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01 격주간 제693호>
<영농현장> 열린 마음·상황버섯 향한 참된 열정 가진 젊은 농사꾼

김 재 훈 부회장  (경기도 수원시4-H연합회)

‘상황버섯 푸른농원 대표 김재훈’. 상황버섯 푸른농원에 도착하자마자 눈에 들어왔던 문구다. ‘대표’라는 말에 부모님의 영농기반을 물려받았거나 나이가 어느 정도 있는 회원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검은 뿔테 안경에 앳된 얼굴의 도시적 이미지. 하지만 김재훈 부회장(26·수원시 권선구 오목천동)과 대화하는 가운데 농업에 비전을 갖고 전무한 영농기반에서 자신이 하는 일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자수성가한 ‘진실한 농사꾼’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165㎡ 재배사 4동(총 660㎡)에서 상황버섯을 재배하고 있는 김 부회장은 3년산 상황버섯만을 고집하며 다른 버섯농가들과 차별화를 두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색깔이 노랗고 밝은 1년산 상황버섯을 최상품으로 여기고 있는데, 효능은 3년산 상황버섯이 최고입니다.” 상황버섯이 처음 자라 1년 정도까지는 밝은 노란색을 띠며 보기에 좋아 백화점이나 소비자들이 최상품으로 여겨 많이 찾고 있고, 이에 따라 많은 상황버섯 농가들이 1년산을 대량으로 수확해 판매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상황버섯은 처음에 크기가 형성되고, 연수가 지날수록 암갈색으로 변하고 버섯의 밀도가 높아지며, 3년이 될 때 원목에 있는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받아 그 효능이 최고의 상태가 된다고 한다. 이에 김 부회장은 버섯이 모자랄지라도 3년산 상황버섯이 아니면 판매하지 않는다고.

3년산 상황버섯만 고집

김 부회장의 이런 고집 때문에 버섯농장을 시작하고 3년간 수입 없이 투자만 계속해 어려운 상황을 맞기도 했었다. 하지만 최상품의 3년산 상황버섯의 효과를 본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입소문을 타고 김 부회장의 상황버섯이 홍보되었고, 그 결과 300여명이 넘는 고정 고객이 확보됐으며, 많은 사람들이 농장을 찾고 있다.
지금까지 직거래판매 위주로 소비자들과 만남을 갖고 있었던 김 부회장은 홈페이지(www.ffarm.co.kr) 및 블로그(blog.naver.com/kjhun0916)를 개설해 더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상황버섯을 소개하며, Premium 3년산 상황버섯을 판매하고 있다.
주목할만한 것은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상황버섯 재배법을 사진과 함께 상세히 설명해 초보자들도 쉽게 상황버섯을 재배할 수 있도록 기술을 완전히 공개한 것. “상황버섯 재배를 준비하면서 여러 상황버섯 농장을 돌아다니며 문의를 했었지만 기술을 알려주면 경쟁상대가 생긴다는 생각 때문에 대부분의 농가에서 협조해주지 않았습니다.” 특히 상황버섯 재배 기술은 그 가치가 수 천만원이나 된다고 하니 기술 공개를 더욱 꺼리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김 부회장은 상황버섯에 대해 문의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젊은이 특유의 열린 마음으로 모든 것을 공유하고 있다. 이러한 김 부회장의 마인드 덕분에 얼마 전부터는 자연산 상황버섯을 취급하는 분과 관계를 맺게 돼 김 부회장을 통해 개별 및 세트메뉴로 판매를 시작, 상품이 들어오면 바로 판매돼 없어서 팔지 못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한의원 및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값싼 중국산 상황버섯과 국내산 상황버섯 견본품을 비치해 농장을 찾는 이들에게 구분법을 설명해주고 있다.

김재훈 부회장이 직접 경영하는 상황버섯 푸른 농장 
전경.

2005년부터 농장을 시작한 김 부회장은 종균 배양을 마친 원목을 들여와 상황버섯으로 키워내고 있으며, 연 8000만원 가까이 조수익을 올리고 있다.
한국농업대학 2학년 실습 기간에 수원시농업기술센터 박현자 계장(당시 지도사)을 통해 4-H를 접한 김 부회장은 2006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당시 한훈희 회원(현 수원시연합회 직전회장)을 통해 4-H이념 및 활동 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되면서 취미처럼 여겼던 4-H활동에 대한 마음을 바꾸게 됐다고 한다.
“4-H활동을 하면서 다른 곳에서 얻을 수 없었던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젊은 농업인들과의 정보교류도 빼놓을 수 없죠.” 미국 선진지 견학과 북한 개성관광 등의 체험 활동과 또래 회원들과의 만남을 통해 농산물 마케팅 및 유통에 대한 정보를 교류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김 부회장은 대구, 부산에 3년산 상황버섯 농장을 늘려 영농조합으로 만들어 온라인을 통해 상황버섯을 판매할 것이라며, “나중에는 제 이름으로 된 유기농 농산물 판매장을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어려운 농업 환경에도 뜨거운 열정과 열린 마음을 가진 김 부회장의 끝없는 도전의 성공을 기대해본다.
 〈오상록 기자·evergreen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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