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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춘덕 회장은 자신의 농사일에도 최선을 다하며, 후배들을 격려하고 있다.> |
황 춘 덕 회장 (전남 구례군4-H후원회)
“4-H활동으로 만난 네잎 클로버의 숭고한 마음은 항상 제 가슴 속에 있습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4-H정신을 그대로 간직하고 회원들과 지역사회에 봉사할 수 있다는 게 저의 큰 보람입니다.”
1964년 당시 농촌지도소 4-H담당선생님의 권유로 4-H와 인연을 맺어 현재까지 그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전라남도 구례군4-H후원회 황춘덕 회장(63·구례군 토지면 구산리)은 경진대회, 야영교육, 청소년의 달 행사 등 크고 작은 4-H교육행사가 있을 때마다 회원들을 찾아가 격려하고 힘을 북돋아준다. 후원회 기금으로 학생회원 2명을 선발해 40만원씩의 장학금을 지원해오고 있다.
‘청우회’ 모임으로 4-H선후배 만남 이어와
1971년부터 줄곧 새마을지도자 활동을 한 황 회장은 마을길 넓히기, 교량사업 등 마을환경정비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단산마을이 전라남도 최우수마을로 선정되는데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방직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토지면사무소에서 일반 행정업무와 산업분야를 주로 담당하며 낙후된 농촌의 농업근대화 기반마련을 위해 일선에서 앞장섰다.
1965년 구례군4-H연합회장을 역임한 그는 그때의 만남이 지금까지 이어져 매년 8월 15일에 ‘청우회’라는 모임을 정기적으로 갖고 있다. 청년시절 4-H활동의 추억을 되새기고, 고향을 다시금 생각해 보기 위해서다. 고향을 떠나 객지에 흩어져 있는 4-H선후배, 동료들 간에 1년에 최소 한 번이라도 만나자는 뜻에서 모임을 갖게 되었는데, 부부 동반으로 함께 만나다 보니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모임이 활성화되어 있다고 한다. 매년 모은 적립금이 차곡차곡 쌓여 700만원에 이른다. 황 회장은 책장 안쪽에서 노트 한 권을 꺼내 펼쳐 보였다. “모임 있을 때마다 제가 이렇게 회의록을 적어 놓습니다. 작년에 36회를 맞이했으니 제법 오래 되었죠.” 일시, 장소, 내용 등 정자체로 반듯하게 적은 그날그날의 내용이 꼼꼼하게 적혀 있었다.
“기회는 모두가 어렵다고 말할 때 찾아오는 법입니다. 흔들리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기회를 분명 줄 겁니다. 도시 못지않게 농촌에서도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고, 삶의 질에 있어서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운을 뗀 황 회장은 14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독학으로 주경야독하며 어렵게 살아오면서도 자녀들을 대학까지 보낼 수 있었던 것은 4-H이념이 생활화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좋은 것을 더욱 좋게’, ‘실천으로 배우자’라는 4-H금언을 항상 마음속에 지니고 있다는 그에게 사회에 봉사하고, 주위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은 이제 너무도 익숙하다.
“처음에는 시간도 많이 뺏기고 하다 보니 어른들이 4-H활동 하는 것에 반대를 좀 하셨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니까 나중에는 저를 믿어주시더군요.”라고 말하는 황 회장은 경진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6km나 떨어져 있는 대회장까지 과제물을 리어카로 실어 나르던 일, 이웃 마을과 항상 1, 2등을 겨루며 단합하던 일이 아직까지도 눈에 선하다는 말로 잠시 과거를 떠올렸다.
황 회장은 우렁이를 이용한 친환경농법을 통해 고품질 친환경 쌀을 재배하고 있다. 논에 방사된 우렁이는 수면과 수면 아래에 있는 채소, 수초, 연한 풀을 먹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물의 깊이가 낮거나 논이 마르지 않도록 물 관리를 잘 해주어야 한다. 이렇게 생산된 쌀 생산량의 절반은 농협에 출하되고, 나머지는 도시로 직거래 판매된다. 친척과 이미 출가해 도시에 자리 잡은 자녀 가족들을 통해 지인들에게 주로 판매된다. 앞으로는 홈페이지를 개설해 판매망을 확대하고 소비자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설 계획이다. 수도작 외에도 고추, 콩 등 밭농사를 짓고 감나무를 재배하고 있다.
명예기자, 문화해설사로 지역 홍보대사 활동
2002년 23년간의 오랜 공직생활을 마친 황 회장은 지역의 이곳저곳을 누비며 다양한 분야에서 열정적인 사회활동을 하느라 분주하다. 2년 전 성균관에서 발행하는 ‘유교신문’에 명예기자로 위촉되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지역 향교소식과 전통 유교에 관한 소식들을 직접 기사로 작성해 보도자료를 내고 있다. 2006년부터는 구례문화원 감사로 재직하며 지역의 역사와 축제, 향토문화 등을 소개하는 문화해설사로 나서 구례군의 홍보대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구례군농협 이사, 농촌지도자회 부회장 등 지역농업 발전을 위해 누구보다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한국4-H본부에서 주관한 핵심4-H지도자 해외연수를 베트남과 캄보디아로 다녀온 그는 느낀 바가 많았다고 한다. “낙후된 그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 농촌 우리 손으로’라는 슬로건으로 농촌근대화의 원동력이 된 4-H의 혼을 자부하고, 지도자로서 후배회원들에게 좀 더 나은 모습으로 다가가 가까이에서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다짐한다.
〈정동욱 기자·just11@4-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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