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1-15 격주간 제692호>
<영농현장> “현재 상황에 굴하지 않고 지속적인 투자로 승부할 것”

김 창 구 직전회장  (경남 밀양시4-H연합회)

“4-H는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것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전국 8도에 4-H활동을 하며 만났던 사람들이 다 있습니다. 사람 부자가 가장 넉넉한 부자 아니겠습니까?”
그간 4-H활동을 하며 자신이 느꼈던 4-H에 대해 자신 있게 이야기하는 김창구 밀양시4-H연합회 직전회장(밀양시 청도면 조천리).
김 회장은 인문계 고등학교 졸업 후 1년 동안 일반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회의를 느껴 다시 농촌으로 돌아왔다. 고등학교 때부터 농사짓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기에 퇴직 후 바로 부모님의 농사일을 돕기 시작했다. 확실한 영농정착을 위해 산업기능요원 시험에 응시했던 김 회장은 당시 산업기능요원의 인원이 대폭 감소되는 바람에 특전사로 군 입대를 하게 됐고, 2000년 제대 후 농사를 짓겠다는 생각을 굳히고 부모님과 상의 후 농사를 짓게 됐다.
“부모님께서 농사 짓는 것을 찬성해주셨던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농사를 짓고 싶어 촌으로 들어오려고 해도 부모님들께서 반대하셔서 농사를 짓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죠.”

농촌정착에 부모님 적극 지원

2000년부터 본격적인 영농의 길에 들어선 김 회장은 현재 복합영농을 하며 기반을 튼튼히 하고 있다. 김 회장의 주 작목은 서울 가락동농수산물시장 겨울꽈리고추의 60%의 물량을 차지하는 밀양꽈리고추이다. 1155㎡짜리 하우스 2동(총 2310㎡)에서 12월에 증식해, 지금은 유인작업을 마치고 고추가 영글기를 기다리고 있다. 하우스 한 동에서 10Kg짜리 700박스가 생산되고 있으며, 생산된 고추는 선별장을 통해 서울 가락동농수산물시장으로 보내진다. 보통 Kg당 4000~5000원 정도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으며, 시세가 좋을 때는 7000~8000원까지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국내 경제가 어려워짐에 따라 Kg당 2000~ 3000원에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고온성 작물인 꽈리고추는 물을 대는 것과 온도 조절이 가장 중요한데 고유가로 인해 하우스 난방비용이 많이 들어 관리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김 회장은 고추농사를 더 짓고 싶어도 농사를 도와줄 인부들을 구하기 힘든 실정이라며 어려움을 털어놨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회원들과 함께 청도면 한우농가를 대상으로 청도면 일대 33만㎡의 조사료 사업을 하고 있으며, 호맥과 청보리를 이용해 한 묶음 당 6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고추·한우·조사료 등 복합영농

또 400㎡의 축사에서 한우 15두를 키우며 지속적으로 증식하고 있다. “미국산 수입 쇠고기와 맞물려서 한우 가격이 많이 내려갔습니다. 제가 처음 한우를 샀을 때보다 5분의 1정도의 가격이 됐으니 심각한 상황이죠.” 하지만 현재의 어려움을 바라보지 않고 100두까지 늘려 축산업의 기반을 잡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김 회장을 보며 우리 한우와 같은 뚝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외에도 4만여㎡에서 수도작을 하고 있으며, 5000여㎡의 땅을 구입해 흑염소 60두를 방목해 키우고 있다. 흑염소 또한 200두까지 늘릴 계획을 갖고 있는 김 회장의 무한도전이 아름다워 보였다.
청도중학교에서 학생4-H회원으로 활동했던 김 회장은 2002년도부터 밀양시4-H연합회 임원으로 활동하면서 본격적으로 4-H인의 길을 걷게 됐다. 2004년 시연합회 체육부장, 2005~ 2006년 시연합회 부회장, 2007~ 2008년 시연합회장으로 4-H활동을 이끌어 왔다.

김창구 회장(왼쪽)과 조영술 밀양시농업기술센터 지도사(오른쪽).
“2006년 밀양역 주차장 옆 자갈밭 1만㎡를 2년 동안 개간해 메밀꽃을 심어 경관조성을 했던 것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고생은 많이 했지만 밀양을 찾은 관광객들이 메밀꽃을 보며 지역에 대한 좋은 첫인상을 가질 수 있게 해 뿌듯했습니다.”
이러한 봉사활동 외에도 회원들과 함께 과제포에서 감자, 벼, 호박, 배추 등을 수확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는 등 지역사회의 소외된 곳을 돌아보는 활동에도 최선을 다했다. 또한 중앙경진대회 및 야영대회, 도단위 4-H행사에 참가해 타의 모범이 됐다. 이렇게 열정을 다해 활동한 결과 경상남도4-H대상 본상을 수상했다.
김 회장은 4-H를 통해 내성적이었던 성격이 적극적, 활동적으로 바뀌었다며, “후배들도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다른 회원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정보교류도 많이 하며 후회 없이 젊음을 누렸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당부했다. 〈오상록 기자·evergreen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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