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재 식 회장 (강원 춘천시4-H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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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식 회장은 후배회원들에게 4-H정신을 통해 지역을 이끌어가는 유능한 일꾼으로 성장해달라고 당부했다.> |
“수 십 년 전부터 4-H회는 지역의 선구자를 길러내는 젖줄의 역할을 자임했죠.”
지난 1월 13일 강원도 춘천시4-H본부 초대 회장으로 선출된 김재식 회장(60· 춘천시 신동면 팔미3리)의 4-H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은 대단하다.
김재식 회장은 춘천시 농촌지도자연합회 부회장을 6년간 역임하면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발로 뛰었다. 어린 시절 4-H 네잎클로버와 생사고락을 함께 한 김 회장은 춘천시4-H본부 회장직에 오르면서 4-H후배사랑에 꽃을 피우려 한다.
태어나서 줄곧 경북 구미에서 살아오다 스무 살 때 호반의 도시인 이 곳 춘천에 삶의 터전을 마련했다는 김 회장은 현재 양돈업을 하고 있다.
4-H정신으로 돼지 증식 배가
“1970년 8월부터 8마리로 양돈을 처음 시작해서 그로부터 5년 뒤인 1975년에는 300두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쾌거를 올렸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김 회장은“그 당시에는 사람도 먹을거리가 궁핍했던 시절이라 돼지에게 먹이는 사료는 모두 춘천 인근 군부대에서 배출되는 잔반으로 충당했다”며 30여 년 전의 힘들었던 시절을 회고한다.
“청소년기에 몸으로 철저히 익힌 지·덕·노·체의 4-H정신은 하루에 수면시간이 4시간도 채 안 되는 상황을 꿋꿋이 이겨내는 탄탄한 버팀목이 됐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이와 같은 불굴의 정신력으로 김 회장의 축산사업은 날로 번창하게 되었는데, 최고 호황기였던 1980년도 초반에는 젖소 25두, 한우 60두와 양돈 300두까지 사육하기에 이르렀단다. 하지만 개인적인 악조건과 한미FTA 체결의 여파로 현재는 돼지 1000두만 사육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난해 3억5천만원 매출
“판로는 전량을 서울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 직거래로 하는데 작년에 총 3억5000만원의 매출액을 올렸습니다만, 순수익은 고작 200만원에 불과 하더군요”라며 한미FTA 체결로 인해 쇠고기 시장뿐만 아니라 양돈업계도 덩달아 어려워졌다고 힘든 상황에 직면해 있는 농촌의 현실을 전했다.
지역의 4-H지킴이로 자리매김하는 김 회장은 대부분의 지역4-H본부 회장과는 달리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후원에만 그치지 않고 후배들의 과제교육 및 봉사활동 개선에 능동적인 면모를 보인다. 또한 관내 춘천기계공업고등학교4-H회원들의 열성적인 활동에 특별히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단다.
“제가 4-H활동을 적극적으로 했던 40~50여 년 전에는 4-H가 농촌의 엘리트집단으로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지식을 습득하는 유일한 곳 이었다”고 감회에 젖은 김 회장은“무엇보다 어려운 시절 동료 회원들과 불철주야 토론하며 활동했던 것들이 내 인생의 등대가 되어 주었다”고 강조한다.
이와 같이 어린 시절 4-H활동을 통해 자신이 받은 혜택을 고스란히 보답하는 길은 4-H활동을 더욱 정열적으로 전개하여 농촌의 후배들을 올바른 인재로 자라게끔 하는 것이라고 굳은 의지를 드러낸다.
실질적인 민간화 시스템 절실
김재식 회장은 중앙본부에서 4-H운동의 민간화를 기치로 삼고 지역과 현장 중심의 4-H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 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얘기한다.
“현실적으로 지역에서는 전반적인 4-H활동의 구심점이 농촌지도기관이 주축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민간조직의 자립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4-H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유능한 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김 회장.
“지역의 후원회를 본부로 개칭하는 작업 등의 형식적인 민간화와 함께 종래 농촌지도기관에서 수행해 온 역할에 버금가는 인적자원 구성 등의 실질적인 민간화가 병행되는 것이 절실하다”며 일침을 가한다.
한편 늦은 나이에 산업대학교에서 농학과를 전공한 이유도 어린 시절부터 몸에 밴 4-H과제학습으로 인한 끊임없는 탐구정신이 밑바탕이 됐다며, 후배4-H회원들에게도 4-H 본연의 정신에 입각해서 과제활동과 단체 활동에 정진해 주기를 기원한다며 당부의 말을 잊지 않는다.
“이 생이 다할 때까지 자주적인 지역4-H 활성화에 여생을 바치겠습니다”라고 단호하게 얘기하는 김재식 회장.
4-H활동은 단순한 기술적인 마인드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닌 교육적인 마인드로 접근해야 올바른 지역일꾼들을 양성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환기시켜 준 김재식 회장과의 만남에서 일선 지역 지도자의 역할 상을 재정립할 수 있었다. 춘천4-H운동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정호주 기자·skyzoo74@4-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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