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15 격주간 제700호>
<지도자탐방> 도시소비자와 함께하는 친환경 복합농원단지 운영

<안재필 지도자는 사슴농장, 배농장, 황토한옥팬션, 농촌체험 등을 운영하면서 후배4-H회원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안 재 필 회장 (전남 함평군4-H후원회)

나비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진 청정지역 전라남도 함평에서 농업의 희망을 일구는 4-H지도자를 만났다. “20여년 오직 농업 외길만을 걸어오며 어려움도 많았지만 힘들고 지칠 때마다 등불이 되어 준 4-H가 마음속에 있었기에 힘을 얻을 수 있었다”는 안재필 지도자(46·전남 함평군 해보면 금덕리 568-5)의 말에서 4-H에 대한 짙은 애정과 자부심이 느껴진다.

사슴자연방목장·배과수원 운영

농장 입구에 들어서면 ‘사슴이랑배랑농원’이라는 간판이 손님들을 맞이한다. 간판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안 지도자는 사슴농장, 배농장, 황토한옥팬션, 농촌체험 등을 운영하고 있다. 14만3500㎡에 조성해 놓은 복합농원 단지는 도시민과 소비자들이 다양한 농촌체험을 맛볼 수 있도록 테마별로 구성해 놓았다. 깊은 산 속에 자연 방목하여 자연 그대로의 산야초를 먹고 자란 건강한 사슴으로부터 생산한 녹용은 단골 고객이나 전화주문을 통해 판매된다. 아무리 자연방목이라고 해도 부부끼리 130여 마리의 사슴을 돌본다는 게 그리 쉬운 일 만은 아니란다.
1만9800㎡에 달하는 과수원에는 배나무와 감나무가 빼곡히 들어서 있는데, 모두 자연농법을 이용해 재배하고 있다.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풀을 베어 땅으로 유기질을 공급함으로써 벌레와 지렁이가 살아 움직이는 환경친화적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사슴 부산물, 녹용을 달이고 남은 한약찌꺼기, 목초액, 천연녹즙, 현미식초 등을 섞어 만든 친환경재료로 화학비료를 대신하고 있다. 땅이 살아 숨쉬는 자연순환농법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무농약 및 저농약 농산물 인증을 받아 고객들이 안심하고 구입해서 먹을 수 있도록 돕고 있기도 하다.
배나무 분양도 도시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나무마다 직접 자기 이름을 써 붙여놓고 솎아주고, 봉지를 씌우고, 수확하는 과정에서 가족의 사랑을 서로 확인하는 모습을 볼 때면 안 지도자는 가슴 뿌듯하다고 한다.

‘체험농장’ 도시소비자에 인기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계절별로 특화된 농장체험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각 계절마다 특색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생동감 있는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슴, 토끼, 염소 등 동물체험은 연중 언제든지 가능하며 주말농장도 무료로 분양하고 있다. 파프리카, 오이, 수박 등 농산물 수확을 체험하고 집으로 가져갈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인 셈이다. 연간 5000여 명의 방문객이 다녀갈 정도로 그 인기가 높다.
안 지도자 부부는 농장체험이나 주말농장 등 농원을 방문하는 손님들을 위해 한옥팬션을 운영하고 있다. 농장체험을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데, 황토를 이용해서 집을 지어 건강에도 좋고 마음껏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 놓았다.
이렇듯 여러 분야를 ‘원스톱 시스템’으로 구축한 데에는 경쟁력을 확보해 복합적으로 갖추어 놓음으로써 위험요소를 분산시키고, 안정적인 이익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홈페이지와 블로그 등 인터넷을 활용한 마케팅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고 있는데, 아내와 자녀들이 주로 관리를 하고 있다고 한다.

고부가가치 농업으로 전환 필요

“세상이 바뀌어가듯이 농업도 다른 각도에서 접근하면 경쟁력과 희망이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농업에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탐구하고 고민해야 합니다. 도시민과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농업은 마음의 안식처와도 같은 곳이죠. 2차, 3차 산업으로서의 가치산업으로 농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야 합니다.”
청소년 시절 진로를 일찌감치 정한 안 지도자의 마음은 이미 농업에 뜻을 두고 있었다. 그래서 농업고등학교에 진학했고, 그때부터 4-H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이후 함평군4-H연합회에 가입해 많은 활동을 해왔다. 특히 축산분야에 큰 관심을 기울여 왔기 때문에 경진대회가 있을 때면 축산기술 분야 대표는 따 놓은 당상이었고, 입상도 여러 차례 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기도 하였다. 현재 함평군4-H후원회에서 4-H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는 그는 영농회원들을 위해 물심양면 뒷받침하고, 선배로서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워낙 집안 일이 많아 지금은 4-H활동에 전력을 쏟을만한 형편은 못 되지만 마음만은 언제나 4-H와 함께 있다는 안 지도자. 그는 전라남도4-H연합회 회장단 출신들이 조직한 ‘네잎회’ 총무를 맡으며 그 끈을 이어오고 있다.
‘좋은 것을 더욱 좋게’를 늘 가슴에 품고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하는 안재필 지도자. 농업에서 내일의 희망을 찾고 미래를 개척하고자 노력하는 그의 정신이 보다 나은 우리 농업의 앞날을 밝히는데 작은 밀알이 되리라 의심치 않는다.
 〈정동욱 기자·just11@4-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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