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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장남 회장은 40년이 넘는 세월동안 삶 속에서 4-H이념과 효를 실천해온 4-H의 산 증인이다.> |
강 장 남 회장 (경남 남해군4-H후원회)
푸른 바다와 작은 섬들이 어울려 아기자기한 맛을 더하는 남해에서 만난 강장남 남해군4-H후원회장(67·남해군 삼동면 동천리)은 1958년 중학교 시절 친형이 농사교도소에 들렀다가 4-H회에 가입해 활동하던 것을 따라 당시 마을단위4-H회였던 금천4-H구락부에서 4-H생활을 시작했다. 1963년 삼동면4-H구락부 회장을 맡았던 강 회장은 “면4-H구락부를 확대하기 위해 각 동에 걸어다니면서 4-H를 전파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밤에 전등불 하나 켜지지 않는 어두운 길을 4-H회를 조직하겠다는 일념으로 돌아다녔다.
“여자 지도사였던 김숙렬 선생님과 같이 다니면서 4-H이념과 노래를 가르치고, 레크리에이션을 지도하며 회원들의 단합을 이끌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는 강 회장.
과제이수에 남다른 애정
과제활동으로 논·밭농사 다수확과제를 이수하던 중 이모작을 시도해서 성공했을 정도로 과제활동에 전문성을 갖췄다. 또한 한 달에 두 번씩 모여 회의진행법을 가르치며 자신뿐만 아니라 모든 회원들이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이렇게 과제활동과 모임에 힘쓴 결과 금천4-H구락부의 회원이 40명이 넘어 출석부를 만들 정도였다고.
군복무를 마치고 면4-H구락부 자원지도자로 활약하게 된 강 회장은 4-H이념에 효(孝)를 접목시켜 어른을 공경하고 예절을 지키는 4-H회원 만들기에 주력해 25세 이하의 회원들은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한 이념과 실천으로 경상남도 모범4-H구락부로 선정돼 상을 받기도 했다. “지·덕·노·체 4-H이념과 효만 제대로 정립이 된다면 어떤 문제도 해결된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지금처럼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는 못했지만 그 이념 하나만으로 회원들과 행복을 나눴습니다.”라고 전한다.
4-H가 청소년 인성교육 담당해야
특히 1967년 모범4-H구락부 심사를 하기 위해 온 심사위원들이 4-H이념으로 하나가 된 마을에 다리가 없어 교통이 불편해서 되겠냐며 도로도 없는 마을에 다리가 건설돼 4-H의 위상을 더욱 높였다.
강 회장이 이끄는 남해군4-H후원회는 우수 학생4-H회원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학교4-H회 육성에 중점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오는 22일에는 남해군에서 추진하는 보물섬 마늘축제에 학생 시·사생대회를 개최해 4-H를 알지 못하는 초·중등학생들에게 4-H를 자연스럽게 홍보할 계획이다. 강 회장은 “자연과 농촌을 사랑하는 농심 함양을 위해 올해로 3회째 사생대회를 열게 됐다”며 “입시교육으로 인해 인성교육이 사라지고 있는 이 때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4-H”라고 4-H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예전에는 돈이 많은 것을 부자라고 여겼지만, 지금은 부모와 자식이 한 집에서 함께 사는 것이 바로 부자입니다. 이것이 효도요, 4-H정신을 실천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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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나 남해군센터 지도사, 강장남 회장, 강효용 경남도기술원 지도사와 김준성 남해군센터 지도사.(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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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순리를 따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과 효를 가르치는 것은 4-H밖에 없다는 강 회장은 앞으로 초등학교 및 중학교에도 4-H회를 조직해 계발활동 시간에 선배회원들이 학생들에게 효를 알려주고, 작물을 키우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개인과제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젊은이들이 농사에 대한 매력을 잃어버리고 농촌을 떠나는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일거리를 만들어 젊은 농사꾼들을 모아 농촌을 살리는 녹색운동이 4-H를 중심으로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6900㎡에 마늘, 수도작, 고추 농사를 짓고 있는 김 회장은 모든 농사를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하고 있다. 특히 당귀, 감초, 계피, 치자, 마늘 등 8가지 재료를 배합한 탕약재를 이용하는 고추는 다른 지역의 상품보다 품질이 뛰어나 더 많은 값에 판매되고 있다.
항상 효를 중요시하며 4-H를 통해 농촌이 다시 일어나기를 희망하는 강 회장의 바람처럼 전국의 4-H인들로 인해 농업·농촌이 부흥하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오상록 기자 evergreen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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