는 박무사 지도교사는 “자신들이 무엇인가를 만들고, 그것을 전시하면서 성취감을 얻을 수 있어 적극적으로 그 시간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4-H통해 건전한 청소년 되길
“같은 관심 분야에 대해서 다른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즐겁고 우리4-H회의 이미지를 좋게 하기 위한 활동도 재미있게 펼치고 있어서 더욱 보람을 느낀다”는 진솔한 회장과 “4-H활동을 하면서 처음 경험해보는 것들도 많고, 4-H회가 다른 동아리보다 새로운 것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하고 있어서 재미있게 참여하고 있다. 특히 농업과 관련된 것을 체험하며 농업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게 됐다.”며 4-H활동 소감을 말하는 임혜수 부회장의 얼굴에는 푸른 미소가 가득하다.
김순용 지도교사는 “학교 특성상 4-H와 모든 교과목이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4-H에 관련된 일에 힘을 쏟고 있지만, 농업이 사양산업으로 여겨지면서 지원 받는 것이 힘들어지고 있어 안타깝다”며 “농업은 우리의 희망이다. 지금 농업이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이것을 떨쳐내고 회원들이 영농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4-H를 통해 농업·농촌을 사랑하는 건전한 청소년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학교생활 가운데 자연스럽게 4-H이념과 농심을 익혀가고 있는 울산자연과학고4-H회 모든 회원들이 다가올 세대를 올바로 이끌어나갈 수 있는 인재들로 자라나길 소망해본다.
〈오상록 기자· evergreenoh@hanmail.net〉
|
|
울산자연과학고4-H회원들은 매주 화요일 애리원 봉사활동을 하며 장애우들과 허물없이 지내고 있다. |
진로체험캠프에 참가해 자신의 특기 및 소질을 계발하고 있는 울산자연과학고4-H회 회원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